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향의 지도
길목마다 느껴지는 향, 감각적인 분위기, 특별한 경험까지. 서울을 대표하는 향 공간을 지도 위에 그렸다.
YONGSAN-GU
1 EDITIONS DE PARFUMS FREDERIC MALLE 용산구 이태원로 229 9월 22일 오픈한 에디션 드 퍼퓸 프레데릭 말 아시아 최초의 플래그십 스토어. 향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일대일 컨설팅 존과 보디 제품까지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초로 선보이는 ‘데저트 젬(Desert Gem)’ 컬렉션을 눈여겨볼 것. 오묘하고 매혹적인 네 가지 향긋한 향수는 오로지 이곳에서만 만나볼 수 있다.
2 PESADE 용산구 이태원로 49길 16 경마장 모랫바닥을 연상시키는 텍스처의 외관을 비롯해 곳곳에서 브랜드만의 미감을 포착할 수 있는 페사드의 향수 스토어. 글로벌 패션 브랜드와 협업하는 공예 작가 이광호의 조형적인 가구, 다양한 오브제, 아트 북 등이 전시돼 있다. 로즈와 화이트 플라워, 머스크가 포근한 조화를 이루는 ‘인 하인드사이트 오 드 퍼퓸’이 베스트셀러.
3 UNVANISH 용산구 이태원로49길 19, 2F 주택 공간을 리모델링한 언베니쉬의 매장은 욕조와 세면대가 설치된 시향 공간에 특히 고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오일 타입의 향수를 제공하는 브랜드로, 찰나의 순간을 소중하게 간직할 수 있는 편안한 잔향의 향기 아이템을 선보인다. 젊은 작가와 협업하며 향에 대한 아트워크를 전시하는 공간도 따로 마련돼 있다. 향긋한 식물성 오일 성분의 ‘퍼퓸드 바디 오일’이 가장 사랑받는 제품.
4 BTSO 용산구 이태원로55길 43-1, 1F 새빨간 입구가 시선을 사로잡는 본투스탠드아웃의 매장. 제품을 돋보이게 진열하기보다는 공간 대부분을 브랜드의 색을 경험할 수 있는 오브제와 갤러리로 구상했다. 화려하고 인위적인 장식은 배제하고, 간결하고 유려한 흐름으로 ‘틀’을, 도발적인 백과 적색의 대비를 통해 ‘반항’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드러낸다. 시대 반항적인 현대 아티스트의 작품을 전시하고 후원하며 포스터와 굿즈를 판매하는 것이 특징.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사랑을 나누는 순간의 살 내음을 쌀이라는 한국적 노트로 해석한 ‘더티 라이스 오 드 퍼퓸’이다.
5 ASTIER DE VILLATTE 용산구 이태원로49길 13 서울 용산구 ‘파리동’. 한남동 한가운데서 프랑스의 빈티지 감성을 물씬 느껴보고 싶다면 아스티에 드 빌라트를 ‘강추’한다. 창립자들이 직접 벼룩시장에서 찾은 가구, 빈티지 타일 등을 적용한 공간에 세라믹 제품, 디퓨저, 조명, 오브제가 근사하게 진열돼 있다. 스토어 내부의 은은한 향을 맡고 있으면 캔들과 인센스, 향수로 자연스럽게 관심이 기울어지기 마련이다. 특히 올 초 세계적인 조향사 도미니크 로피옹의 코끝에서 탄생한 복잡 미묘하면서도 신비로운 향의 ‘트화 파팡 이스토힉’ 컬렉션은 꼭 경험해보길.
6 POINT TWO FIVE SECOND 용산구 이태원로54가길 26 중력에 의해 휘며 공간마다 다르게 흐르는 시간, 그 속에서 마주한 나의 경험과 감정을 향기로 풀어낸 포인트투파이브세컨드. 향수와 핸드 크림, 립밤과 퍼퓸 케이스 등을 쇼룸에서 만나볼 수 있다. 추상적인 메시지를 담은 빛이 반사되는 오목하게 파인 천장과 신비로운 네온사인이 이곳의 눈요깃거리. 꽃과 식물의 줄기, 진액의 향으로 촉촉하게 젖은 숲과 흙을 떠올리게 만드는 ‘언노운 포레스트 오 드 퍼퓸’을 추천한다.
7 LA VARIÉTÉ 용산구 이태원로54길 62-6, B1 무화과 향수로 입소문이 난 향수 브랜드. ‘피그 모먼트’는 풋풋한 초록빛 무화과 열매가 점점 농익으며 꿀을 머금는 과정을 달콤한 향으로 표현했다. ‘자연의 풍화’를 모티브로 디자인한 한남동 공간은 자연스럽게 깨지고 깎여나간 모습의 오브제와 미니 인조 사막을 한쪽에 배치했다. 자주 손이 가는 제품에 흔적이 남듯, 라 바이에떼의 향수가 사랑받길 원한다는 의미로 오염된 라벨을 교체할 수 있도록 여분을 함께 제공한다.
