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대상이었던 새깅 스타일이 돌아왔다
바지를 내려 입는 남자들의 ‘새깅’ 스타일은 오랫동안 논란의 대상이었습니다. 1990년대 래퍼들은 물론 저스틴 비버, 잭 에프론 같은 스타들 역시 거리낌 없이 언더웨어를 자랑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 스타일을 이해하지 못했죠. 누구는 두 팔 벌려 환영하고, 누구는 질색할 만한 소식입니다. 새깅이 돌아왔습니다.
새깅은 흥미로운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미국의 교도소는 재소자들의 신체 사이즈를 고려하지 않고 옷을 배급했기에 죄수들은 대부분 사이즈가 큰 죄수복을 입어야 했는데, 자살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벨트 착용 또한 금지되었죠. 이 때문에 재소자들은 바지를 엉덩이에 걸치듯 내려 입어야 했고, 몇몇 이들은 출소한 후에도 자신이 ‘교도소 출신’이라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 이 스타일을 유지했습니다. 투팍을 포함한 수많은 래퍼들은 여기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반항적인 메시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새깅’이라는 스타일로 승화한 거죠.
지금도 래퍼들의 스타일은 새깅을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습니다. 딱 붙는 티셔츠나 후디 밑에 스키니 진을 입고, 언더웨어가 보이도록 바지를 내려 입는 것이 래퍼들에겐 일종의 유니폼과도 같죠. 새깅을 하지 않는 래퍼들을 ‘진짜’로 취급하지 않는 이들도 있습니다.
영원히 래퍼들의 전유물로만 남을 것 같았던 새깅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모두를 위한 방향으로 말이죠. 그 변화가 처음으로 감지된 곳은 놀랍게도 하이패션의 런웨이입니다. 자크무스는 2020 S/S 시즌 이후 꾸준히 바지를 내려 입은 남성 모델들을 런웨이에 세우고 있죠. 이는 자크무스가 기본적으로 지향하는 젠더리스 패션의 방향성과도 맞아떨어집니다.
새깅이 본격적으로 귀환을 알린 것은 Y2K 스타일의 전성기를 불러오기도 한 미우미우의 2022 S/S 컬렉션입니다. 미우치아 프라다가 로우 라이즈 수트 팬츠를 선보이며 새깅도 충분히 엘레강스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거죠. 미우미우 컬렉션의 성공에 힘입은 미우치아는 프라다의 2022 F/W 남성복 컬렉션에서 조금 더 접근하기 쉬운 방식의 새깅을 제안합니다. 수트 팬츠 밑에 나일론 소재의 팬츠를 레이어드해, 언더웨어처럼 연출하는 것이죠. 앞으로 여성들이 언더웨어를 거리낌 없이 드러낼 테니, 남성들에게도 그럴 자유가 있다고 말하는 것 같죠?
1990년대 래퍼들의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브랜드 역시 존재합니다. 컬렉션 전체가 뉴욕에 대한 헌사와도 같았던 모왈롤라는 내려 입다 못해 무릎에 걸쳐 입는 새깅 팬츠를 선보였습니다. 동부 힙합을 상징하는 슈즈인 팀버랜드를 신고 모자를 삐딱하게 쓴 모델들은 그때 그 시절의 랩 스타들을 연상시켰죠.
새깅이 다시 패셔너블해졌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는? 저스틴 비버입니다. 한때 새깅 스타일의 대표 주자와도 같았던 그 역시 한동안 바지를 내려 입지 않았는데요. 최근에는 다시 XL 사이즈 데님을 새깅한 채 거리로 나서고 있습니다. 바지를 내려 입은 덕분에, 팬츠 밑단에 멋스러운 주름이 생긴 것은 물론이고요!
- 사진
- Getty Images, Courtesy Photos,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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