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트렌드

시스루 스커트의 조용한 유혹

2023.09.18

시스루 스커트의 조용한 유혹

올해 패션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는 시스루입니다. 많은 하우스가 보디라인이 훤히 비치는 실루엣으로 때로는 관능미를, 때로는 우아함을 표현해왔죠. 지난 11일 뉴욕에서 2024 S/S 컬렉션을 선보인 알투자라도 이 행렬에 동참했습니다. 조금 더 신비롭고 고상하게요.

Altuzarra S/S 2024 RTW
Altuzarra S/S 2024 RTW
Altuzarra S/S 2024 RTW
Altuzarra S/S 2024 RTW

로만 폴란스키의 <악마의 씨>에서 (2015 컬렉션에 이어 또 한 번) 영감을 받은 이번 컬렉션은 음울하고 미스터리한 분위기로 가득했습니다. 새틴, 오간자, 튤 같은 소재로 이뤄진 세련된 테일러링은 컬렉션 무드에 걸맞은 위태로운 매력을 풍겼지요. 특히 시스루 스커트의 활약이 도드라졌습니다. 속이 비친다고 해서 다 같은 시스루가 아니라는 걸, 소재와 스타일링을 통해 보여주었지요. 그중 쇼핑과 단장에 영감이 될 만한 룩을 골라보았습니다.

Altuzarra S/S 2024 RTW

가장 잦은 빈도로 등장한 오간자 소재의 시스루 스커트는 텍스처의 감칠맛이 제대로 돋보이는 피스였습니다. 은은하게 빛나는 자수 디테일과 구겨진 듯 자글자글한 질감이 차분하면서도 수수한 멋을 풍겼죠. 아우터로 매치한 짧은 코트와 스커트 안에 겹쳐 입은 새틴 미니스커트는 실루엣을 더 깊이 있게 만들었고요.

Altuzarra S/S 2024 RTW
Altuzarra S/S 2024 RTW

중요한 건 무작정 투명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노출보다 소재 자체의 매력에 집중했음을 알 수 있었죠. 펜슬 스커트가 떠오르는 정직한 셰이프와 적당한 미디 길이 덕에 클래식함마저 묻어났고요. 톡톡한 두께의 니트는 스커트 못지않게 몸에 꼭 맞는 핏이었습니다. 대조적인 소재와 매끈하게 이어지는 실루엣으로 룩의 재미와 기품을 모두 챙겼죠.

Altuzarra S/S 2024 RTW

시스루 셋업은 이제 런웨이에서 익숙한 그림입니다. 하지만 알투자라는 여타 하우스처럼 과감함이나 드레시함을 내세우지 않았습니다. 반투명 소재는 비침의 부담을 덜어주었고 앞서 말한 바스러질 듯 구겨진 질감에서는 연약하면서도 날것 그대로의 매력이 느껴졌죠.

Altuzarra S/S 2024 RTW

미끈한 표면의 스커트도 충분히 ‘오묘’했습니다. 모델의 살결과 구분이 가지 않는 누드 톤이었기에 가능한 매력이었죠. 함께한 구성은 페플럼 디테일의 블라우스 한 벌뿐. 미니멀하면서도 임팩트 있는 실루엣을 완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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