8 PARFUM SAMGAK 용산구 이태원로2길 16, 1F ‘용리단길’ 한가운데, 도심 속 새롭고 낯선 공간을 만들자는 건축가 대표의 취지로 탄생한 파르품 삼각. 입구부터 시작되는 빨간 벽돌이 내부까지 이어지며 친근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부부가 매일 걷는 용산 길에서 영감을 받은 향의 멀티 프래그런스로, 각각 ‘남산’ ‘한강’ ‘이태원’으로 이름 지었다. 그 가운데 이국적인 오리엔탈 우디 계열의 ‘이태원’이 가장 사랑받는 향. 향수 시향 클래스 ‘올팩티브 저니’와 함께 취향 상담을 진행한다.
9 COMFORT 용산구 후암동 358-144 사진가 김희준과 필름 에디터 이태경의 독특하면서도 현대적인 심미안을 반영한 복합 문화 공간 콤포트. 편집숍부터 갤러리, 카페를 겸한 이곳은 후암동 전경이 훤히 보이는 루프톱까지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 남산의 품에 안긴 듯한 공간처럼 울창한 숲에 들어온 느낌을 주는 프래그런스 라인을 지난해 출시했다. 삼나무, 이끼, 육두구 향으로 이어지는 룸 스프레이와 캔들, 오일 디퓨저, 핸드 솝으로 구성된다.
GAROSU-GIL
1 SSENSE FRAGRANCE 강남구 압구정로2길 37, B1 300여 개 니치 향수를 만나볼 수 있는 향수 편집숍 쎈스 프래그런스. 후각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화려한 요소는 줄이고 어두운 바 분위기로 공간을 조성했다. 수많은 향 속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7개 어코드를 중심으로 진열된 향수 존에서는 전문 스태프에게 일대일 상담 서비스로 취향을 탐색할 수 있다. 동물의 특성으로부터 향을 포착한 ‘주올리지스트(Zoologist)’, 프랑스의 예술과 장인 정신을 담은 ‘엠디씨아이(MDCI)’ 등 마니아층에만 알려진 독특한 색의 향수 브랜드가 입점했다. 가장 잘 나가는 향수는 이스뜨와 드 퍼퓸 ‘디스이즈낫어블루보틀 1.2’.
2 DIPTYQUE 강남구 가로수길 15 파리의 어느 아파트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주는 인테리어가 딥티크 플래그십 스토어의 관전 포인트. 콘크리트로 재해석한 헤링본 패턴, 알루미늄 조명과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카펫 등 아티스틱한 요소가 곳곳에 자리한 1층과 식당과 부엌, 벽난로가 있는 거실, 세탁실로 아늑하게 꾸민 2층으로 구성된다. 딥티크의 모든 제품은 물론 캔들 홀더와 화병, 도자기, 와인 잔 등 부티크에서만 판매하는 장식 오브제가 인기. 베스트셀러는 무궁화와 단청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서울의 향, ‘센티드 캔들 서울’.
3 TAMBURINS 강남구 압구정로10길 44 패션과 아트를 결합한 독특한 미학의 탬버린즈 매장. 특히 살아 있는 생물로 착각할 정도로 사실적인 말 키네틱은 ‘셀피 명당’이다. 향기를 유려하게 배치한 곡선 형태의 퍼퓸 존을 따라 향수와 핸드 크림, 샤워 젤까지 만나볼 수 있다. 유료로 제공하는 드라이플라워와 리본을 활용한 선물 포장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그니처 제품은 ‘퍼퓸’과 ‘퍼퓸 밤’.
4 HOTEL DAWSON 강남구 압구정로10길 42, 2F 클래식하고 고풍스러운 유럽 호텔 라운지를 모티브로 한 호텔 도슨 플래그십 스토어. 프런트 데스크와 키 랙, 재즈 음악이 흘러나오는 축음기와 테라스 등 잠시나마 여유를 느껴볼 수 있다. 디퓨저와 룸 스프레이, 보디 제품 외에도 숙박 공간을 컨셉으로 하는 만큼 키 링, 러그, 슬리퍼, 타월과 로브 등의 라이프스타일 용품도 판매 중이다. 시트러스 계열의 ‘룸넘버 792’가 베스트 향.
