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과 여름 확실히 유행할 모든 드레스
‘입기 쉽고 예쁘다!’ 우리가 드레스를 입어야 하는 이유는 이 두 가지만으로 충분합니다. 게다가 여름이 오면 수많은 브랜드가 일제히 아름다운 드레스로 우리를 매혹하죠. 지난해 9월 열린 2023 S/S가 증거고요. 뉴욕과 런던, 밀라노, 파리까지 런웨이 속 드레스 트렌드를 모아 정리해봤습니다.
공통점이라면 드레스에서 좀 더 여성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진다는 사실입니다. 투명한 소재를 활용해 실루엣을 드러내고, 주름 디자인을 활용해 몸의 굴곡을 아름답게 표현하거나 컷아웃으로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을 잘라냈죠. 컬러 또한 파스텔 톤의 부드러운 색상을 사용해 평온함을 전하고, 대담한 패턴과 반짝이는 스팽글로 자유로움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미래를 향한 낙관적인 태도를 잃지 않았다고 평가받았습니다. 디자이너들이 꿈꿨던 대로 2023년 봄이 전보다 나은 세상인지는 알 수 없지만, 옷을 입고 행복해할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며 드레스를 만든 건 확실합니다. 입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 아름답거든요.
1. 시스루 드레스
영국 브리티시 패션 어워즈에 등장한 한소희가 두 가지 면에서 화제를 모았죠. 첫 번째는 그녀의 미모 때문이었고, 두 번째는 드레스 때문이었습니다. 사진상으론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가 입은 드레스는 속이 비치는 시스루 소재로 매우 여성스러우면서도 과감했습니다. 시스루는 2023년 전체를 관통하는 소재입니다. 얼마 전 끝난 2023 F/W까지 흐름이 이어졌고요. 피부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아찔한 스타일이라 시상식 등 화려한 장소에 참석하는 셀럽의 전유물로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요. 우아함이 느껴지는 빅토리아 베컴이나 주름을 더한 레지나 표 스타일도 있습니다. 시스루에 다른 원단을 덧대 관능미를 자아내는 아크네 스튜디오의 룩도 있고요. 팔과 다리에만 시스루 소재를 더한 디자인을 시도해보세요. 트렌디하면서도 컬러감에 따라 전혀 다른 무드를 낼 수 있습니다.
2. 주름 드레스
여기저기 들어간 주름은 몸의 굴곡을 아름답게 살려주고 약점을 보완해주죠. 앞에서 소개한 시스루가 부담스럽다면 주름 드레스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스 여신들처럼 비대칭 드레이프를 선보인 제이슨 우가 대표적이죠. 몸에서 흘러내리는 느낌을 주는 드레이프가 마치 몸의 굴곡을 따라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처럼 보이니까요. 좀 더 캐주얼하게 주름 드레스를 입고 싶다면 허리 부분을 꽉 잡아당긴 듯한 빅토리아 베컴이나 상의 전체에 주름을 넣은 샹시아의 드레스를 참고해보세요.
3. 반짝이 드레스
진정한 파티는 낮부터 시작해 밤까지 이어지죠. 홀리데이용 드레스를 선택할 때 글리터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낮에는 태양이, 밤이 되면 조명이 당신을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니까요. 특히 구찌의 동물 모양 프린트 드레스는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추었죠. 시스루 드레스에 거울 조각을 붙인 로다테를 보세요.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게 빛을 낼 뿐 아니라 다른 사람까지 비춰줍니다. 구찌와 로다테를 비교해보니 시머한 느낌의 완벽한 은색 지방시 드레스가 오히려 차분해 보입니다. 3년간 억눌려 있던 것들을 반짝이 드레스로 발산해보세요. 쇼트, 미디, 롱까지 다양한 버전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4. 란제리 드레스
속옷을 드러내는 건 다가오는 여름 가장 관능적인 트렌드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아함을 저버리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디자이너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가 제안한 드레스를 보세요. 그녀의 란제리 세트는 코르셋에 후프 스커트, 플랫폼 슈즈를 더해 매우 고혹적이죠. 디올 아틀리에의 완벽한 프랑스식 레이스로 온몸을 감싼 덕분에 더 우아해 보이기도 하고요. 물론 버버리나 베르사체처럼 실크에 레이스를 덧댄 버전은 보다 캐주얼하게 활용 가능하죠.
5. 니트 및 크로셰 드레스
클래식한 스타일의 여성이라면 여름날 완벽한 선택지인 크로셰 드레스를 좋아할 것입니다. 울라 존슨, 캐롤리나 헤레라처럼 자수 모티브를 더한 스타일이 될 수도 있고, JW 앤더슨의 보헤미안 피시넷 드레스도 트렌디한 선택지가 될 수 있죠.
