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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코어의 뒤를 이을 트렌드, 오펜하이머코어?

2023.08.03

바비코어의 뒤를 이을 트렌드, 오펜하이머코어?

<바비> 그리고 <오펜하이머>. 미국 기준으로 같은 날 개봉한 두 편의 영화는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하나는 바비라는 ‘인형’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 다른 하나는 원자폭탄의 아버지라 불리는 로버트 오펜하이머(Robert Oppenheimer)의 삶을 다룬 영화죠. 바비로 변신한 마고 로비가 화려한 핑크색 옷을 입는다면, 오펜하이머 역을 맡은 킬리언 머피는 늘 페도라를 쓰고 있습니다. <바비>가 즐거움을 상징한다면, <오펜하이머>는 진중함을 상징하죠.

개봉 전부터 마고 로비의 핑크 룩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비>는 바비코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기에 이르렀습니다. ‘바비코어’가 있으면, ‘오펜하이머코어’도 있어야겠죠? 현실은 즐거움으로 가득 찬 바비랜드와는 다르니까요. 단박에 오펜하이머로 변신시킬 런웨이 룩을 선정했습니다. 진지하고 지적이고 싶은 이들을 위하여!

믿음직한 리더, 클래식에서 나오는 진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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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폭탄 개발 연구소 ‘로스앨러모스(Los Alamos)’의 소장이었던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였습니다. 그런 성격을 반영하듯, 그는 항상 멀끔한 스리피스 수트를 입고 파이프 담배를 피웠죠. 가장 손쉽게 오펜하이머로 분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클래식한 수트를 활용하는 겁니다. 평소 오펜하이머가 가장 좋아하던 액세서리 페도라까지 써준다면 효과는 배가 되고요. 가장 시크한 선택지인 올 블랙 수트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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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리언 머피 역시 마고 로비처럼 스크린 밖에서도 배역에 충실했습니다. ‘메소드 드레싱’에 도전한 그의 선택 역시 수트였습니다. 파리에서 열린 프리미어 행사에는 프라다의 커스텀 수트를, 영국에서 열린 프리미어에는 생 로랑의 시스루 셔츠를 소화했죠. 클래식한 멋을 살리기 위해 채도가 낮은 아이템만 선택한 점도 빼놓을 수 없고요.

워커홀릭, 포멀한 워크 웨어

오펜하이머는 사막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원자폭탄 실험을 위해 로스앨러모스 연구소를 건조하기로 유명한 뉴멕시코 북부에 지었기 때문이었죠. 황량한 모래 위의 오펜하이머로 변신하고 싶다면, 포멀 웨어와 워크 웨어가 교묘하게 혼합된 룩을 소화해보세요. 활동성이 좋은 오버사이즈 블레이저 재킷을 활용하거나, 수트 팬츠에 반팔 셔츠를 매치하는 것이 좋은 예입니다.

물리 실험을 할 때, 그가 어떤 차림을 하고 있었을지 상상해보세요. 누구보다 섬세한 성격이었다고 알려진 만큼, 모든 돌발 상황에 대비했을 겁니다. 나일론이나 립스탑 같은, 기능성 원단으로 온몸을 뒤덮고 실험에 임했을 확률이 높다는 뜻이죠.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고프코어나 테크웨어를 떠올려보세요. 레인스와 준야 와타나베의 룩처럼 약간의 다크함을 더한다면 고프코어 역시 오펜하이머답게 소화할 수 있습니다. 흰 랩 코트를 활용해도 물리학자 같은 포스를 풍길 수 있고요.

죽음이자, 세상의 파괴자

오펜하이머는 자신이 개발한 원자폭탄이 약 2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을 보고 절망에 빠졌습니다. 말년의 인터뷰 영상에서 힌두교 경전을 인용하며 “자신이 죽음이자,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다”고 말했을 정도니까요.

참회하는 오펜하이머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은 고딕 스타일입니다. 자신의 얼굴을 들키고 싶지 않다는 듯, 검정 후디를 뒤집어쓴 릭 오웬스의 모델들처럼 말이죠. 이때도 명심해야 할 것은 어두운 컬러만 활용해 룩을 완성해야 한다는 점!

<오펜하이머>는 개봉 2주 만에 크리스토퍼 놀란 작품 중 역대 최고 흥행 수익을 기록했습니다. 그의 삶과 스타일이 궁금한가요? 국내 개봉일은 오는 15일입니다.

사진
Getty Images,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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