5 AESOP 강남구 가로수길 54 가로수길 메인 로드에 자리한 모던한 블랙 스틸 외관의 이솝. 디자인 스튜디오 MLKK와의 협업을 통해 태양, 하늘, 은행나무 등 주변 환경을 담아 고요한 공간을 완성했다. 어두운 겉모습과 달리 1층의 가느다란 창을 통해 빛이 들어오는 것이 매력적. 한국 식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화강석을 활용한 싱크와 카운터로 다양한 재질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특히 루프톱은 주변의 나무로 계절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가을엔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를 구경하기 제격이다. 맞춤형 상담 서비스부터 방문객에게 제공되는 향긋한 티, 고유의 향을 벽장처럼 전시해둔 ‘프래그런스 아르무아’는 이솝에서만 체험해볼 수 있는 요소.
6 LE LABO 강남구 압구정로10길 28 오래된 나무 바닥, 깨진 타일, 스크래치로 가득한 세면대와 찢어진 벽지 등. 불완전하고 오래된 것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는 ‘와비사비’ 철학을 그대로 담은 르 라보 스토어. 주문한 향수를 실험실에서 직접 제조하는 모습을 두 눈으로 확인해볼 수 있다. 핸드메이드로 신선하게 만든 향수에는 원하는 이름과 메시지를 넣은 라벨을 붙여준다. 1년에 단 한 번, 9월 한 달간 부티크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전 세계 도시에 대한 헌사의 뜻을 담은 향 ‘시티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은 놓치면 1년을 또 기다려야 하는 이벤트. ‘상탈 33’과 ‘어나더 13’은 부동의 베스트셀링 향수.
7 BYREDO 강남구 압구정로10길 21, 1F 오픈한 지 3개월 남짓. 차분한 그레이 컬러의 벽돌 외관과 상반된 차가운 알루미늄 프레임, 강렬한 레드 테이블로 꾸민 인테리어가 바이레도 뷰티 스토어의 포인트다. 벽면 한쪽을 크게 장식한 한국 작가 이희준의 설치물은 벤 고햄이 직접 점찍은 작품. 일대일 향수 상담은 물론, 사전 예약을 통해 10월 한 달간 다양한 향 제품과 디저트를 선보이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블랑쉬’, ‘영 로즈’, ‘라 튤립’, ‘모하비 고스트’의 향이 인기.
8 LABEL C 강남구 가로수길 54, 1F 검증된 비건 향수를 만나볼 수 있는 클린 뷰티 편집숍 레이블씨. 오감으로 자연을 느끼도록 참나무 원목, 우드 파이프와 초록 식물을 배치해 오솔길을 따라 걷는 듯한 기분이다. 프랑스 식물학의 선구자였던 가문의 전통을 이어받아 다양한 꽃향기를 개발한 메종 루이 마리, 미국의 대표 천연 향수 브랜드 엘리스 브루클린, 식물성 추출물로 편안한 향을 자랑하는 뱀포드의 향기 제품을 눈여겨보도록.
9 SW19 강남구 압구정로10길 24 브랜드 컨셉인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향’을 온전히 담을 수 있는 공간. 오래된 괘종시계처럼 클래식한 소재를 재해석한 오브제를 곳곳에 배치해 일상 속 행복한 기억과 감정을 불러온다. ‘시네마틱 익스피리언스 존’에서는 런던과 서울에서 촬영한 세 가지 향에 대한 필름을 상영하고, 향수 보틀과 캡에 각인 서비스도 진행한다. <보그>의 추천은 포근한 머스크 향으로 피부에 닿았을 때 매력적인 잔향으로 변모하는 ‘미드나잇’.
10 NONFICTION 강남구 압구정로10길 13, 1F 오크 원목과 벽돌 화단의 조화로 온화하고 따뜻한 기운을 발산하는 곳. 논픽션의 창작과 탐구의 여정을 하나의 작업실 공간으로 표현했다. 향기의 영감이 된 이미지와 북 큐레이션이 있는 한쪽 벽면의 ‘워크룸’은 따사로운 햇빛이 들 때 인생 사진을 획득할 수 있는 자리. 공간이 주는 안온함 덕분인지 ‘테이블 게스트 센티드 캔들’이 가장 잘 나간다.
11 AROKOR 강남구 압구정로14길 35, 1F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독점으로 수입하는 니치 향수를 한데 모은 편집숍 아로코는 최근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급부상 중이다. 20만~40만원대로, 갤러리처럼 깔끔하게 진열된 향수를 맘껏 시향해볼 수 있다. 가장 사랑받는 제품은 여행지에서의 감각을 향으로 구현한 엘라 케이(Ella K), 진귀한 향료로 꼽히는 오우드를 집중 탐구하는 프래그런스 드 부아(Fragrance Du Bois)의 향수. (VK)
- 일러스트레이터
- J.B 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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