6. 데님 드레스
데님 열풍 속에서 데님 드레스 또한 유행 중입니다. 블루마린의 스트랩리스 데님 원피스는 바닷속을 유영하는 인어를 형상화했다는 디자인 스토리처럼 머메이드 라인을 선택했고, 벨트를 더하고 징을 촘촘히 박아 Y2K의 미학을 놓치지 않았죠. A.W.A.K.E. 모드의 경우 데님이란 소재에 대한 편견을 부수고 기하학적 모양으로 재구성한 드레스를 내놓았습니다. 디젤은 데님 트렌드를 주도하는 브랜드답게 디스트로이드 스타일의 올 풀린 드레스를 선보였고요. 올해는 데님이라면 뭐든지 옳습니다.
7. 마이크로 미니 드레스
로에베는 2023 S/S에서 베이비 돌 드레스를 런웨이 위로 끌어올렸습니다. 같은 스타일로 블랙 말고도 스카이 블루, 베이비 핑크 같은 컬러를 선보이며 사랑스러운 미니 드레스의 유행을 예견했죠. 샤넬의 경우 긴팔 디자인을 찾는 이들의 우아한 옵션이 될 수 있겠고요. 프라다의 건축적인 미니 드레스는 귀여우면서도 깔끔한 라인 덕분에 블레이저를 걸치면 포멀한 자리에도 활용하기 좋겠죠?
8. 컷아웃 드레스
좋은 디자인이 지닌 힘을 30년 전 컷아웃 구찌 드레스가 증명했습니다. 2022년 각종 시상식과 레드 카펫에 톰 포드 시절 구찌 드레스가 다시금 베스트 드레서 자리를 획득하면서 아카이브 드레스 붐을 일으켰죠. 덕분에 2023년에도 컷아웃 드레스의 유행은 계속 이어집니다. 생 로랑이 드레이핑으로 아름다운 몸을 드러냈다면 베르사체는 쇄골부터 골반까지 슬래시 컷아웃으로 아슬아슬한 느낌을 주었고, 끌로에는 허리에 직접적으로 동그란 구멍을 냈죠. 올여름, 페스티벌이나 휴양지에서 쇄골 혹은 가슴 앞쪽, 허리의 등 라인을 절개한 컷아웃 드레스를 입어보세요. 이미 자라와 H&M에서 다양하게 출시한 걸 보면 반드시 유행합니다.
9. 새틴 드레스
케이트 모스가 런웨이에서 역사를 썼던 블랙 컬러의 새틴 슬립 드레스가 돌아왔습니다. 고급진 실크 원단과 심플한 패턴만으로 세련미가 철철 넘치는 그 룩이요! 발리를 이끄는 루이지 빌라시뇨르가 이번 컬렉션에서 부유함과 섹시함을 표현했다고 말한 것처럼 그의 새틴 드레스는 개츠비의 파티에 있는 것처럼 보였죠. 이에 반해 질 샌더는 레몬 버터 컬러를 사용하고 가슴 부분에 주름을 넣어 사랑스러운 무드를 풍깁니다. 두 가지 스타일 모두 부담스럽다면 펜디는 어떤가요? 홀터넥을 사용해 노출은 줄이고 발끝까지 퍼지는 드레스 디자인으로 걷기 편하죠. 석양이 지는 발리의 어느 펍에서 누군가 입고 있을 것 같지 않나요?
10. 플로럴 드레스
봄이 왔다는 걸 온몸으로 증명하는 브랜드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구찌, JW 앤더슨, 지암바티스타 발리, 브랜든 맥스웰 등 다양한 브랜드가 드레스에 꽃을 피웠죠. 하지만 강렬하기로는 드리스 반 노튼과 로에베를 따라가기 어려울 듯합니다. 우선 플로럴 드레스의 강자, 드리스 반 노튼은 보태니컬 로맨티시즘을 재해석했습니다. 로에베는 초현실적인 형태로 재해석한 꽃을 직관적으로 보여줬죠. 캐롤리나 헤레라는 로맨틱한 봄 무드의 절정을 핑크빛 A라인 드레스로 연출해냈고요. 결혼식을 모티브로 했다는 아크네 스튜디오는 시스루 드레스에 자수로 꽃을 더해 결혼의 달콤함, 긴장감, 연약함을 표현했습니다. 반대로 리차드 퀸은 엘리자베스 여왕을 애도하는 의미의 꽃을 넣었습니다. 여왕은 생애 단 한 번 패션 위크에 참석했고, 그것이 바로 2018 리차드 퀸의 쇼였기 때문이었죠. 그녀를 향한 사랑과 감사, 경의를 꽃에 담았습니다. 올 봄과 여름엔 플로럴 드레스로 나만의 이야기를 피워볼까요?
11. 프린지가 있는 드레스
아이브의 장원영이 <보그> 촬영 당시 입었던 제이슨 우의 프린지 드레스를 아시나요? 그녀의 움직임에 따라 우아하게 흔들리는 술이 매우 아름다워 화제를 모았죠. 이러한 술 장식은 드레스의 어디 있느냐에 따라 개성을 표현하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지방시나 베르사체처럼 다리의 움직임을 강조할 수도 있고 프로엔자 스쿨러처럼 손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할 수도 있죠. 드롭 이어링이 귀에서 달랑거릴 때 발휘하는 효과를 떠올려보세요. 섹시함과 우아함의 농도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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