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모델과 부동산 개발업자의 컬러풀한 런던 하우스
라라 스톤과 데이비드 그리브슨의 상상이 만나 탄생한 컬러풀한 런던 하우스.
슈퍼모델과 부동산 개발업자가 만나면 어떤 스타일의 집이 탄생할까? <보그> 커버를 수없이 장식한 네덜란드 출신 톱 모델 라라 스톤(Lara Stone)과 영국 인테리어 회사 코번(Coburn)의 설립자인 그녀의 남편 데이비드 그리브슨(David Grievson)의 런던 하우스를 떠올린 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부부가 아들 알프레드(Alfred), 반려견 버트, 반려묘 해리, 로이드와 함께 살고 있는 집은 햄프스테드 히스(Hampstead Heath)에 자리한다. 두 사람이 19세기에 지어 1980년대에 마지막으로 보수한 후 전혀 손대지 않은 이 전형적인 영국식 주택을 개조하겠다는 1년짜리 계획에 착수한 것은 팬데믹 시기였다. 어느새 까마득한 과거로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줌으로 칵테일 파티를 열고, 누구나 홈 베이킹을 취미로 삼던 시절이었다. 짐작하듯 작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이 집을 2020년 3월에 구입했으니 첫 봉쇄령이 내리기 전에 비계 정도 설치할 시간은 충분히 있었어요. 봉쇄령 때문에 3개월이나 더 걸리긴 했지만 런던의 가이드라인을 잘 준수하면서 두 번의 봉쇄령을 잘 지나갔죠.” 말끔한 차림의 그리브슨이 집 안을 둘러보며 말했다. 일부러 날짜를 세려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프로젝트가 완수되기까지 정확히 364일이 걸렸다.
1870년대에 건축한 이 집을 보자마자 그리브슨은 공간이 지닌 잠재력을 단번에 알아봤다. “낡긴 했지만 정말 특별한 집이라는 것은 분명했어요. 빅토리아 시대 양식과 디테일을 충분히 보존하되 모던한 기능을 갖춘 집으로 만들면 정말 근사하겠다 싶었죠.” 그가 모험심 가득한 눈으로 과거를 회상했다. 런던의 다른 어느 공원보다 야생적인 매력을 지닌 광활한 햄프스테드 히스 공원이 내려다보이는 입지도 훌륭했다. “런던 소호에서 불과 6~8km밖에 안 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시골 한가운데 와 있는 기분이었어요.” 서부 출신인 그리브슨은 북부에 자리한 이 집으로 이사 오며 런던을 떠난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햄프스테드는 정말 특별한 곳이에요. 구불구불한 골목길, 자갈길, 그 시절의 붉은 벽돌이 여전히 붉게 빛나는 빅토리아 시대의 집 등 여전히 재래시장이 동네에 활기를 가져다주는 전통적인 영국 마을의 외관과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죠. 이런 곳에 살 수 있어서 정말 행운이에요.”
그리브슨의 목표는 집의 고유한 특징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현대적이면서 조화로운’ 터치를 가미하는 것이었다. 우선 1980년대에 리모델링을 거치며 새로 탄생한 작은 공간의 활용도를 다시 가늠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한 평도 낭비하지 않고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려 했어요. 디자이너로서 기능은 디자인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완성도를 높인다는 강한 신념을 갖고 있는데 이번 프로젝트야말로 그 신념을 행동으로 옮겨볼 기회였죠.”
그는 전통적인 마감재를 사용하고 싶었고, 아내 스톤 역시 그의 생각에 동의했다. “라라는 아주 훌륭한 의논 상대예요. 감각을 타고났죠.” 그리고 빅토리아풍 처마와 문설주, 루버, 실링 로즈(Ceiling Rose), 벽난로, 문고리, 스테인드글라스가 들어간 현관문을 선택했다. “여기에 코스톤(Corstone)에서 구입한 황동 문과 가구를 창가에 배치했어요. 사랑스럽고 영원할 것만 같은 느낌이죠. 문고리와 놀랍도록 잘 어울리고요.” 그는 아내의 구두 컬렉션을 위한 맞춤형 드레스 룸도 설계했다.
부부가 틈틈이 수집한 가구 역시 집의 다채로운 색감을 살리는 중요한 인테리어 포인트다. “주방에는 글래스고(Glasgow)의 어느 회계사 사무실에서 가져온 130년 된 식탁과 조지 3세 시대의 캐비닛, 고풍스러운 도마가 어우러져 있어요.” 한스 베그너(Hans Wegner)의 위시본 체어(Wishbone Chair), 소파닷컴(Sofa.com)에서 산 노란색 러브 시트(2인용 소파), 소호 홈(Soho Home)의 샹들리에, 이케아의 대나무 조명 갓, 사진가 테리 오닐(Terry O’Neill)이 찍은 스톤과 묘하게 닮은 브리짓 바르도의 사진 작품 등으로 꾸민 공간을 보면 부부가 얼마나 하이엔드와 로우엔드의 조화에 탁월한 능력을 지녔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어떤 색깔도 제한하지 않는 (곳곳에 오렌지와 그린 컬러가 자주 보이긴 하지만) 이 집은 루시 켄트(Lucy Kent), 마이클 엔젤(Michael Angel), 호주 원주민 출신 아티스트 루이스 난갈라 이건(Louise Nangala Egan)의 아트 피스와 앤티크한 러그, 여행지에서 가져온 소중한 기념품이 지극히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유리 패널을 정교하게 조립한 네 개의 거대한 이중문 역시 그리브슨이 직접 디자인했다. “제가 하는 일은 머릿속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린 다음 그것을 찾아다니거나, 직접 디자인하는 거예요.” 그가 웃으며 말했다.
마침내 드림 하우스가 완성되자 부부는 처음부터 느낌이 좋았던 햄프스테드 히스를 더 친밀하게 누빌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스톤은 햄프스테드 주민답게 쉬는 날이면 아들과 함께 공원 연못에서 한가로이 수영을 즐기며 삶을 만끽한다. V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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