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렛 팬츠로 오피스 룩 기강 잡기
와이드 팬츠의 펄럭임은 끝났습니다. 이제 시가렛 팬츠로 오피스 룩의 기강을 잡을 때죠.
담배처럼 가늘고 긴 모양이라고 해서 이름 붙은 시가렛 팬츠. 영화 <사브리나>에서 오드리 헵번이 입었던 그 팬츠 맞습니다. 이름에 걸맞게 하체 라인이 그대로 드러나도록 몸에 꼭 맞게 입는 슬림 핏이 특징이지요.
곧게 뻗은 선에서 나오는 단정함 덕에 오피스 룩으로 사랑받아온 아이템이기도 한데요. 풍파가 아예 없었던 친구는 아닙니다. 유행이 시작된 1950~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몇 번의 기복이 있었죠. 국내에서는 힙합 문화가 부흥하던 1990년대와 와이드 핏이 장기 집권하던 지난 몇 시즌이 나름의 침체기였다고 볼 수 있겠군요.
그랬던 시가렛 팬츠가 2023년 심기일전하여 돌아왔습니다. 클래식한 무드가 대세를 이루던 2023 컬렉션에서 능력 발휘를 제대로 하기 시작했죠. 블레이저, 화이트 셔츠, 펜슬 스커트 등 오피스 룩의 기본기 아이템과 함께 등장해 더욱 반가웠습니다.
현대적으로 변주한 하우스도 있었습니다. 알렉산더 맥퀸의 2023 S/S 컬렉션에는 로우 라이즈 스타일의 시가렛 트라우저가 등장했습니다. 페라가모는 테이퍼드 스타일에 가까운 여유로운 핏의 시가렛 팬츠를 올렸고요.
하지만 올해만큼은 변주 대신 원조에 집중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이 웨이스트, 슬림한 실루엣, 발목(과 발등)이 돋보이는 길쭉한 스타일링. 시가렛 팬츠의 근간이 주는 멋을 누려보는 것이죠. 프라다와 생 로랑만 참고해도 오피스 룩 스타일링 고민은 끝입니다. 특히 유니폼을 재해석한 피스가 돋보이던 프라다 컬렉션이 좋은 레퍼런스가 될 텐데요.
하이 웨이스트로 자연스럽게 완성한 테이퍼드 실루엣과 복사뼈가 훤히 드러나는 짤똑한 기장감, 차분한 톤과 익숙한 텍스처로 시가렛 팬츠 본연의 매력을 정직하게 구현했습니다. 스타일링도 단조로울 정도로 간단하죠. 적당한 핏의 블레이저와 꼭 맞는 이너 톱, 클래식한 뾰족구두로 단정한 실루엣을 완성해보세요. 톤까지 맞춰준다면 더 길쭉한 실루엣이 완성됩니다.
좀 더 깐깐한 쪽은 생 로랑입니다. 스타일링부터 시크한 레이디 룩의 전형이었죠. 1980년대를 주름잡던 파워 숄더와 허리선을 알리는 벨트, 높은 하이힐 등으로 시가렛 팬츠의 까칠하고 우아한 면모를 극대화했습니다. 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새틴 같은 매끄러운 소재의 블라우스나 셔츠까지 곁들인다면 페미닌함도 챙길 수 있겠군요.
시크하고 지적인 느낌을 내기에 제격인 시가렛 팬츠! 올해 또 하나의 트렌드 중 하나인 펜슬 스커트와 번갈아가며 입는다면 빈틈없이 완벽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을 겁니다. 꼿꼿해진 애티튜드와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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