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꾸옥에서 직장인이 가장 현실적인 여행을 즐기는 법
누구나 섬 여행에 대한 판타지가 있을 것이다. 육지에서 차로 닿을 수 없는 만큼 사람의 흔적이 적고 자연이 상대적으로 덜 훼손된 곳. 천혜의 자연과 맑은 공기, 그림 같은 풍경. 물론 이 환상의 마지막은 인터넷이 터지지 않아 괴로워하는 나의 모습으로 끝난다.
직장인에게 도시, 회사, 일, 소음 같은 ‘현실’에서 시공간이 분리된 곳으로 떠나는 여행은 꿈이고 가끔은 필수다. 힐링은 하고 싶고, 시간과 경비가 많이 드는 지중해는 부담스러울 때 가까우면서도 가성비 좋은 휴양지를 찾다 발견한 섬이 바로 푸꾸옥이다. 인천에서 비행기로 5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푸꾸옥은 베트남 남서부에 위치한 섬으로 ‘베트남의 몰디브’라 불린다. 그만큼 아름답고, 그만큼 호텔과 리조트가 많다는 뜻이다. 푸꾸옥 공항에서 차로 40분 거리에 위치한 ‘크라운 플라자 푸꾸옥 스타베이’는 그중에서도 가장 합리적인 호텔이다.
유네스코가 세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한 바이다이 해변을 따라 자리 잡은 ‘크라운 플라자 푸꾸옥 스타베이’는 12평에서 124평에 이르는 11개의 빌라, 21개의 스위트룸을 포함해 308개의 룸을 갖추었다. 키즈 클럽, 피트니스, 스파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부대시설 역시 마련돼 있다. 특히 가족과 연인뿐만 아니라 출장 왔거나 휴가지만 어쩔 수 없이 노트북을 열어야 하는 직장인들에게 최적의 장소다.
처음 로비에 들어섰을 때 전통적인 호텔 로비와는 사뭇 다른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매니저가 리조트 곳곳을 친절하게 안내하며 이렇게 말했다. “워크 스페이스를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미팅 룸과 회의실이 마련돼 있어요.” 로비 한쪽엔 편하게 일하고, 커피를 마시며 비즈니스 미팅을 할 수 있는 업무 공간이 있었다. 기분 좋게 불어오는 바람과 푸르른 자연을 마주하고 편안한 의자와 테이블에 앉아 노트북을 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모두 평화로운 표정이었다. 이 넓은 로비에서 콘센트를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가장 맘에 들었다.
체크인을 하고 숲길을 따라 비밀스럽게 자리한 빌라에 도착하자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커다란 유리문 사이로 보이는 프라이빗 풀장, 넓고 쾌적한 인테리어가 마음을 사로잡았다. 습관처럼 와이파이부터 연결했다. 빠른 인터넷 속도에 평온함마저 느껴지는 것 같았다. 못다 한 업무를 마치고 리조트를 둘러보기로 했다.
로비 1층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는 아침마다 메뉴가 조금씩 다른 조식을 제공한다. 닭고기를 올린 쌀국수부터 해산물, 완자 등 매일 바뀌는 누들과 베이커리, 세계 각국의 요리가 셰프의 손에서 탄생한다. 한입 머금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상큼한 망고 코코넛 주스 맛이 일품이었다.
리조트 중심에는 넓은 수영장이 자리 잡고 있는데, 특히 해 질 녘 풍경이 장관을 이룬다. 지평선을 바라보며 수영하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해변에서는 디제잉이 한창이었고, 음악에 맞춰 칵테일을 즐기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석양이 번지는 해변을 배경으로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셰프가 직접 준비한 감칠맛 나는 베트남 요리와 지중해풍 식사를 하는 호사를 즐기고 있는데, 유리창 너머 건배사를 외치며 회식을 하는 듯한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내 시선을 느꼈는지 동행한 매니저가 워크숍하러 온 팀부터 결혼식을 앞둔 예비부부 가족이 음식을 맛보기 위해 찾아온 것이라고 귀띔했다.
리조트 인근에는 랜드마크인 사파리와 그랜드 월드, 야시장 그리고 푸꾸옥에서 유일한 골프장이 위치한다. 모두 차로 10분에서 30분 이내로 이동 가능한데, 조용하고 자연에 둘러싸인 리조트와 상반된 푸꾸옥 현지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파티션 너머 보이는 복잡한 빌딩 풍경이 아닌 싱그러운 녹음을 배경 삼아 업무를 보고 해 질 녘 석양과 함께 해변 다이닝을 즐기며 그랜드 월드에서 분수 쇼를 보는 호사스러운 하루. 도심과 자연이 공존하고 업무 환경과 휴식 공간을 연결하는 이곳은 직장인의 휴가와 가장 현실적으로 맞닿아 있었다.
- 포토
- 크라운 플라자 푸꾸옥 스타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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