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블레이저의 무한한 가능성
다양한 무드를 소화할 수 있어 데일리 필수품으로 거듭난 오버사이즈 블레이저. 최근 몇 년은 어깨 밑으로 자르르 흘러내리는 듯 느슨한 오버사이즈 블레이저가 대세였는데요. 앞으로는 ‘각’ 잡힌 블레이저 입을 일이 많아질 것 같습니다. 2023 F/W 런웨이는 어깨 각이 돋보이는 파워 블레이저가 지배했거든요.
‘파워 블레이저’의 첫 번째 조건은 파워 숄더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정석에 가까운 파워 블레이저를 선보인 브랜드는 생 로랑인데요. 안토니 바카렐로의 손에서 탄생한 블레이저는 어깨 라인이 과장되다 못해 직육면체를 연상시켰습니다. 여기에 핀스트라이프와 하운즈투스 패턴, 펠트 울 같은 클래식한 요소를 더하니 힘이 느껴졌고요. 거대한 실루엣에 지레 겁먹을 필요도 없습니다. 페미닌한 드레스나 톱을 이너로 활용하는 즉시 세련된 믹스 매치가 완성되거든요.
‘테일러링의 해부학’이라는 주제 아래 펼쳐진 알렉산더 맥퀸의 2023 F/W 컬렉션도 돌아볼까요? 생 로랑보다는 덜 극단적이지만, 어깨 라인이 일직선으로 곧게 뻗은 블레이저를 선보였다는 점은 같습니다. 사라 버튼의 파워 블레이저만이 지닌 차별점은 허리 라인에 있는데요. 수트 블레이저처럼 허리 라인을 잘록하게 연출한 덕에 클래식함은 물론 페미닌한 무드마저 느껴졌습니다. 포멀한 정취를 머금은 아이템을 선택한다면, 올가을에는 파워 블레이저를 입고 출근길에 나서도 좋겠죠?
보테가 베네타 역시 허리가 잘록한 파워 블레이저를 선보였습니다. 말끔한 수트 팬츠와 매치하니 구조적인 아워글라스 실루엣이 더욱 돋보였죠. 다가올 계절에는 파워 블레이저를 입고 집을 나서는 날이 많아지겠다는 확신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스텔라 맥카트니의 쇼에도 두 종류의 파워 블레이저가 등장했습니다. 맨 처음 등장한 블레이저는 고풍스러운 체크 패턴이었는데요. 어깨선을 늘이고 허리를 더욱 잘록하게 하니 확실한 아워글라스 실루엣이 완성됐습니다. 이어 등장한 아이템은 최근 몇 년간 강세를 보인 오버사이즈 블레이저에 어깨만 과장한 듯했습니다. 다소 박시한 실루엣의 파워 블레이저는 캐주얼한 룩에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죠.
마지막으로 살펴볼 프로엔자 스쿨러는 얇은 가죽끈을 벨트처럼 활용해 위트를 더했습니다. 파워 블레이저에 자연스럽게 잡히는 주름이 더없이 멋스러워 보였음은 물론이고요! 어떻게 연출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파워 블레이저. 올가을에는 어깨에 힘 좀 주고 거리를 거닐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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