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걸을 잇는 ‘토마토 걸’ 트렌드
프렌치 걸을 잇는 ‘토마토 걸(Tomato Girl)’이 등장했습니다.
토마토 걸, 들어보셨나요? 패션계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트렌드까지 넘보고 있는 토마토 걸은 이탈리아의 1950~1970년대 돌체 비타(Dolce Vita, 달콤한 인생) 미학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붉은 토마토 컬러의 옷을 입는 소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자유분방하면서도 소박한 이탈리아 여성의 미적 취향을 뜻하죠.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이는 틱톡에서 유행 중인 후르츠 걸 시리즈 중 하나였습니다. 이름 붙이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토마토 외에도 망고, 스트로베리, 라즈베리 등의 과일에 걸을 붙여 특유의 이미지를 만들어냈죠. 한때 우리나라에서 연예인에게 인간 복숭아, 인간 딸기라는 별칭을 붙였던 것처럼요. 그중에서도 토마토 걸은 이탈리아 특유의 정취, 자유로운 문화적 분위기, 리넨과 화이트 시스루 소재의 유행과 맞닿으면서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름은 새롭지만, 이탈리아의 여름 풍경은 지난 몇 년간 전 세계 사람들에 의해 이상화되었습니다. 영화 <말레나>나 <우리 사랑하는 동안>에서도 그랬지만 결정적으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 시작이었는데요. 밝은 햇빛이 소녀가 입은 흰색 리넨 드레스를 비추고, 그 옆으로는 고대 건물이, 한쪽으로는 바다가 펼쳐져 있죠. 티모시가 그랬던 것처럼 힘을 주어 쥐면 즙이 한가득 흘러내릴 듯한 토마토를 가지고 장난을 치고요. 수영을 하다가 지치면 책을 읽는 삶. 우리가 그리는 한여름 이탈리아의 시적인 풍경이죠?
토마토 걸의 이미지를 종합해보자면,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중해에서 수영하는 것을 즐기며 단순한 삶을 지향하죠. 자연스러운 웨이브 컬을 하고 있으며, 화장이나 치장을 하는 데 신경 쓰기보다 편하고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추구하고요. 오래된 책을 읽거나 할머니의 현명한 조언에 귀 기울이고, 신선한 제철 채소와 생선을 사용한 싱그러운 음식을 사랑하죠.
실제로 이탈리아의 소녀들이 그러한지 여부와 관계없이 판타지에 가까워 보이는 이 이미지들에는 사실 서양 세계의 이상이 녹아 있습니다. 로마 문화유산으로 가득 찬 곳인 데다 황홀하기 그지없는 지리적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나라. 게다가 자유로움까지 더해지니 완벽하게 느껴지죠. 그래서 해외 셀럽들이 지중해에서 휴가를 보낸 뒤 특유의 느림을 찬양하기도 하고요.
그들을 비난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확실히 토마토 걸의 스타일은 매혹적이거든요. 리넨 드레스나 은은한 꽃무늬가 들어간 서머 드레스, 러플이나 레이스가 달린 뷔스티에 프릴 스커트까지, 이들은 패션을 좀 더 로맨틱하게 바라봅니다. 또 이들이 구조적인 옷을 입지 않는 것은 실상 기후와 관련이 있습니다.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땀을 덜 내고 쾌적하게 지내기 위해서는 통풍이 잘되는 리넨이나 면 소재가 좋으니까요. 펑키한 아이템이나 이어링에 집착하지 않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볕이 뜨거워지면 그 모든 게 거추장스러워질 테죠. 느슨한 태도도 연결이 되고요.
올여름 토마토 걸의 미학을 따라 하고 싶다면, 로맨틱해지면 됩니다. 컬러는 크림색, 갈색, 세이지 그린, 부드러운 파란색까지, 차분한 색으로 골라주세요. 검은색만 빼고요.
코로나를 벗어난 첫 여름, 세상은 화려함을 뽐내기보다 자신만의 속도로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감상하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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