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츠로 빛나는 법
드디어! 원 없이 부츠를 신을 수 있는 계절이 시작됐습니다.
지금 신발장에 있는 그 부츠는 어떤 색인가요? 아마 블랙과 브라운을 비롯해 다크한 컬러가 대부분일 거라 예상해봅니다. 실루엣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부피감이니 컬러만큼은 차분해야 스타일링이 쉬워질 테니까요. 활용도도 마찬가지고요.
이번 시즌에는 좀 더 담대한 마음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모두가 새까만 롱부츠로 단합할 때 정확히 그 반대 컬러인 화이트 부츠로 스타일 지수를 한 단계 상승시켜보는 거죠. 제대로 파악만 해둔다면 스타일링도 어렵지 않습니다.
영감을 준 것은 이번에도 역시 에밀리 라타이코프스키입니다. 지난 30일 과감한 튜브 톱 스타일의 미니 드레스에 더 대담한 고고 부츠를 신고 나타났거든요. 과거의 아이템을 발굴하고 소환하는 데 탁월한 재주를 지닌 그다웠죠.
스타일링법을 알아보기 전에 고고 부츠에 대해 잠깐 짚고 넘어갈까요? 1960년대에 앙드레 꾸레주가 디자인한 이 부츠는 낮은 굽과 종아리를 웃도는 기장으로 세상에 나왔습니다. 우주적인 모티브로 가득하던 시절에 걸맞은 새하얀 색으로요. 그렇게 고고 부츠는 당시 멋쟁이들의 필수 아이템으로 빠르게 자리 잡으며 굽, 소재, 길이, 컬러까지, 모든 면에서 빠른 속도로 다양해졌습니다. 하지만 처음 마주한 새하얀 자태의 아름다움은 이미 머릿속에 각인된 상태, 그 후 우리는 고고 부츠 하면 하얗게 빛나는 컬러감부터 떠올렸죠. 화이트 부츠 하면 고고 부츠란 단어가 자동 완성처럼 따라왔고요.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가장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온 아이템은 바로 미니스커트입니다. 에밀리가 며칠 전 몸소 보여주었듯이요. 물론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그는 시시때때로 이 뽀얀 빛깔의 부츠를 즐겨 신어왔죠. 앵클, 카우보이, 슬라우치 종류를 가리지 않았고요.
스타일링법은 한마디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였습니다. 화이트 부츠의 존재감 버금가는 과감한 컬러와 패턴의 아이템으로 맞서며 균형을 맞춰주었거든요. 그 덕에 부츠가 유난히 튀어 보이거나 동떨어져 보일 일이 없었죠. 아예 블랙으로 룩을 꾸며 선명한 대조 자체에 포인트를 줄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땐 실루엣과 관능미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고요.
물론 좀 더 수월한 방법도 있습니다. 화이트 아이템을 끼워 넣어 부츠와 통일감을 주는 것이죠. 대단한 아이템이 필요한 건 아니에요. 티셔츠 한 장으로도 충분하죠. 엘 패닝과 헤일리 비버처럼 올 화이트 룩에 적용한다면 금상첨화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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