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YKYK: 멜라니 산체스
언제부터인가 아찔한 힐을 신은 여자보다 머리를 질끈 묶고 헐렁한 바지, 딱 붙는 톱에 후프 이어링을 하고 스니커즈를 신은 여자가 더 멋져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잘 재단된 코트보다 실용성 넘치는 노스페이스 패딩 재킷, 여러 겹 레이어드한 골드 체인 네크리스, 빈티지 까르띠에 시계의 조합. 이 모든 걸 남들보다 일찍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들며 많은 여성들의 ‘레퍼런스’가 된 인물이 있습니다.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멜라니 산체스(Mellany Sanchez)입니다. 2년 전에 <보그>에서도 뮤지션의 비주얼을 만드는 크리에이터로 살짝 소개한 바 있죠.
좀 더 자세히 그녀의 이력서(CV)를 살펴보겠습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부모님에게서 태어난 멜라니 산체스는 뉴욕 부시윅에서 나고 자란 뉴요커입니다. 라과디아 칼리지와 뉴욕 대학교를 졸업한 그녀의 직업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스타일리스트, 브랜드 컨설턴트죠. 푸에르토리코 커뮤니티를 기념하기 위한 나이키 에어맥스 97의 캠페인과 상품을 디렉팅했고 2017~2020년 래퍼 드레이크의 스타일과 이미지 디렉터로 일했으며, 2013~2016년 패션 편집숍 키스(Kith) 여성복 디렉터와 바이어를 거쳤죠. 2016년에는 <US 보그>에서 비주얼 에디터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2013년 뉴욕대학교 1학년이었던 멜라니는 키스의 파운더 로니 피그(Ronnie Fieg)에게 일하고 싶다고 연락했습니다. 과거 스니커즈 판매원으로 일했던 경험을 언급하면서 말이죠. 그녀의 당돌한 패기에 로니 피그는 이 젊은 여성의 말을 믿어보기로 했고, 당시 단 3명의 직원이 일하던 키스는 10년이 지난 지금은 엄청난 패션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스니커즈 컬처에 새로운 여성상을 만들어낸 멜라니의 영향이 아주 컸습니다. 키스에서 그녀의 후임자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브랜드 스포티앤리치(Sporty & Rich)의 창립자 에밀리 오버그(Emily Oberg)입니다.
그녀의 가장 최근 인터뷰는 지난 IYKYK 주인공인 리아나 사텐스타인의 ‘Never Worns’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프라다 재킷, 보테가 베네타 가방, 셀린느 코트 등 그녀가 사두고 입지 않는 애물단지 아이템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죠.
#Neverworns 멜라니 산체스 편
그녀가 대외적으로 유명해진 건 아무래도 전 세계적인 스타 드레이크의 영향이 컸습니다. 앨범 커버부터 공연 의상까지 빈티지와 럭셔리 브랜드를 뒤져 시의적절한 의상을 그에게 입혔죠. 멜라니는 2018년 드레이크의 앨범 <Scorpion>의 전반적인 의상과 이미지를 담당했습니다. 드레이크의 시그니처처럼 각인된 방탄조끼 패션도 그녀가 직접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단순히 인기 있는 브랜드의 옷을 구해서 입히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멜라니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습니다. 그녀는 과거 인터뷰에서 뮤지션이 특정 옷을 입었을 때 느낄 감정까지 고려해 입체적으로 이미지 메이킹에 접근한다고 밝혔습니다.
멜라니 산체스가 다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여성 모델과 함께 일할 때 더욱 두드러집니다. IMG의 떠오르는 모델 레인 저지(Reign Judge)와는 각종 매거진 및 브랜드 캠페인을 함께했죠. <보그>가 사랑하는 톱 모델 이만 하맘과도 꾸준히 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녀가 걸어온 길을 보면 인기 있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 대한 시선이 명확해집니다. 자기의 개인적 취향을 고수하며 이를 자신 있게 보여줄 수 있는 클라이언트와 작업하는 것. 멜라니는 커리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부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1990~2000년대 패션 중 자신의 스타일과 잘 맞는 이미지를 골라 올리며 자신만의 관점을 만들어갔습니다. 서브컬처와 스트리트웨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힙합 뮤지션과의 작업, 스니커즈 편집숍의 새로운 이정표 제시, BIPOC 여성 모델들과의 작업, 자신이 나고 자란 뉴욕과 부모님의 뿌리 푸에르토리코를 기념하는 프로젝트는 그녀의 아이덴티티와 개인적 취향을 관통합니다. 재능 있는 젊은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꿈꾸는 오디언스라면, 그녀의 인스타그램에서 동기부여와 영감을 얻길 추천합니다.
‘If You Know You Know’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패션계에서 유의미한 영향력을 끼치는, ‘알 사람은 아는’ 인물에 대해 탐구하는 칼럼입니다.
- 포토
- Courtesy Photos, Getty Images, 멜라니 산체스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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