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부터 강력하게 이어지는 메탈릭 트렌드. 액세서리계를 정복한 메탈릭 컬러가 이제 팬츠의 세계마저 넘보고 있습니다. 실버 팬츠가 데님에 버금가는 ‘다용도성’을 자랑하는 아이템으로 거듭났기 때문이죠.

Courtesy of Andreādamo

Courtesy of Isabel Marant

Courtesy of Coperni

Courtesy of Balmain

지난 2023 F/W 시즌에도 실버 팬츠는 눈에 띄었는데요. 안드레아다모(Andreādamo)는 광택을 머금은 실버 스커트와 팬츠를 레이어드했고, 이자벨 마랑은 코팅 데님을 활용해 반항적인 무드를 자아냈죠. 코페르니는 차분하게, 발망은 화려하게 각각 풀어냈습니다.

실버 팬츠를 얘기할 때 빠져서는 안 될 브랜드가 있죠. 모노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미니멀리즘의 전성기를 불러온 헬무트 랭입니다. 종종 그의 최고작으로 꼽히는 1999 F/W 컬렉션에 우주복을 연상시키는 메탈릭 팬츠와 재킷이 등장했거든요. 앙드레 꾸레주나 파코 라반이 실버를 활용해 미래지향적이고 실험적인 디자인을 선보였다면, 헬무트 랭은 그 반대입니다. 실버 팬츠를 화이트, 블랙, 그레이와 함께 스타일링하며 웨어러블하게 풀어냈거든요. 아스트로 팬츠가 등장한 지 20여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수많은 디자이너가 그의 스타일링법을 참고하고 있습니다. 안드레아다모와 이자벨 마랑 역시 화이트와 그레이 톱을 매치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그래서 실버 팬츠를 어떻게 스타일링하면 좋으냐고요?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데님과 똑같이 취급하면 됩니다. 실버 역시 데님만큼 화이트, 블랙과 잘 어울린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거죠. 데님을 입을 때처럼 흰 티셔츠와 블레이저만 걸쳐주면 끝입니다. 이때 상체와 발 부분은 상대적으로 포멀함을 유지하는 편이 좋습니다. 기본적으로 정제된 무드의 룩을 완성하되 반짝이는 팬츠로 화려함을 더하는 식이죠.

가을의 ‘필수템’ 트렌치 코트를 활용한 룩도 한번 볼까요? 마찬가지로 적당히 포멀한 톱과 코트만 얹어주면 남다른 트렌치 코트 룩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rosielai

@rosielai

실버 팬츠는 채도만 다른 그레이 컬러 톱과도 좋은 궁합을 자랑합니다. 클래식한 그레이 니트만 툭 걸쳐줘도 스타일링이 끝날 만큼 말이죠!

올가을 실버 팬츠를 입어야 할 이유 또 하나. 프라다, 디젤, 보테가 베네타 등 수많은 브랜드에서 메탈릭 백을 선보이기 때문이죠. 원래도 범용성이 좋은 메탈릭 백이지만, 실버 팬츠와 매치하면 그 화려함이 극대화됩니다. 올가을에는 손끝과 다리를 모두 은빛으로 물들이고 거리로 나서도 좋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