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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포드 없는 톰 포드 2024 Summer Collection

2023.09.22

톰 포드 없는 톰 포드 2024 Summer Collection

“톰 포드를 누가 대체할 수 있을까요?”

모두가 한 번쯤 했을 법한 질문입니다. 톰 포드 없는 톰 포드의 첫 번째 컬렉션, 2024 Summer Collection이 지난 9월 21일 밤 열렸습니다. 피터 호킹스(Peter Hawkings)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바통을 이어받으면서 이번 밀라노 패션 위크의 최대 화제로 떠올랐죠.

Tom Ford 2024 Summer RTW

컬렉션에는 실제로 톰 포드가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런던의 폭우로 비행기가 결항되면서 아쉬운 상황이 연출됐죠. 톰 포드에게서 미리 소식을 들은 호킹스는 “톰은 내게 정말 큰 힘이 되어주었다”라고 말하며 “그는 ‘디테일에 대한 당신의 관심은 환상적이에요. 정말 멋질 거라고 확신합니다’라고 말해줬다”고 그의 이야기를 전했죠. 두 가지 면에서 톰의 말이 모두 맞았습니다.

톰 포드가 구찌에 있던 시절부터 함께해온 호킹스는 이탈리아 장인 정신과 탁월함을 기반으로 톰 포드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습니다. 그는 1960~1970년대를 풍미했던 최초의 흑인 커버 걸, 도니알 루나(Donyale Luna)에게 영감받아 쇼를 꾸렸습니다. 모든 것이 농익었던 1970년대의 화려함에 은밀히 숨어 있는 섹시함을 드러내 보였죠.

Tom Ford 2024 Summer RTW

호킹스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기 이전부터 톰 포드의 남성복 컬렉션을 담당했습니다. 톰은 LA에서 여성 컬렉션을 맡고 있었죠. 그렇기에 이번 여성 컬렉션 작업에 대한 여러 질문에 그는 “내가 늘 남성복을 만들면서 그 옆에 서 있을 것이라고 상상한 여자의 옷을 만들게 되었다니, 정말 신이 난다”라고 답했죠. 그에게는 이미 답이 있었던 겁니다. 실제로 호킹스는 데뷔라고 말하기에는 완성도가 높은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톰 포드 그 자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이야기를 만들었죠. 화려함, 섹시함, 우아함, 아름다움이란 코드가 묻어 있었습니다.

Tom Ford 2024 Summer RTW
Gucci 1996 F/W RTW
Tom Ford 2024 Summer RTW
Gucci 1996 F/W RTW
Tom Ford 2024 Summer RTW
Tom Ford 2024 Summer RTW

컬렉션은 1996년 봄 구찌의 상징적인 쇼에서 포드가 선보인 조각 벨트 버클을 시작으로, (화이트 대신) 블랙 롱 드레스를 스타일링하고 특유의 컷아웃은 쇄골이나 허리가 아닌 등으로 옮겨놓았죠. 대신 셔츠의 단추를 배꼽까지 풀어 익숙한 톰 포드의 관능미를 표현했습니다.

Tom Ford 2024 Summer RTW
Gucci 1996 F/W RTW
Tom Ford 2024 Summer RTW
Gucci 1996 F/W RTW
Tom Ford 2024 Summer RTW
Tom Ford 2024 Summer RTW

톰 포드 시절 구찌의 아이코닉했던 벨벳 팬츠 수트는 상당히 설득력 있는 선택이었습니다. 인조 악어가죽, 새틴 등 소재를 달리하면서도 호킹스는 ‘품질’을 이야기했습니다. “우리는 제조업체를 바꾸고, 신발을 아름다우면서 편하게 만들었다. 톰 포드의 모든 테일러링을 제냐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죠. 그러니 이번 2024 Summer Collection 수트들은 구매해놓아도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디테일에 대한 톰 포드의 평이 틀리지 않은 거죠.

Courtesy of Steven Klein
Getty Images

톰 포드는 영화 <싱글 맨>을 만든 후 영화와 패션의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그때 영화는 ‘영원’하지만 패션의 방점은 ‘새로움’에 있다고 말했죠. 동시에 “충격적이고 놀랍고 아름다운 요소를 새롭게 조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고요. 그 점에서 있어서도 톰 포드의 말은 옳습니다.

포토
Getty Images, Courtesy Photos, Vouge Run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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