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하고 단단한, 김소현
이토록 선명하게 반짝이는, 한결같은 김소현.
오늘도 새벽까지 촬영했다고요.
새벽 3시쯤 끝났어요. 원래 7월 말쯤 마무리되었어야 했는데, 여러 이유로 조금 늦어졌죠. 그렇지만 마무리가 잘되어야 하니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첫 방송 후 기사도 잘 나오고, 시청률은 조금 아쉽지만 이제 시작이니 올라갔으면 좋겠어요.
아직도, 여전히 시청률에 예민한가요?
예민하지는 않아요. 그저 모두 고생했으니, 이왕이면 좋은 성적표를 받고 싶은 욕심이 있죠.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지만,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척하지만, 그건 정말 ‘척’하는 거예요. 하하. 시청률은 영원히 자유로워질 수 없는 숫자죠.
요즘은 풀 버전보다는 요약본을 선호하는 시대잖아요. 시청률보다는 스트리밍 횟수가 중요시되고.
그래서 내려놔야 한다고 스스로 세뇌하는 중이에요. 제 주변 친구들이나 지인들도 요약본이나 짤을 더 많이 보더라고요. 다들 바쁘기도 하고, 트리트먼트만 녹여 넣은 것들이 더 재밌다고도 해요. 그렇지만 직접 연기한 배우 입장에서는 전체를 봐야만 보이는 미세한 감정 변화라든가 키포인트가 있거든요. 아무래도 요약본에서는 자극적이거나 감정이 큰 폭으로 상승되는 킬러 신 위주로 편집되니까, 좀 아쉽죠. 그럼에도 본방송을 놓쳤다면 요약본이든 짤이든 많은 사람이 공유하고 봐주면 좋겠어요.
<소용없어 거짓말>의 ‘목솔희’는 인간 거짓말 탐지기죠.
사람들이 말을 하면, 그게 거짓인지 진실인지 단박에 알아채는 능력을 갖고 있죠. 거짓말이 들린다는 소재도 흥미로웠지만, 그런 능력을 숨기지 않고 직업으로 삼는다는 게 좋았어요. 보통은 그런 능력을 정의로운 일에 쓰거나, 자신만 알고 숨기는 드라마가 주를 이뤘는데, ‘목솔희’는 대놓고 비즈니스로 활용하거든요. 그런 당당함이 좋아서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였는데, 시놉시스를 보자마자 바로 결정했어요.
작품 결정할 때 캐릭터가 가장 중요하군요.
맞아요. 그런데 내 캐릭터만 보는 게 아니라 함께 연기하는 상대, 어울리는 주변 캐릭터까지 보는 편이에요. 내 캐릭터가 아무리 매력적이라도, 주변에서 함께 시너지를 내지 못하면 시청자 입장에서 드라마 전체 스토리에 몰입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도 시청자이니, 제가 드라마를 볼 때 그런 부분이 많이 보여요. 주인공 한 명만 너무 멋있으면, 끝까지 안 보게 되더라고요. 결론적으로 티키타카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주변 배우들까지 캐릭터가 살아 있는지가 중요해요. 그래야 내가 좀 부족해도 주변에서 살려주고, 상호 보완되고 그렇더라고요. 마찬가지로 나도 상대 배우에게 그런 서포트를 해줄 수 있고. 개인보다는 전체가 어울려 만들어내는 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 모두 김소현의 성장기를 함께했어요. 예쁜 아역 배우가 믿고 보는 배우가 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죠. ‘아역 배우’ 출신이라는 꼬리표, 김소현에게는 진부한가요?
어릴 때는 부담스러웠어요. 내 성장 기록을 누구나 다 열람할 수 있고, 공유한다는 게. 다들 내가 어떻게 커가는지 지켜보고 있으니 약간 고정관념이 있죠. 착하고, 바르게 커야 한다 같은. 나는 미숙한데, 세상은 나에게 너무 많은 고정된 정의를 내려주더라고요. ‘김소현은 이래야 한다’는 테두리 안에서만 생각하고 움직여야 할 것 같은 부담이 있었어요. 그런데 성인이 되고 보니 내가 떨쳐내려고 하지 않아도 스스로 풀리더라고요. 지금은 오히려 내 성장 기록이 누구나 알 만한 기록물로 남겨졌다는 게 특별한 경험이에요. 지내온 시간을 모두가 공유하고 추억할 수 있는 기회가 누구에게나 주어지지는 않으니까요.
그럼 언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나요?
성인이 되면서요. 그 전에는 제가 대본을 읽고 선택할 기회가 없었죠. 나를 잘 아는 엄마나 소속사 분들이 의견을 나누고 거기에 맞춰 작품을 준비했으니까요. 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낸 작품이 <좋아하면 울리는>이랑 <조선로코-녹두전> 때부터일 거예요. 두 작품 다 결과가 좋아서, 그 후로도 쭉 목소리를 잃지 않고 있습니다. 하하.
<좋아하면 울리는> 시리즈로 글로벌 팬덤이 생겼죠. SNS 팔로워가 엄청나던데요.
신기해요. 그때는 넷플릭스가 우리나라에 스트리밍된 초기였거든요. 그런데 해외 팬들이 많이 좋아해줘서 놀랐죠.
팬과의 소통은 적극적인가요?
부지런히 하는 편이 못 돼요. 그나마 작품 홍보할 때 홍보 관련 영상을 올리는 정도. 그래서 회사에서 운영하는 계정인 줄 아는 사람도 많더라고요. 너무 일에 관한 것만 올리니까. 지난해에 1년 정도 휴식기를 가졌는데, 그때는 그래도 한 달에 한 번은 소통하려고 많이 노력했죠. 너무 숨어버리면 팬들이 걱정하니까.
일과 개인사를 분리하는 타입이군요.
어릴 때부터 노출된 삶을 살아서 그런지 조심스러운 게 큰 것 같아요. 걱정 인형까지는 아니지만, 잔걱정도 좀 있는 편이고. 주로 집에 있기 때문에 특별히 공유할 만큼 사생활이 재미있지도 않아요. 혼자 산책하고, 소소하게 소품 숍 찾아다니며 귀여운 것들 사고, 커피 마시는 정도라… 핫플도 가고, OOTD도 올리고 그래야 하는 건데, 카메라 밖에서는 제가 워낙 심심한 편이에요.
심심한 김소현이 가장 반짝일 때는 언젠가요?
귀여운 거 만날 때? 하하. 저는 동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애니메이션을 즐겨 보고, 작고 귀여운 미니어처를 좋아해요. 다양한 연령과 다양한 직업, 다양한 성격을 표현하는 게 배우잖아요. 동심은 그 모든 걸 연결시켜주는 시작점이에요.
앞으로 많은 시간을 달려나갈 배우 김소현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요?
지금처럼만. 제가 어릴 때는 20대가 되면 뭔가 크게 달라질 줄 알았어요. 그런데 사실 20대가 돼도 저는 저더라고요. 30대, 40대의 김소현도 새로운 인물이 될 것 같진 않아요. 그리고 크게 바뀌고 싶지도 않고요. 지금처럼, 내가 먼저가 아니라 전체를 중요시하면서 많은 배우와 스태프들 속에 잘 어우러질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지금처럼.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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