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의 40년 추상 여정을 담은 전시 ‘한 점 하늘, 김환기’
김환기의 40년 예술 세계를 총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대규모 회고전.
1년 반 동안의 리노베이션을 마친 호암미술관이 재개관전으로 20세기 한국 미술사에 추상의 새로운 장을 연 선구자 수화 김환기의 40년 예술 세계 전반을 살펴보는 대규모 회고전 <한 점 하늘, 김환기>를 개최합니다. 9월 10일까지 열리는 회고전에서는 약 120점의 작품을 통해 김환기가 한국적 추상에 대한 개념과 형식을 구축한 후 치열한 조형 실험을 거쳐 점화에 이르는 과정의 변화와 연속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전시 제목인 ‘한 점 하늘’은 김환기의 예술 세계가 지닌 특징을 담고 있는데요. 달을 바라보며 달항아리를 그리고, 별을 바라보며 고국과 친구를 그리워하던 그에게 하늘은 예술의 원천인 동시에 자연과 삶, 세상을 함축하는 개념이기도 했습니다.
호암미술관 1·2층 전관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2부로 나뉩니다. 2층 전시실에서 진행되는 1부 ‘달/항아리’는 김환기의 예술 이념과 추상 형식이 성립된 193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초까지의 작업을 소개합니다. 작가가 한국의 자연과 전통을 동일시하던 시기로, 달과 달항아리, 산, 구름, 새 등의 모티브가 그림의 주요 주제로 자리 잡으며, 그의 전형적인 추상 스타일로 정착되어가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지정문화재로 등록된 ‘론도'(1938), 도자기가 빼곡한 성북동집 작업실 나무 선반을 연상시키는 ‘항아리'(1956), 시간을 초월한 자연과 예술의 영원성을 표현한 ‘영원의 노래'(1957) 등을 전시하며, 특히 작가의 유일한 벽화 대작 ‘여인들과 항아리'(1960)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2부 ‘거대한 작은 점’에서는 김환기가 뉴욕 이주 이후 지속적으로 변화를 시도하며 한국적이면서도 국제 무대에서 통할 새로운 추상 세계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작가는 뉴욕 시기 초기까지 이어지던 풍경의 요소를 점과 선으로 흡수해 추상성을 높이고 다채로운 점, 선, 면의 구성으로 수많은 작업을 시도한 끝에 점화에 확신을 얻고 1969년과 1970년 사이 전면점화의 시대로 들어가게 되는데요. 달과 산 같은 풍경 요소가 선과 점, 색면으로 대체되는 ‘북서풍 30–Ⅷ–65′(1965), 김환기의 점화를 처음으로 알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16–IV–70 #166′(1970), ‘우주’라는 별칭으로 사랑받는 ‘5–IV–71 #200′(1971) 등의 작품을 선보이며, 전시는 작고 한 달 전에 죽음을 예감하듯 그린 검은 점화 ’17–VI–74 #337′(1974)로 마무리됩니다.
오만 가지, 죽어간 사람, 살아 있는 사람, 흐르는 강, 내가 오르던 산, 풀포기, 꽃잎 ㅡ 실로 오만 가지를 생각하며 내일을 알 수 없는 미래를 생각하며 점을 찍어간다.
– 뉴욕 이주 후 서울의 가족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회고전에서는 그간 전시를 통해 보기 어렵던 여러 초기작뿐 아니라 1950년대 스케치북과 1970년대 점화, 작가의 유족이 수십 년간 간직해온 유품과 자료의 일부도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합니다. 스물네 살 청년 김환기의 사진, 작가가 애장한 도자기와 선반, 삽화와 기고문이 꼼꼼히 정리된 스크랩북, 파리 개인전의 방명록 등 과거가 살아 숨 쉬는 자료를 통해 그의 삶과 예술 세계를 생생하게 감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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