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Mr. 포드
톰 포드가 자신의 마지막 컬렉션을 공개했다.
2010년 9월 어느 날, 뉴욕 매디슨 애비뉴에 자리한 톰 포드 매장은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1990년대를 정의하던 톰 포드가 드디어 여성복 디자인으로 돌아오는 패션쇼가 열린 것. 보통의 패션쇼와는 달랐다. 비욘세, 줄리안 무어가 슈퍼모델과 함께 좁은 매장의 런웨이를 걸었고, 그 순간은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비밀의 패션쇼는 그렇게 전설로 남았다.
그리고 13년이 지난 2023년 4월 26일 톰 포드는 이제 패션계에 다시 한번 작별 인사를 건넸다. 톰 포드 브랜드를 에스티 로더 그룹이 인수하면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에서 완전히 물러난 것. 그렇게 해서 2023년 가을 컬렉션은 우리가 아는 톰 포드의 마지막 패션 컬렉션으로 기록될 예정이다.
마지막을 위해 포드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성을 모았다. 앰버 발레타, 카렌 엘슨, 조안 스몰스는 톰 포드 미학으로 가득한 드레스를 입고 유리 박스 안에서 절규한다. 사진가 스티븐 클라인은 그 풍경을 극적으로 담아냈다. 컬렉션은 톰 포드 그 자체다. 레오퍼드 프린트의 턱시도 수트와 가느다란 실루엣의 새틴 소재 펜슬 스커트, 푸른빛의 벨벳 블레이저와 반짝이는 롱 드레스. 리한나와 젠데이아가 입었던 레드 카펫 드레스를 비롯해 톰 포드의 베스트 앨범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
2004년 톰 포드는 구찌와 이브 생 로랑에서 작별 인사를 건넨 적이 있다. 하얀 장미꽃이 가득한 런웨이에서 패션계 최고의 스타는 자욱한 안개 속으로 사라졌다. 6년 만에 다시 패션계로 금의환향한 그는 그만의 제국을 건설했다. 선글라스, 향수, 화장품과 시계, 패션까지. 제국을 호령하던 황제는 이제 잠시 자리를 비운다. 언젠가 그의 후계자가 다시 한번 우리를 놀라게 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우선은 톰 포드에게 고요한 작별 인사를 건넬 때다. 바이, 미스터 포드.
- 사진
- Courtesy of Steven Klein,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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