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 그리고 역대급 충격의 무대들
화사가 최근 공연음란죄로 고발당했다. 해당 공연은 tvN <댄스가수 유랑단> 촬영을 겸한 성균관대학교 축제 일부였다. 화사는 ‘주지마’를 부르며 다리를 벌리고 반쯤 주저앉은 자세에서 손가락에 침을 묻혀 성기 부위를 쓸어올리는 제스처를 취했다. 대학 축제면 관객이 혈기왕성한 젊은 성인이고, 라이브 공연이 절정에 달한 순간 퍼포머가 무아지경에서 돌발 행위를 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화사가 그만큼 공연에 몰입했던 거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다. 현장에 있던 사람이 아니고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문제는 그 장면이 클립으로 퍼지면서 시작되었다. 외설 논란이 일었고, 급기야 학부모 단체가 화사를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이를 두고 ‘대학에 학부모 단체가 있다고? 요샌 대체 몇 살을 먹어야 성인인 거냐!’ 식의 비아냥도 있었다. 하지만 고발 주체인 학생학부모인권보호연대는 특정 학교의 학부모 모임이 아니다.
학생학부모인권보호연대는 팬데믹 시기 백신 접종에 반대하며 교사들을 고소하고, 기숙사에서 마스크와 PCR 검사를 강제한다며 대학교를 고발하고, 보수 교육감 후보를 공개 지지하고, 성적 지향에 따라 차별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동성애를 조장한다며 학생인권조례 반대 운동을 하는 단체다. 팬데믹 이후 통 주목받지 못하다가 화사 덕분에 미디어를 자주 타고 있다.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는 모르겠다. 어차피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문화를 법으로 통제하는 것은 늘 실패했다. 예술가를 감옥에 가둘 수는 있어도 대중과 영영 분리할 수는 없다. 대중이 그를 지지한다면 이런 유의 전과는 오히려 훈장일 뿐이다. 과거 <생방송 음악캠프> 방송 사고처럼 변명의 여지없이 몰지각한 경우가 아니라면 그렇다. 공연음란죄 처벌은 1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다. 화사가 500만원이 없을 것 같지도 않다. 그러니까 중요한 건 화사의 무대가 대중에게 충분히 어필했느냐다. 이 역시 현장을 보지 않고 말하기 어렵다. 클립만 봐서는 아쉽다. 야하지만 뻔하다. 화사는 2019년 공항에서 흰 티셔츠에 노브라로 나타났을 때가 훨씬 전복적이고 섹시했다. 화사가 고발당한 후 출연한 ‘싸이 흠뻑쇼’와 ‘제2회 청룡 시리즈 어워즈’ 반응을 보면 관객과 동료들은 그를 열렬히 응원하고 있는 듯하다.
화사를 고발한 단체는 그의 공연이 변태적이었고 애들이 따라 할까 걱정이라고 했다. 그분들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모처럼 추억 여행을 준비했다. 아무래도 음악 팬들은 이런 걸 보고 자라서 다 변태가 되어버린 것 같지만 그건 그것대로 나쁘지 않다. 외설 논란을 빚은 역대급 무대들.
마돈나의 진실 혹은 대담
마돈나는 1991년 블론드 앰비션(Blonde Ambition) 투어 중 ‘Like a Virgin’을 부르면서 마스터베이션을 연상시키는 안무를 했다. 토론토에서 그 공연을 펼쳤을 때는 경찰에 체포될 뻔했다. 마돈나가 화사보다 32년 빨랐다.
2004 슈퍼볼 니플게이트
슈퍼볼 하프 타임 쇼에서 자넷 잭슨과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Rock Your Body’를 합동 공연했다. 그런데 팀버레이크가 자넷 잭슨의 상의를 잡아당기는 안무를 하다가 자넷 잭슨의 가슴이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 세계 수백만 명이 그 순간을 지켜봤다. 둘은 당황했지만 공연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팀버레이크는 그해 그래미 어워드에서 고의가 아니었다고 공개 사과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 마돈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키스
이들은 2003 MTV 뮤직비디오 시상식에서 ‘Like a Virgin’과 ‘Hollywood’를 공연하던 중 무대에서 진한 키스를 나누었다. 즉흥이냐 연출이냐 의견이 분분했지만 결국 카메라 리허설까지 마친 연출이었던 걸로 드러났다. 카메라는 마돈나가 브리트니에게 키스할 때 객석에 앉아 있는 브리트니의 전 남친 저스틴 팀버레이크를 비추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
마일리 사이러스의 트월킹
마일리 사이러스는 2013 MTV 뮤직비디오 시상식에 속옷 차림으로 올라 로빈 틱을 상대로 현란한 트월킹을 선보였다. 디즈니 키드의 충격 변신에 시청자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한국 최악의 방송 사고
2005년 MBC <생방송 음악캠프> 무대에서 밴드 카우치와 스파이키 브랫츠 멤버가 갑자기 옷을 벗고 성기를 드러내며 무대를 뛰어다녔다. 심지어 이들은 무대 주인공도 아니었고, 정식 공연을 하는 럭스가 데리고 온 친구들이었다. 인디 밴드를 살려보려고 마련한 코너의 첫 회였는데, 이들이 흥분해서 상의도 없이 저지른 짓이었다. 그들은 즉각 경찰에 체포되었고 마약 테스트를 받았다. 마약 테스트에서 음성이 나오자 국민들은 더 충격에 빠졌다. ‘맨 정신에 그랬다고?’ 이 일로 쇼가 폐지되었고 홍대 인디 밴드는 방송에서 오랫동안 배척되었다. 사고를 친 이들은 각각 징역 10개월과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레이디 가가 피칠갑 퍼포먼스
레이디 가가는 2009 MTV 뮤직비디오 어워드에서 ‘Paparazzi’를 부르다가 피를 뒤집어쓰고 죽는 모습을 연기했다. 기괴한 무대로 유명한 레이디 가가지만 이 장면의 충격이 워낙 커서 훗날 그의 내한 공연을 반대하는 기독교 단체들이 이때 사진을 피켓에 들고 나오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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