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고정관념과 맞서 싸운, 디올 2024 S/S 컬렉션
디올 데뷔 컬렉션에서 ‘We should all be feminists’라는 문구가 적힌 슬로건 티셔츠를 선보인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 지난봄 멕시코에서 크루즈 컬렉션을 선보일 때도 현지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여성 살해에 관한 메시지를 담아냈죠. 파리로 돌아온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의 주된 관심사는 여전했습니다. 중세 시대 마녀사냥부터 19세기 파리지엔까지, 다양한 시대의 여성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컬렉션을 완성했죠. 디올의 2024 S/S 컬렉션을 3개 키워드로 정리했습니다.
고정관념이 없는 세상을 꿈꾸며
2016년 디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부임한 이래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는 디올 하우스의 아카이브를 탐구해왔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아카이브 속 인물들이 대부분 남성의 시선을 거쳐 기록됐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키우리는 현대 여성의 시선으로 과거의 것들을 바라보고자 했습니다. 그녀가 가장 먼저 바라본 것은 각 시대별로 존재한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인데요. 중세 시대 ‘마녀’들과 19세기 파리지엔처럼, 온갖 고정관념을 견디며 살아야 했던 여성이 그녀 덕분에 현대적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시크한 무드의 올 블랙 룩이 유독 눈에 띄고, 불에 탄 듯한 드레스와 부츠가 등장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죠.
평범한 건 재미없어
고정관념을 탈피하고자 하는 키우리의 의지는 쇼가 진행될수록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녀는 기본적인 셔츠조차 비대칭 실루엣으로 완성했거든요. 본래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셔츠를, 한쪽 어깨를 드러내며 섹시하고 페미닌한 아이템으로 재해석한 것입니다. ‘원 숄더 셔츠’는 스커트나 깔끔한 와이드 팬츠와도 훌륭한 궁합을 자랑했고요.
데님, 수트 재킷을 활용한 실험도 이어졌습니다. 데님 재킷과 팬츠 끝단에는 커피 자국을 연상시키는 얼룩이 묻어 있었고, 수트 재킷에는 에펠탑 형상이 엑스레이처럼 새겨져 있었거든요.
그뿐일까요?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는 2023 S/S 컬렉션에서 파리 지도가 그려진 코트를 선보였는데요. ‘뻔한 것은 재미없어’라고 말하듯, 이번 컬렉션에는 같은 지도를 블러 처리해 코트 위에 프린트했습니다.
초커 그리고 글래디에이터 슈즈
컬렉션에서 가장 눈에 띈 액세서리는 초커였습니다. 런웨이에 등장한 초커는 크게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요. 얇은 골드 초커, 두꺼운 블랙 초커, 화려한 장식을 더한 초커였습니다. 각기 다른 무드에 맞춘 스타일링 역시 흥미로웠죠. 얇은 초커는 고풍스러운 무드를 살리기 위해 올 블랙 룩과 매치했고, 두꺼운 초커는 단추를 반만 잠근 화이트 셔츠와 만나 더욱 반항적인 분위기를 자아냈죠.
글래디에이터 슈즈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난여름 스커트와 가장 궁합이 좋은 슈즈로 <보그>에서 꼽은 바로 그 아이템이죠.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 역시 버뮤다 팬츠, 무릎까지 오는 스커트를 활용해 슈즈 디테일이 잘 보이도록 했고요.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기 전, 글래디에이터 슈즈로 종아리까지 단장한 채 거리로 나서봐도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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