릴리 콜린스마저 올라탄 미니멀 패션 트렌드?
릴리 콜린스의 ‘출근 룩’에는 공공연한 규칙이 있습니다. 공식 석상에 나설 때면 대체로 블레이저와 와이드 팬츠 같은 단정한 셋업 스타일을 즐겨 입죠.
지루하진 않았습니다. (뉴트럴 톤을 입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민트, 오렌지, 베이비 블루 등 ‘대체 이런 색은 어디서 찾은 거지?’ 싶을 정도로 발칙한 컬러 선택을 보여줄 때가 많거든요. 그것도 모노크롬 룩으로요.
그런 그도 미니멀 패션 트렌드를 외면할 순 없었나 봅니다. 지난 3월 보스턴에서 열린 한 뷰티 브랜드 행사에서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여주었거든요. 알록달록한 컬러 대신 힘을 쫙 뺀 화이트 컬러를 선택한 것이죠. 웬일인지 블레이저도 보이지 않았고요. 제자리를 지킨 건 와이드 팬츠뿐이군요.
릴리가 블레이저 대신 선택한 건 긴 기장의 민소매 재킷과 캐시미어 소재의 터틀넥 스웨터였습니다. 마이클 코어스의 2023 S/S 컬렉션에 등장한 룩인데요. 컬렉션 주제였던 ‘어반 리조트’에 걸맞게 도시의 세련미와 휴양지의 여유로운 분위기를 머금은 착장이었죠.
이미 컬러만으로 충분했지만 릴리는 더 미니멀한 실루엣을 원했나 봅니다. 몇 가지 디테일을 손봤거든요. 틀린 그림 찾기 하듯 비교해서 볼까요? 먼저, 바캉스와 잘 어울리는 스트랩 샌들 대신 화이트 컬러의 슈즈를 선택했습니다(플랫폼 슈즈도 얼마든지 미니멀해 보일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골드 컬러의 액세서리는 애초에 고려도 안 했다는 듯 깔끔하게 생략했고요. 모노크롬 룩의 장인다운 선택이죠? 덕분에 런웨이와는 또 다른 무드의, 깨끗한 실루엣이 완성됐습니다. 평소 릴리의 패션에서 발견할 수 없었던 시크함과 성숙미가 느껴졌지요.
조용한 럭셔리와 미니멀 패션 트렌드에 점점 가속이 붙나 봅니다. 화려한 컬러를 이토록 잘 소화하는 릴리마저 눈을 돌리게 만들었으니까요! 트렌드를 이어갈 다음 타자는 누구일지 더욱 기대가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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