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의 마지막 밤을 수놓은 여성 영화인들
긴 레이스를 펼쳤던 제76회 칸국제영화제의 마지막 밤, 두 여성 영화인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27일(현지 시간) 진행된 칸영화제 폐막식에서는 최고 상인 황금종려상 수상자도 가려졌죠. 영광의 트로피는 영화 <아나토미 오브 어 폴>의 쥐스틴 트리에에게 돌아갔습니다.
여성 감독이 연출한 영화가 이 상을 받은 건 칸영화제 역사상 세 번째입니다. 1993년 제인 캠피온 감독의 <피아노>, 2021년 줄리아 뒤쿠르노 감독의 <티탄>이 황금종려상을 받았죠. 특히 올해는 경쟁 부문에 진출한 여성 감독 영화가 모두 7편으로 역대 최다여서, 뜨거운 경쟁을 펼쳤습니다.
시상에 나선 배우 제인 폰다는 “1963년 처음 칸에 왔을 때 경쟁 부문에 진출한 여성 감독이 한 명도 없었다. 그게 잘못됐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도 없었다”며 “올해는 7명의 여성 감독이 있다. 매우 역사적이고 축하할 일”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아나토미 오브 어 폴>은 한 소설가가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고, 유일한 목격자로 앞을 볼 수 없는 아들이 지목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법정 드라마입니다. 잔드라 휠러가 주연을 맡았으며 스완 아를로드, 앙투안 라이나르츠 등이 출연했습니다.
트리에 감독은 상을 받은 후 “이 상을 모든 젊은 감독에게 바친다. (여성 창작자와 관련한) 상황이 변화하고 있다”고 가슴 벅찬 수상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어 프랑스 예술의 상업화에 대한 비판으로 소감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그는 “지금 신자유주의 정부가 지지하는 문화 상업화가 프랑스의 ‘문화적 예외’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우리는 젊은 감독들에게 15년 전 내가 가졌던 것처럼, 실수를 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도 덧붙였죠.
배우 송강호가 시상자로 나서 화제가 됐던 여우 주연상은 누리 빌게 제일란 감독의 <어바웃 드라이 그라시즈>에서 열연한 튀르키예 배우 메르베 디즈다르가 수상했습니다. 디즈다르는 튀르키예의 고립된 마을 교사를 연기해 호평받았습니다. 이날 디즈다르는 감동적인 수상 소감으로 많은 박수를 이끌어냈습니다.
“내가 연기한 캐릭터는 자신의 존재를 위해 싸우고 많은 어려움을 극복한 인물이다. 내가 태어난 지역에서 여성들이 어떤 삶을 사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리허설이 필요 없었다. 이 상을 이 세상에 존재하기 위해 싸우는 모든 여성들에게 바치고 싶다.”
제76회 칸국제영화제가 많은 관심 속에서 막을 내렸습니다. 더 멋진 영화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많은 영화인과 진정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의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죠. 이제 축제의 여운은 영화관에서 다양한 작품을 통해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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