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화이트 셔츠는, 철저하게 대충 입어야 한다
지난 11일 뉴욕을 거니는 지지 하디드입니다. 불과 하루 전, 청바지와 맥시멀한 액세서리 스타일링으로 캐주얼한 옷차림을 뽐내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죠. 대신 럭셔리한 세련미가 그 자리를 채웠습니다.
이날 지지가 주력으로 내세운 건 오버사이즈 화이트 셔츠였습니다. 화이트 셔츠는 이미 가을 시즌 트렌드로 등극할 준비를 마친 아이템이기도 하죠. 포멀한 오피스 스타일에 익숙한 아이템이건만 시선을 내리니 지지는 사뭇 다른 선택을 했더군요.
여기에 집에서나 입을 법한 루스한 라운지 팬츠를 매치했거든요. 이 팬츠는 지지의 브랜드 ‘게스트 인 레지던스’의 제품으로 소재는 무려 캐시미어입니다. 슈즈 역시 의외였습니다. 러블리한 무드로 가득한 만수르 가브리엘의 블랙 발레 플랫을 신고 있었으니까요.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을 것 같던 아이템이 묘한 조화를 이룰 수 있었던 건 ‘여유’에 초점을 맞춘 스타일링에 있었습니다. 모든 아이템 하나하나가 참 무심하게 활용됐죠. 제대로 채우지도 않은 단추, 팔꿈치까지 한껏 접어 올린 소매를 보세요. 발레 플랫은 발등을 푹 덮는 퍼들 스타일의 팬츠 탓에 오직 걸을 때만 그 셰이프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나치게 루스해 보이지 않았던 이유는 지지의 노련한 솜씨에 있습니다. 촘촘하게 레이어드한 골드 네크리스와 이어링, 머리카락 한 올도 놓치지 않고 올려 묶은 헤어, 금테 장식 선글라스와 (수년째 애용 중인) 로로 피아나의 포켓 클러치까지. 큼직한 아이템을 제외한 모든 디테일에 세심함을 발휘했거든요. 물론 화룡점정은 셔츠 자락이 휘날려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지지의 차분하고 여유로운 태도였지만요.
조용한 럭셔리의 모범 답안을 보는 듯했던 지지의 화이트 셔츠 패션. 선선한 공기가 조금씩 느껴지는 요즘, 편한 마음으로 도전해보세요. 가을 옷장으로 무사히 건너갈 수 있는 다리가 되어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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