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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을 위해 케이트 미들턴이 포기한 옷

2023.10.12

왕실을 위해 케이트 미들턴이 포기한 옷

Getty Images

찰스 3세 왕세자의 대관식 이후 왕실의 역학 관계가 변화했습니다. 웨일스 공비(Princess of Wales) 케이트 미들턴이 케임브리지 공작부인에서 미래의 왕비, 왕세자비로 바뀌었으며, 왕실 가족 내에서 그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죠. 옷장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확연히 느껴졌습니다. 대관식 무렵 영국 <보그>의 부편집장 사라 해리스는 케이트가 ‘다리통이 넓은 하이웨스트 팬츠에 긴 라인의 블레이저를 매치한 수트를 더 많이 입기를 바란다’고 썼죠. 아마도 이 메모가 그녀에게 전달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올가을에 정장 외에는 거의 입지 않았기 때문이죠.

10월 3일, 홀랜드 쿠퍼 수트를 입은 케이트 미들턴. Getty Images
9월 27일엔 자라의 레드 블레이저를 입었다. Getty Images

윈저에 있는 케이트의 옷장에는 꽃무늬, 물방울무늬 프린트, 유쾌하고 대담한 색상의 미디 드레스가 가득할 것입니다. 적어도 지난 10년 동안 전국의 학교와 자선 센터를 방문할 때 비공식적으로 입은 유니폼이죠. 하지만 현재 왕실 스타일의 기본은 더 이상 셔츠 드레스가 아닌 테일러드 와이드 팬츠 한 벌입니다.

케이트는 지난 9월부터 테일러드 정장 룩을 12가지 다른 버전으로 입었고, 7월 윔블던 결승전 이후에는 드레스 차림으로 사진을 찍지 않았습니다. 최근 브랙넬(Bracknell)의 한 커뮤니티 허브를 방문했을 때, 케이트는 다림질한 흰색 셔츠와 테일러드 회색 바지, 슬레이트 회색 니트 조끼(사만다 캐머런(Samantha Cameron)의 워크 웨어 전문 브랜드 세핀(Cefinn)의 제품)를 입고 회색 타일로 이루어진 로비를 걸어갔습니다. 케이트는 회사에서 신입 사원을 맞이하는 듯한 표정이었죠.

지난 9월 녹색 버버리 수트를 입은 케이트.
카멜 컬러의 팬츠 수트는 롤랑 뮤레의 제품.

해리스는 왕실 옷장을 재정비하는 일에 대해 “웨일스 공비가 되면 스타일링에 대한 무수하고도 전문적인 조언을 받겠지만 옷 입기가 간단해지지 않을 겁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소란스러워서도, 슬릿처럼 까다로운 스타일도 안 되고, 셔츠 칼라에서도 격식을 차려야 합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미래 왕의 아내이자 후계자의 어머니가 된다는 것은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케이트는 왕실 고위직에 오르면서 업무용 의상으로 믹스 매치가 쉬운 깔끔한 테일러드 수트를 선택했습니다. 그 안에 셔츠나 평범한 흰색 티셔츠를 매치하면서 세심한 관찰자들에게 대응해왔죠. 공비는 하이웨이스트 팬츠(부드럽게 크롭트되거나 부츠컷 스타일)에 버튼 디테일이 있는 롱 라인의 블레이저를 선호합니다. 포인트가 있는 코트 슈즈(주로 스웨이드 소재이며 수트와 완벽한 컬러 매치를 이루는 경우가 많음)로 마무리합니다. 알렉산더 맥퀸, 세잔, 홀랜드 쿠퍼, 버버리, 롤랑 뮤레 등 어떤 옷을 입든 컷은 비슷하지만, 케이트는 컬러와 프린트에서 변화를 줍니다.

영국 남서부 요빌 지역을 방문할 때도 홀랜드 쿠퍼의 수트를 입었다.
프랑스 럭비 경기를 관람할 때는 순백의 알렉산더 맥퀸 수트를 선택했다.

트라우저, 수트 팬츠는 세련되고 유행을 타지 않으면서도 실용적이기 때문에 현대의 공비에게 이상적인 선택입니다.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그랬던 것처럼 케이트는 거친 돌풍에 치마가 날리지 않도록 스커트 자락에 무게 추를 꿰맬 필요가 없으며, 정장을 입으니 스타킹도 필요 없습니다. 왕실 의상은 주름이 잡혀서는 안 되며, 테일러링은 어설픈 플리츠 미디보다 외관을 정돈하기 쉬우니 현명한 선택입니다. 비즈니스적인 이 룩은 회사, 아니 왕실을 위해 케이트와 윌리엄이 열심히 일한다는 메시지를 강화합니다. 마지막 장점은 같은 의상을 변형해서 입으면 케이트의 룩이 아닌, 그녀 자체에만 오로지 초점을 맞출 수 있다는 점입니다(무엇을 입는지로 화제에 오를 일이 없기에).

Boss 2023 F/W RTW
Boss 2023 F/W RTW
Boss 2023 F/W RTW

케이트에게는 다행스럽게도 2024 S/S 컬렉션에 로펌에서 일하는 것처럼 옷을 입는 테마가 등장했죠. 보스 쇼는 전통적인 임원 복장의 코드를 탐구하면서 ‘코프코어(Corpcore)’라는 제목까지 붙였습니다. 그레이와 네이비 컬러 팔레트에 핀 스트라이프를 곁들이고, 펜을 넥타이에 고정하거나 때로는 비녀처럼 활용했죠. 박스형 서류 백과 가죽으로 만든 가먼트 백은 카나리 워프(Canary Wharf) 역 플랫폼에 서 있을 것처럼 보였습니다.

Bottega Veneta 2024 S/S RTW
Bottega Veneta 2024 S/S RTW
Bottega Veneta 2024 S/S RTW

보테가 베네타는 어깨가 과장된 블랙 파워 수트를 런웨이에 두 번째로 세웠습니다. 스트라이프 셔츠를 입고 걸어가기도 하고, XL 사이즈의 인트레치아 쇼퍼 백에서는 돌돌 말린 신문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액세서리도 워크 웨어 스타일이었습니다. 미우미우에서나 볼 수 있는, 책과 랩톱 등을 수납할 수 있을 만큼 큰 가방과 함께 새로운 신발도 선보였습니다. 새 임원이 되신 우리의 공비께 많은 영감을 줄 룩이었죠.

Emma Spedding
사진
Getty Images, Courtesy Photos
출처
www.vogue.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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