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만 되면 불행한가요? 선데이 블루 해결법
일요일만 되면 특별한 이유도 없이 몰려오는 슬픔, 불안 그리고 죄책감! 선데이 블루에 대해 알아봅시다.
선데이 블루는 생각보다 훨씬 더 흔한 현상입니다. 월요일에 출근하는 직장인에게서 자주 나타나죠(등교하는 학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심리학자 루아 바뇨스(Lúa Baños)는 “일요일, 특히 오후에 활동이 부족하면 과도한 불안감에 휩싸이게 됩니다. 연휴 후유증보다 강도는 약할지 몰라도 원리는 비슷하죠. 몸은 현재에 있지만 마음은 내일로 향해 있거든요. 미래에 대해 생각할 때 나타나는 긴장감인 ‘예상 불안’을 반복해서 겪게 되고요”라고 설명합니다.
비생산적인 하루
주말의 한 토막일 뿐인 이 시간이 어째서 월요일 아침만큼 힘든 걸까요? 이유는 온전한 ‘자유 시간’이 주어진다는 데 있습니다. 바뇨스는 “평일은 대체로 스케줄이 정해져 있습니다.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 출근하고, 저녁에는 마트에 가서 장을 보거나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죠. 잠들기 전에는 넷플릭스를 볼 테고요. 토요일에는 친구, 애인, 가족과 함께 적극적 휴식(Active Rest)을 즐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일요일은? 집에서 쉬는 날이라는 인식이 강하죠. 문을 닫는 상점도 많고요. 특히 혼자 사는 이에겐 말 그대로 ‘비활동’의 날인 셈입니다”라고 설명합니다.
평일을 고정적이고 규칙적으로 보내는 사람일 경우 일요일의 한가함이 더 극적으로 다가옵니다. 비생산적인 시간을 불편하게 느끼는 것이죠. 이는 곧 우리 자신을 직시할 수밖에 없게 만듭니다. 바뇨스는 “한 주 내내 바빠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자신의 어두운 면을 마주하게 돼요. 거울처럼요. 과거를 회상하며 우울해하거나 미래를 상상하며 불안해하는 식이죠”라고 말합니다. 오후에 시작된 부정적 감정은 저녁이 될수록 더 심해지고요. 우울한 상태에서 한 주를 마무리하고, 그대로 다시 시작하게 되는 겁니다. 악순환이죠.
월요일 출근이 유일한 원인?
바뇨스는 “예전에는 업무 강도가 높은 직업, 경제적인 문제 같은 단편적이고 외부적인 요소에서만 원인을 찾았습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연구 사례가 턱없이 부족했던 거죠.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뉴욕 타임스> 기사를 보면 주중과 다른 생체 리듬, 숙취, 업무 스트레스, 고립감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더군요”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느끼는 부정적 감정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그 원인도 제각각이라는 것이죠.
선데이 블루는 모두의 문제
바뇨스는 “이 모든 것이 얽히고설키다 보면 총체적인 문제가 발생합니다. 물론 개인별로 경험 차가 있겠지만요”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펜실베이니아 대학 내 불안 연구 & 치료 센터에서 관련 주제로 여러 차례 연구를 진행한 미국 출신 심리학자 라리나 케이스(Larina Kase)의 연구를 언급합니다. 케이스는 2006년 처음으로 이 증후군을 발견한 사람이죠. 그의 연구에 따르면 이 현상은 국가, 연령, 계층 등 사회를 이루는 모든 것에 영향을 끼칩니다. 케이스는 “이 현상은 특정 연령대 및 이들의 배경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30~60세의 독신 혹은 휴식 시간이 현저히 부족한 사람들에게 나타날 가능성이 더 크죠”라고 주장합니다. 이들에 따르면 감정 고갈과 정서적 피로감이 선데이 블루를 유발하는 데 결정적 요인인 것이죠.
그중에서도 특히 혼자 사는 것, 1인 가구는 아주 중요한 변수입니다. 바뇨스는 “스페인 인구의 20%가 홀로 살고 있습니다. 그중 40.5%는 자의가 아닌 피치 못할 사정으로 그런 상황에 처해 있죠.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클 때 외로움이 밀려오는 법입니다”라고 주장합니다. 바뇨스의 주장대로라면 이는 거의 전염병 수준으로 공공연히 퍼져 있습니다. “여러 국제 조사 기관에 따르면 응답자 중 약 80%가 이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어요. 독일, 스웨덴 전문가가 실시한 연구에 의하면 금요일은 가장 행복한 요일인 반면 일요일은 가장 슬픈 요일이라고 답한 이들이 가장 많았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최악의 대응 방식
전문가들은 일요일 오후, 허탈감이 찾아올 때 절대 하면 하는 행동을 꼽았습니다.
회피하기 : 기분을 전환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왜 그 감정을 느끼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내면의 목소리를 먼저 들어봐야 합니다. 외면하지 말고 마주하세요.
아무것도 안 하기 : 소파에서 벗어나세요. 기계적으로 핸드폰을 확인하는 것도 멈추세요. 삶은 알아서 스스로 변하지 않습니다.
가벼운 관계 : 관계는 상품이 아닙니다. 틴더와 같은 데이트 어플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걸 꼭 기억하세요. 특히 독신의 경우 무언가를 주고받아야만 유지되는 관계는 되도록 피하세요. 그게 친구건, 애인이건 간에요.
불편한 감정 억누르기 : 스스로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지 마세요. 무조건 참으려고 하기보다는 조금씩 받아들이면서 통제하는 방법을 깨우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해결하세요!
바뇨스는 “일요일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해요. 각자 나름의 의미와 실용성을 찾아나가야 하죠”라고 강조합니다. 다음은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방법입니다.
원인 파악하기 : 지금껏 보내온 시간과 감정을 헤아려보세요. 월요일 아침에는 보통 어떤 마음이었는지, 무엇을 했는지, 평일 저녁은 어떻게 보냈는지 등등. 하나씩 살펴보면 지금 느끼는 감정의 원인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루기도 쉬워지고요.
계획 짜기 : 넋 놓고 주말만 바라보다 막상 할 게 없어서 당황한 적이 있나요? 이제부터 주말 계획도 세워봅시다. 철저하게 짤 필요는 없습니다. 일요일이 기다려질 정도의 느슨한 계획이면 충분합니다.
요일 바꾸기 : 일요일에는 무조건 쉬어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세요. 한 번쯤은 토요일에 쉬고, 일요일에 약속을 잡아봅시다. 스케줄이 허락한다면 월요일에 쉬고 일요일에 일하는 방식을 택해도 좋고요. 루틴에 변화를 줘보는 거죠.
움직이기 : 운동을 고리타분하고 지겨운 해결책이라 여기는 이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움직여야 하는 법! 꼭 헬스장에 갈 필요 없습니다. 등산이나 산책,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좋죠.
밀린 집안일하기 : 옷 정리, 피부 관리, 세차, 옷장 정리 등 주중에 따로 시간 내서 하기 어려웠던 일을 해보세요. 나 자신을 가꿀 수 있는 일이라면 더욱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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