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마니 프리베 ‘베르 말라키트’는 러시아의 드넓은 광야에서 느껴지는 위대한 힘을 표현했다. 관능적이면서도 강인한 매력을 뿜어내는 이 백합 향조의 향수는 강렬하고 쾌활한 성격을 드러내기에도 이상적이다. 그 안에서 느껴지는 정교함과 창의적인 정신 그리고 후각의 하모니는 자유로우면서 예술적인 손석구와 닮아 있다. 지난해 이맘때 한차례 합을 맞춘 <보그>와 아르마니 뷰티 그리고 손석구는 전작을 뛰어넘는 역작을 만들고자 합심했다. 촬영을 열흘 앞둔 시점, 아이데이션을 위한 사전 미팅을 요청했고, 화이트 볼캡을 푹 눌러쓴 채 등장한 그는 누구보다 진지하게 이번 프로젝트에 임했다. “사실 저란 사람은 정말 특별한 게 없거든요. 연기하는 거, 글 쓰는 거, 산책하는 거, 명상이나 사색 좋아하고, 함께 이런저런 사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전 자연스러운 게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일상적인 행위에서 비롯된 다섯 가지 동사들이 곧 저 자신이죠.” 연기하다(Acting), 글 쓰다(Writing), 걷다(Walking), 숨 쉬다(Breathing), 성장하다(Aging). <보그>와 손석구 그리고 베르 말라키트의 2막이 시작된다.
THE WALKER 자연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손석구에게 걷기는 곧 일상이다. “고민이 생기면 일단 걸어요. 엉키고 꼬여버린 생각의 실타래가 풀리는 기분이죠. 어릴 때부터 그랬어요. 오늘 이 길로 왔으면 내일은 다른 길로 가보고, 눈앞에 펼쳐진 시각적 변화만으로 사고의 폭과 깊이가 확장되죠.” 패턴 셔츠와 블랙 팬츠, 슈즈는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
Aging & Identity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 손석구는 숫자에 맞서 싸우기보다는 지금의 자신을 인정하는 웰에이징을 지향한다. “20대, 30대와 비교해 40대에 접어드니 체력이 예전 같지 않아요. 이제 멋을 부리고 싶어도 그 과정에서 피로를 느끼죠(웃음). 하나둘 내려놓다 보니 ‘자연스러움’이 따라오더군요.” 상황은 변해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향의 취향 역시 변함없어요. 베르 말라키트의 첫인상은 여성성이 강해요. 저에게 이 의외성이 크게 작용했죠. 제 안의 남성성이 향이라는 매개로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것 같아요.”
Acting Out 손석구가 물리적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분야는 ‘연기’다. “연기는 제 업이니 그만큼 중요하고, 잘하고 싶어요. 제가 하는 연기는 대중 상업 영화 안에 속하니까, 저는 제가 하는 예술은 대중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바야흐로 6년 전, 손석구는 잊지 못할 후일담을 털어놨다. “촬영장에 가면 역할에 맞는 의상으로 갈아입어요. 촬영을 마치고 지친 상태에서 제 옷으로 갈아입을 때 베르 말라키트의 향이 탁 올라오죠. 그때의 기분을 잊을 수 없어요. 심신이 피곤한 상태에서 익숙한 향이 주는 안온함. 촬영 전 꼭 베르 말라키트를 찾는 이유죠.”
DEEP BREATHING 마음이 머리보다 똑똑하다. 손석구의 지론이다. “너무 생각을 많이 하면 오히려 어리석은 선택을 할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좀 안정된 상태에서 시야가 넓어질 때 제 몸이 알아서 옳은 방향으로 흐르는 걸 느끼거든요. 연기할 때도 똑같아요. 긴장 상태에서는 절대 안 풀리죠.” 저마다 긴장을 푸는 방법은 각양각색이다. 누군가는 명상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운동에 몰두하지만, 손석구의 방식은 깊이 숨 쉬는 것이다. “숨을 쉴 때 저는 몸과 마음이 비로소 안정되는 것을 느껴요. 애써 생각을 전환하기보다 잠깐 앉아서 숨을 고르는 편이 낫죠.” 향초는 ‘아르마니 프리베 테 울롱 캔들’. 새벽녘, 흐릿한 안개로 뒤덮인 울롱산의 블랙티 정원을 산책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듯한 우디 스모키 향조다. 스트라이프 수트는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
A WRITER “배우를 꿈꾸던 시절 우연히 <중용>을 봤어요. 책장을 넘길 때마다 ‘오, 이건 내가 연기할 때 많이 활용할 수 있겠다’고 느껴지는 포인트가 많았죠. 항상 중간의 한 지점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때에 맞는 중용, 즉 시중을 해야 한다는 그 발견, 이게 참 좋았어요. 흑과 백의 중간인 회색분자가 돼라, 이런 얘기가 아니라 이런 상황에 딱 맞는 행동을 하기 위해서 난 어떤 상태가 되어야 하는지 끊임없이 물음표를 던지는데, 이런 게 배우가 극 중 인물의 성격이나 행동 따위를 표현해내는 일, 즉 연기와 닮았어요.” 동양의 고전으로 연기를 배운 손석구의 취미는 글쓰기다. “글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싶어요. 그러려면 보편적인 진솔함이 필요하죠. 꾸며 쓰는 글은 재미없어요. 첫째도 둘째도 자연스러워야 하죠.” 벨벳 블루종은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
Breathe Again 자연 친화적 향. 손석구가 베르 말라키트를 갈망하는 단 하나의 이유다. “장시간 실내에 머물다 외출하면 코끝에 바람 냄새가 스치잖아요. 되게 미세하지만 저에겐 드라마틱하게 다가와요. 탁 트인 공간에서 만나는 자유로움, 베르 말라키트의 잔향을 느낄 때와 동일한 감정이죠.” 부클레 터틀넥 스웨터는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
Write Right 베르 말라키트는 러시아의 전설에 자주 등장하는 진귀한 원석 ‘말라카이트’를 담아낸 향수다. 러시아 소설가 파벨 바조프(Pavel Bazhov)가 ‘돌의 꽃’이라 칭한 말라카이트는 고급 보석으로 세공될 뿐만 아니라 러시아 왕실의 관저 장식에도 사용된다. 강인함과 동시에 섬세함을 상징하는 전설적인 원석 말라카이트, 이를 지닌 사람에게는 진정과 보호, 행운과 같이 심신에 좋은 기운이 들어온다고 한다.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고안한 베르 말라키트의 향수병 역시 말라카이트 원석과 같이 고급스러운 초록색을 사용하고, 여기에 더 짙은 뉘앙스의 색채를 광맥처럼 덧입혀 원석 본래의 색을 구현했다. 향수 마개는 아르마니 프리베 컬렉션의 상징인 조약돌 형태를 띠고 있다.
KEEP WALKING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플로럴 계열의 향수로 슬라브족의 정신에 찬사를 보내고자 했다. 순수하면서도 관능적인 매력의 아르마니 프리베 베르 말라키트는 손석구가 말했듯 성별 불문하고 모든 이에게 어울리는 향수다. 피부에 뿌리면 먼저 비터오렌지와 페티그레인 에센스의 톡톡 튀는 향이 피어나고, 핑크 페퍼 향조와 잘 어우러진다. 미들 노트로 변화하는 지점에서는 일랑일랑과 삼박 재스민, 백합이 주는 강렬한 어코드가 발산된다. 마지막으로 바닐라 엑스트랙트와 벤조인 어코드가 채우는 잔향이 백합이 만개한 꽃길을 산책하듯 따스하면서도 깊이 있는 분위기를 선사한다.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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