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alth Wealth 조용한 럭셔리는 모른 척 넘어갈 수 없는 주제다. 간결하고 절제된 ‘스텔스 웰스’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패션과 뷰티를 넘어 인테리어 디자인과 음식에까지 퍼진다. 실크 스커트는 미우미우(Miu Miu).

High-Maintenance 미국 <보그>는 2023년 주목할 패션 트렌드로 조용한 럭셔리를 주창하며 외모를 가꾸기 위해 들이는 돈, 시간, 노력은 바로 눈에 보일 필요 없다고 속삭인다. HBO 드라마 <석세션(Succession)> 속 여주인공 사라 스누크의 로고가 드러나지 않는 미니멀한 스타일링 역시 조용한 럭셔리를 트렌드로 이끌었다. 화이트 베스트는 더티스(Thetis), 이어커프는 로아주(Roaju).

Upgraded Minimalism 에르메스 뷰티는 조용한 럭셔리를 가장 잘 나타내는 메이크업 브랜드다. 뉴트럴 톤의 패키지는 더 로우와 셀린느로 가득 찬 옷장이 있는 집에 잘 어울릴 것만 같다. 그런가 하면 크리스챤 디올 뷰티의 ‘루즈 디올 포에버 스틱’은 프리미엄 고기능성 원료를 통해 조용한 럭셔리가 중시하는 제품력을 구현한다. 크리미하고 부드러운 포뮬러의 바이레도 ‘리퀴드 립스틱 바이닐’을 통해 원래 입술이 도톰한 것처럼 자연스러운 느낌을 전한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뷰티 ‘롱래스팅 매트 립스틱’은 어디서나 손쉽게 사용하기 좋은 파우치 필수품이며, 매트 케이스는 어떤 제품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부드러운 여닫이가 특징이다.

Investment & Development 뷰티 월드에서 조용한 럭셔리는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바이레도, 프레쉬, 오피신 유니버셀 불리, 웨이(Ouai)를 떠올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카이아 거버와 그녀의 최애 스킨케어 제품이나 클로에 세비니가 론칭한 향수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다. 또 체계적인 뷰티 루틴과 다양한 시술, 주기적인 피부 관리, 질 좋은 젤 네일에 돈과 시간을 쓰는 걸 의미하거나, 프리미엄 스킨케어나 기초 메이크업에 투자하는 걸 의미할 수도 있다. 결국 조용한 럭셔리의 진정한 의미는 자신을 위한 투자다.

Me Time 많은 이들의 예상과 달리 조용한 럭셔리가 높은 가격을 의미하진 않는다. 중요한 건 매일 즐길 수 있는 경험을 만드는 것이다. 일상에서 당연하게만 여기던 작은 행동들이 곧 조용한 럭셔리일 수 있다. 이를테면 긴 하루 끝의 따뜻한 목욕, 숙면, 블루라이트를 벗어나 취하는 15분간의 휴식을 예로 들 수 있다. 즉 스스로를 돌보는 시간을 되찾는 것. 드레이프 드레스는 로에베(Loewe).

Look Good 데본 리 칼슨, 켈시 메리트, 오리온 칼로토 덕분에 2000년대 초 ‘잇 걸’들이 보여주던 뷰티 룩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되었다. 이를 두고 ‘클린 걸 룩’이라 부르는 사람들도 있고 ‘조용한 럭셔리 룩’이라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따라서 조용한 럭셔리는 일시적으로 유행하는 트렌드가 아니라 언제나 매력적인 클래식한 룩이다. 헤일리 비버의 심플한 뷰티 루틴을 보라. 특히 피부 표현에 중점을 둔 자연스럽고 세련된 메이크업 룩에서 빛을 발한다.

Investment Basics 메종 마르지엘라의 스티치 로고 셔츠나 로로 피아나 슈즈의 화이트 솔처럼 ‘아는 사람만 아는’ 방식으로 은근하게 ‘부’를 드러내는 것이 조용한 럭셔리의 방식이다. 브루넬로 쿠치넬리, 더 로우, 에르메스 역시 조용한 럭셔리를 상징하는 대명사. 뷰티 월드에서도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새빨간 립스틱, 화려한 네일 아트처럼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는 스타일보다는 깨끗한 피부와 건강한 머릿결로 힌트를 주는 식이다. 점프수트는 르하스(L’H.A.S).

Modern Idea 음과 양이 공존하듯 조용한 럭셔리와 떠들썩한 럭셔리 역시 평화롭게 부유할 수 있다. 맥시멀리즘이 있다면 미니멀리즘도 있는 법이며, 둘 중 무엇도 틀린 건 없다. 게다가 ‘럭셔리’라는 개념은 일시적인 트렌드라고 치부하기엔 훨씬 진중한 의미를 지닌다. 지금 당장의 인기로만 가치를 판단할 수도 없다. 시간이 흘러도 클래식하고 세련됐으며, 장인 정신이 깃든 제품에 높은 가치가 매겨진다. 원피스는 르하스(L’H.A.S).

Quality Control 뷰티 월드에서 조용한 럭셔리가 전개되는 방식이 흥미로운 이유는 브랜드 이름 그 이상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이는 높은 가격이나 유명 인사의 홍보보다는 제품에 녹아 있는 진정성을 강조한다. 럭셔리 크림의 클래식으로 불리는 라프레리와 아우구스티누스 바더, 최상의 원료로 가득 채운 시슬리의 샴푸와 헤어 마스크, 에디션 드 퍼퓸 프레데릭 말의 보디 버터가 조용한 럭셔리 추종자들의 뷰티 비법이 된 것처럼.

Top Shelf 머리부터 발끝까지 외모가 곧 사회적 자산인 요즘, 뷰티 월드에서 조용한 럭셔리는 곧 ‘평소의 쉬운 관리를 위한 주기적인 관리’와 일맥상통한다. 단조로운 일상을 즐겁게 만들고 ‘아는 사람만 아는’ 품질로 언제나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소개한다. 탬버린즈 ‘퍼퓸 밤 버가샌달’과 ‘토일렛 프래그런스’. 메모 파리 ‘이타크 오 드 퍼퓸’. 디에스앤더가 ‘스팀드 레인보우 오 드 퍼퓸’. 에디션 드 퍼퓸 프레데릭 말 ‘덩 통 리’.

Understated Elegance 당장의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클래식함을 강조하는 조용한 럭셔리. 미니멀리즘이 업그레이드된 듯한 최신 트렌드와 조용한 럭셔리는 밀접한 연관이 있다. 정제된 디자인의 향초는 일상에 우아함을 전한다. 아스티에 드 빌라트나 이솝의 캔들이 그 대표적인 예. 슬립 드레스는 아르켓(Arket), 귀고리는 코스(C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