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김채정의 빌라 마냥 #StayInDream
VILLA MAGNAN IN BIARRITZ
MYSELF 안녕하세요. 저는 음식과 관련해 다채로운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푸드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부어크’의 대표 김채정입니다. 레노베이션으로 잠시 쉬어 가고 있는 한남동의 이탤리언 레스토랑 ‘뇨끼바’를 비롯해 북촌에 자리한 ‘낙타(Nakta)’를 운영하고 있어요.
제 여행 취향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평소 가고 싶었던 여행지를 항상 염두에 두고 시간 여유가 생기면 지체 없이 즉흥적으로 떠나는 스타일입니다. 사전에 서칭을 많이 하기보단 현지에 도착해 눈길을 사로잡는 요소와 호기심을 자극하는 곳을 따라 발걸음 닿는 대로 하루를 보내는 걸 좋아해요. 촘촘하고 계획적으로 일정을 보내거나 관광지와 명소를 방문하는 것보다 현지에서 자유롭게 즐거움을 경험하려고 해요. 여행지의 고유한 매력과 분위기를 음미하면서 말이죠.
WHY ‘어디에 머무느냐’에 따라 여행지에 대한 인상과 추억이 180도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경험이 쌓이다 보니 여행을 떠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포인트가 바로 숙소입니다. 때로는 특정 숙소나 마음에 드는 레스토랑을 방문하고 싶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여행을 결심할 정도죠. 몇 년 전 우연한 기회로 알게 된 ‘빌라 마냥(Villa Magnan)’이 이러한 특별함을 품은 스테이입니다. 이곳의 아름다운 주방과 정원을 거니는 당나귀 ‘헥토르’를 보고 완전히 매료됐거든요. 특히 이 스테이의 디너 다이닝을 접했을 땐 제가 ‘부어크’를 통해 표현하고 실현하고 싶었던 것과 결이 무척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꼭 한번 방문하고 싶은 드림 스테이였어요.
팬데믹으로 오랫동안 쉽사리 여행을 계획하지 못했는데요. 이번 여름엔 아름답고 청량한 지중해와 고즈넉하고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오롯이 쉼에 집중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결심에 가장 완벽하게 어울리는 숙소가 ‘빌라 마냥’이었어요.
WHERE 빌라 마냥은 프랑스 남서부 비아리츠에 자리하고 있어요. 스페인과도 근접한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비아리츠는 프랑스에서 최초로 조성된 비치 ‘코트 다르장’으로도 유명한 곳인데요. 19세기 후반 나폴레옹 3세와 외제니 드 몬티조가 종종 들러 휴양을 즐긴 이후로 유럽의 귀족과 사교계 명사의 고급 휴양지로 자리 잡았죠. 또 코코 샤넬이 사랑한 휴양지로도 유명합니다.
이처럼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휴식을 취하기에 완벽한 비아리츠에서 빌라 마냥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채 80여 년 동안 잠들어 있었다고 해요. 이곳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은 이들은 호스트인 안(Anne)과 제롬(Jérôme) 부부예요. 빌라 구석구석까지 카메라 앵글로 바라보면 그 자체로 아름다운 미장센이 연출되는 것은 두 사람 덕분이기도 한데요. 무비 세트 디자이너와 무비 포토그래퍼였던 부부의 재능이 이곳에서 꽃을 피워 빌라 마냥을 더욱 아름답고 근사하게 재탄생시켰습니다. 겹겹이 베일에 싸여 있던 빌라에 자신들만의 심미안을 담아 영화의 한 장면처럼 공간을 완성했죠. 무심한 듯하지만 어느 한 곳도 허투루 두지 않고 세심하게 신경 쓴 티가 역력해 공간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아르데코 스타일, 세월의 흔적이 깃든 빈티지 디자이너 가구와 오브제, 신선한 자극이 되어주는 컬러 매치 등 공간을 채운 모든 요소가 즐거움 그 자체였습니다. 그뿐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정원과 동물들도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마법사가 머무를 법한 게이트를 통과해 빌라에 들어서면 잠시 다른 차원으로 이동한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죠. 특히 가장 압권인 곳은 다이닝과 키친. 음식을 업으로 삼는 제겐 요리에 대한 열정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드림 키친을 마주한 듯한 기분이었어요. 방문 당시 새로 오픈할 레스토랑을 한창 준비 중이라 다이닝을 쉬고 있어 아쉬웠지만 공간을 감상하는 것만으로 큰 자극이 됐고,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지 무척 기대가 됩니다.
FAVORITE 빌라 마냥에 머물게 된다면 매일 호스트가 정성을 다해 차려주는 아침 식사와 다이닝을 놓치지 말고 즐겨보세요! 또 ‘쉼’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을 잠시 내려놓고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이곳의 분위기를 그대로 흡수하는 것도 좋습니다. 자연 속에서 동물들과 교감하고, 재잘재잘 지저귀는 새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편한 발걸음으로 빌라 안을 거닐다 보면 어느새 마음에 평화가 찾아오죠. ‘해피엔딩’이 기다리는 동화 속 나라에 머무는 듯한 비현실적인 기분이 들 거예요.
MEMORY 다이닝을 경험하지 못해 아쉬워하던 차에 아침 식사 차리는 일을 함께 했어요. 단순히 도울 생각으로 이야기를 건넸는데 테이블 세팅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았죠. 빈티지 마켓이 떠오를 정도로 엄청난 양의 프랍을 가지고 빌라에 머무는 게스트를 위해 테이블을 정성껏 꾸며본 시간은 평생 잊히지 않을 추억으로 남을 듯해요. 친절하고 세심한 마음으로 특별한 기회를 준 안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또 함께 손을 맞춘 스태프들의 배려도 감동이었죠. 떠올리면 저도 모르게 미소 짓게 되는 따뜻하고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NEXT 프랑스 리비에라 지중해 연안, 칸에 자리한 ‘르 팔레 뷜(Le Palais Bulle)’. 헝가리 출신의 건축가 앙티 로바그(Antti Lovag)가 설계한 곳으로 테라코타 톤의 핑크빛 외관과 공기 방울이 겹쳐진 듯한 디자인이 독특한 스테이입니다. ‘버블 팰리스’라는 뜻의 이름이 더없이 잘 어울리는 이곳은 1958년 ‘버블 드레스’를 선보인 피에르 가르뎅이 소유했던 저택으로도 유명한데요. 리셉션 홀과 파노라마 뷰의 라운지, 500석 규모의 노천 원형극장, 다채로운 수영장과 정원 폭포 등 외부와 내부 모두 유선형으로 동글동글하게 디자인된 이곳은 지구에 불시착한 우주선을 떠올리게 해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꼭 방문해보고 싶은 또 하나의 제 드림 스테이입니다.
#StayInDream
‘이 숙소’에 머물기 위해 여행을 떠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근사한 무언가에 이끌려 마음속 ‘드림 스테이’로 그리던 곳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 이들이 있습니다. 오직 <보그>에만 전해온 그 생생한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 포토
- 김채정 및 르 팔레 뷜 공식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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