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시스 갤러리 디렉터, 로사 박의 LA #CityPOV
방에 놓인 물건, 즐겨 찾는 카페, 좋아하는 여행지, 휴대폰 속 플레이리스트까지, 한 사람의 취향이 드러나는 경로는 다양합니다. 하지만 ‘좋은 취향’이 범람하는 소셜 미디어에서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죠. 여행과 예술, 스타일을 다루는 매거진 <시리얼>의 공동 창립자이자 프랜시스 갤러리의 디렉터 로사 박은 모든 것이 이미 다뤄지고 소비된 것처럼 느껴지는 포화 상태의 콘텐츠 시장에서 여전히 그녀만의 고유한 시선을 전달합니다.
로사 박은 서울, 밴쿠버, 보스턴, 뉴욕 브리스틀 등 여러 다른 도시를 경험하며 10대와 20대를 보냈습니다. 한 도시에서 5년 이상 머문 적이 없었죠. 이런 독특한 성장 배경, 여행과 문화에 대한 깊은 호기심과 사랑은 스스로의 취향과 관심사를 반영한 잡지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이어졌습니다. 대학원에서 만난 당시 남자 친구이자 현재 그녀의 남편, 비즈니스 파트너이기도 한 리치 스테이플턴과 2012년 영국 배스의 한 작은 아파트에서 시작한 <시리얼> 매거진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10년간의 콘텐츠 제작과 아트 디렉션, 큐레이션 경험을 바탕으로 로사 박은 지난 2019년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배스에 위치한 조지안 양식의 타운 하우스 건물에 평소 흠모하던 아티스트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 공간, 프랜시스 갤러리를 오픈하게 된 거죠. 인테리어는 디자이너 프레드 릭비가 맡았습니다. 활자와 이미지를 통해 전달되던 로사 박의 미학이 절제되고 차분하면서도 아늑한 느낌을 주는 따뜻한 톤의 공간으로 재탄생한 순간이었죠. 팬데믹 기간 동안, 프랜시스 갤러리는 LA에 두 번째 문을 열었습니다. 가족과 함께 배스와 LA를 오가며 멈추지 않는 여행 같은 삶을 살고 있는 로사 박, 전 세계 수많은 도시의 아름다움을 채집하는 탁월한 눈을 가진 그녀에게 LA는 어떤 도시인지 물었습니다.
오랜 시간 영국에 거주하며 <시리얼> 매거진을 창간하고 프랜시스 갤러리를 운영했습니다. 가족과 함께 LA라는 도시로 이주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남편과 저는 첫아들 터너를 임신했을 때 LA로 이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새롭고 흥미로운 챕터를 시작하고 싶은 갈망이 주된 동기였죠. 팬데믹 기간 동안 첫아이를 맞이하면서 삶에 큰 변화가 찾아왔고, 그 타이밍을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터너가 7개월이 되었을 때, 그 결심을 실행에 옮겼죠. LA로 이사한 뒤 자연에서의 야외 활동과 건강을 돌보는 데 더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가까운 지역으로 떠나는 로드 트립, 하이킹과 해변가 산책 등 가족과 함께 자연을 흠뻑 느낄 수 있게 된 것이 LA 생활에서 얻은 가장 중요한 변화입니다.
당신에게 LA는 어떤 도시인가요?
LA는 제가 살았던 어떤 지역보다 한 도시의 최고와 최악의 모습, 매우 극단적인 양면을 함께 품은 곳입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차근차근 도시를 알아가며 자신만의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데 시간을 할애해야 하죠. 자신만의 기반이 마련되고 나서야 LA의 진짜 매력을 알 수 있습니다.
LA에서 가장 사랑하는 공간 5
The Terrace at Sunset Tower Hotel
“퇴근 후 친구들과 함께하거나 미팅을 위해 자주 찾는 곳입니다. 친절한 서비스와 음식을 제공하는 곳이죠. 이곳을 찾을 때마다 좋은 시간을 갖곤 합니다.”
Huntington Botanical Gardens
“LA에서 제가 가장 사랑하는 장소입니다. 사람들로 붐비기 전, 이른 아침 시간대에 이용할 수 있도록 멤버십 카드까지 발급받았죠. 남편과 저는 특히 아이를 이곳에 데려가는 걸 정말 좋아해요. 정원을 뛰어다니며 모든 것을 흡수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일본과 중국식 정원은 제가 이곳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으로, 매번 새로운 감동을 느끼곤 합니다. 팁을 드리자면, 중국 정원에서 판매하는 버블티와 국수가 정말 맛있어요!”
The Getty Center
“리처드 마이어의 건축만으로도 게티 센터를 방문해야 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게다가 천국에서 내려다보듯 LA의 광활한 전망을 감상할 수 있죠. 늘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는 프로그램을 놓치지 않기 위해 매번 전시장을 찾습니다.”
El Matador Beach
“매년 새해 첫날이 되면 엘 마타도르 해안을 산책합니다. 말리부를 따라 아름다운 해변이 쭉 펼쳐져 있지만, 늘 이곳을 다시 찾게 돼요.”
Hollywood Farmers’ Market
“LA에서 가장 좋아하는 파머스 마켓입니다. 가능하면 매주 일요일 오전, 한 주 동안 필요한 식료품을 구하러 가는 곳이죠. 이곳에서 구매한 재료로 요리할 때는 맛은 물론 기분부터 남다릅니다.”
*City Point of View 는 디자인, 요리, 패션, 아트 등 다양한 업계에 종사하는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를 소개하는 칼럼입니다.
- 포토
-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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