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이 없어 더 섹시한 드레스
2023 F/W 패션쇼가 이전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SNS를 이용한 바이럴이 적어졌다는 점이죠. 디자이너들은 기믹을 줄이고, 테일러링과 웨어러블한 요소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특히 정교하고 날렵한 라인이 돋보이는, ‘잘 만든 옷’을 만들고자 노력했죠.
이렇게 세련된 옷 중엔 ‘이브닝 웨어’도 있었습니다. 최근 디자이너들이 관능을 표현하는 방법은 주로 맨살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었죠. 팬츠리스, 네이키드 드레스처럼요. 하지만 어떤 디자이너는 노출을 줄이면서 더 섹시한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다음 시즌에 볼 수 있는 센슈얼한 이브닝 웨어, 그중에서도 드레스를 런웨이에서 확인해봅니다.
먼저 뉴욕 컬렉션에서 가브리엘라 허스트는 바닥까지 내려오는 드레스의 옆 부분을 살짝 잘라내고, 메탈릭한 파츠를 채워 넣었죠. 과감한 컷아웃이었지만, 차가운 질감의 메탈을 더해 오히려 조용하게 관능적인 무드를 만들어냈죠. 캐롤리나 헤레라는 검은색 드레스에 플라워 패턴을 수놓았는데요. 옅게 비치는 원단을 썼지만, 같은 색의 실로 장식을 얹어 디자이너가 의도한 신체 부위만 은밀하게 드러나도록 연출했습니다.
런던 패션 위크에선 넨시 도자카의 이브닝 웨어가 돋보였죠. 넨시 도자카의 컬렉션에는 시어한 소재, 과감한 컷아웃을 활용한 옷도 많았지만, 반면에 노출을 절제한 드레스도 등장했습니다. 이 드레스는 라임과 글램이라는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몸의 곡선만 드러내고 반짝이는 화려한 소재를 활용한 것이죠.
밀라노는 매혹적인 분위기가 고조됐는데요. 보테가 베네타는 힙라인을 강조한 미디 드레스, A라인 스커트와 드롭 숄더로 포인트를 준 민트 드레스 등 다양한 이브닝 룩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시즌 가장 핫한 브랜드 중 하나인 페라가모는 잘록한 허리와 극적으로 대비되는 풀 스커트, 어깨와 가슴 라인을 강조한 드레스를 만들었습니다.
패션 위크를 마무리하는 파리 컬렉션. 발렌시아가는 하우스의 트레이드마크인 나이프 플리츠 드레스에 다양한 플라워 프린트를 얹으며 런웨이에 복귀했습니다. 유려한 테일러링으로 잘록한 허리, 어깨를 강조한 모습이 인상적이죠. 알렉산더 맥퀸은 어깨만 드러냈지만 레드 컬러와 가죽 원단으로 섹시한 분위기를 만들었고요!
이브닝 웨어를 입을 때 꼭 과감한 노출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결국 중요한 건 실루엣과 분위기, 옷을 입는 사람의 태도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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