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신간 3
이달에 출간된 주목할 만한 책 세 권, 여름을 맞이하며 읽어볼까요?
<단순한 열망 : 미니멀리즘 탐구>
“우리의 침실은 깨끗해졌을지 몰라도 세상은 여전히 형편없다.” 필로우 출판사에서 새롭게 선보인 신간 <단순한 열망: 미니멀리즘 탐구>는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하는 예술 전문 매체 <하이퍼알러직>에서 시각예술 평론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후 <뉴요커>, <뉴욕 타임스 매거진>, <롤링 스톤>, <파리 리뷰> 등 다양한 매체에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 문화, 예술에 관한 글을 기고해온 카일 차이카(Kyle Chayka)가 미니멀리즘의 근원을 연구한 책입니다. 대부분 실용서인 기존 미니멀리즘 관련 도서와 차별화된 인문, 예술서로서, 단순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오히려 소비를 유도하는 역설을 지닌 상업화된 미니멀리즘의 환상을 비판하는 동시에 아그네스 마틴, 도널드 저드 등 흥미로운 현대 예술가를 탐구하는 여정을 통해 삶에 새로운 영감을 주는 미니멀리즘을 제시합니다. 한편 차이카가 미니멀리즘의 특징으로 꼽은 네 가지 키워드가 반듯하게 구획된 목차에서 착안한 미니멀한 책 표지 디자인은 이 책의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반영하는데요. 작가의 제안대로, 이 한 권의 책을 여러 구역으로 나뉜 미술 전시장이라고 생각하고 각 구획을 천천히 ‘관람’해보세요.
미니멀리즘은 하나의 행위나 이미지이기보다는 오랜 시간에 걸쳐 생기는 행동 방식이다. 단순함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다.
<각각의 계절>
1996년 장편소설 <푸르른 틈새>로 등단한 후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며 현재의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꼽히는 권여선이 3년 만에 신작 소설집 <각각의 계절>을 펴냈습니다. 일곱 번째 소설집으로, 작가의 오랜 주제인 기억의 문제를 더욱 깊이 다룬 ‘사슴벌레식 문답’, 2021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 ‘기억의 왈츠’, 모녀의 1박 2일 여행에서 벌어지는 감정과 관계의 변화를 담은 ‘실버들 천만사’ 등 총 일곱 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권여선 작가가 꼼꼼한 직시 과정을 거쳐 드러내는 인물들의 삶은 결코 화사하지 않지만 새싹이 움트듯 생동하는데요. 이는 소설을 읽는 독자에게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사유의 경험을 선사합니다.
<슬픔을 아는 사람>
호텔 숙소에서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을 표지로 한 신간 <슬픔을 아는 사람>은 시인이자 영화인 유진목이 2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산문집입니다. 2022년 여름, 베트남 하노이에 다녀온 세 번의 여행을 글과 56컷의 필름 사진으로 기록한 것인데요. 1부터 52까지 번호를 단 시 같은 산문은 여행길에 노트에 남긴 메모를 다시 쓴 글로, 일반 여행 에세이와 다른 결을 지닙니다. 문단 내 성폭력 가해자의 보복성 고소에 ‘혐의 없음’ 처분을 받고 승소하기까지, 오랜 싸움의 시간 끝에 하노이로 떠난 작가가 그간의 삶을 반추하며 남아 있는 자신을 확인하고 회복하려는 노력이 담겨 있기 때문인데요. 그늘이 드리운 일상에서 벗어나 하노이로 완전하고 온전한 여행을 떠난 작가가 써 내려간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 사진
- 필로우,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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