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와 언홀리 사이, 샘 스미스
팝 스타 샘 스미스의 내한 콘서트 <Gloria>가 17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KSPO 돔에서 열렸습니다. 지난 2018년 10월 펼친 첫 내한 공연 이후 5년 만이었죠. 그동안 휘몰아치는 내면의 변화를 겪은 그는 공연을 통해 자신을 고스란히 꺼내 보였습니다.
“오늘 밤 여러분이 가져가기를 원하는 건 자유입니다. 일어나든, 춤을 추든, 노래를 따라 하든 마음대로 하세요. 그리고 서로 사랑합시다!”
황금빛 조형물 아래 빛나는 의상을 입고 등장한 스미스. 그는 ‘Stay with Me’, ‘I’m Not the Only One’으로 공연 시작을 알렸습니다. 이어 ‘Too Good at Goodbyes’, ‘Diamonds’ 등을 부르며 열기를 더했습니다.
이날 공연은 1부 ‘Love’, 2부 ‘Beauty’, 3부 ‘Sex’로 진행됐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분위기는 점점 고조됐고, 스미스는 파격적인 의상과 금기를 벗어난 퍼포먼스를 선보여 환호를 자아냈습니다. 그는 망사 스타킹과 가터벨트 등 몸에 걸친 의상이 거의 없을 정도로 자유로운 상태로 무대를 펼쳤는데요. 그 순간, 그는 어느 때보다 행복하고 자유로워 보였습니다.
이번 공연은 스미스가 그동안 겪은 변화를 고스란히 확인시켜줬습니다. 그는 2019년 자신의 성 정체성을 새롭게 정의했습니다. “나는 남성도, 여성도 아니며 그 중간 어딘가에 있다”며 ‘젠더 논바이너리(Gender Non-binary)’로 스스로를 규정한 겁니다.
그 후 그의 패션이나 퍼포먼스는 자극적인 부분에 초점이 맞춰졌죠. 이번에 선보인 <Gloria>는 그에 맞서는 스미스의 용감한 음악적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모든 희화화와 혐오에 맞서 본인을 당당히 보여주기 위한 무대인 셈입니다. 단정한 수트를 입고 웅장한 발라드를 부르던 스미스와 섹시한 의상을 입고 퍼포먼스를 하는 스미스는 결국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그는 어쩌면 가장 자신 있는 음악을 통해 외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신성함(Holy)와 불경함(Unholy), 그 사이 어딘가에서 유영하는 샘 스미스. 그가 서울 공연의 뜨거웠던 순간을 공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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