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여자들이 입는 유연하고 촉촉한 셔츠
새틴 셔츠의 유행은 어찌 보면 필연적입니다.
올해 레드 카펫과 거리를 가리지 않고 등장했던 슬립 스커트/드레스를 생각해보세요. 찰랑이며 흘러내리는 새틴의 텍스처는 노출 하나 없이 페미닌하고 관능적인 매력을 선사했습니다. 발레 플랫을 비롯한 새틴 소재의 슈즈는 전에 없는 인기를 끌었고요. 그렇게 한 칸 한 칸 오르며 옷장 속 아이템을 정복해온 새틴, 마침내 셔츠를 장악할 차례가 왔습니다.
선전포고는 올가을 셀럽들의 옷장과 런웨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도도한 생김새와 달리 활용도가 참 다양하더군요. 새틴의 관능적 면모를 백분 활용한 이도 있었고, 셔츠의 격식을 최대치로 갖춘 룩도 있었습니다. 일단 한 벌 갖춰둔다면 두고두고 효자 노릇을 할 아이템이라는 걸 알 수 있었죠.
셀럽들의 룩부터 살펴볼까요? 누구보다 발이 빨랐던 건 켄달 제너였습니다. 샴페인 컬러의 새틴 셔츠를 풀어헤친 스타일링으로 섹시하고 캐주얼한 무드를 연출했죠. 한편 셔츠의 포멀한 면모에 집중한 건 에바 롱고리아와 메건 마클입니다. 컬러감을 맞춘 스커트와 와이드 팬츠로 기품을 더했어요. 별다른 액세서리나 기교가 없었지만 룩은 어느 때보다 꽉 차 보였습니다. 은은하고 매끈하게 빛이 나는 소재의 질감 덕분이었죠.
재스민 툭스(Jasmine Tookes)는 관능과 격식,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았습니다. 주름을 강조한 진줏빛 셔츠 자체로도 아름다웠지만요. 함께한 미니스커트까지 같은 소재로 통일하니 고급스러운 느낌이 배가되었습니다.
드라마틱한 활약은 내년부터 제대로 시작될 예정입니다. 2024 S/S 런웨이에서 어느 때보다 알록달록한 모습으로 등장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거든요. 새틴 셔츠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톰 포드는 예외 없이 관능적이었습니다. 단추 하나 잠그지 않은 아슬아슬한 스타일링과 망설임 없는 컬러 활용으로 야릇한 세련미를 드러냈죠. 톰 포드의 구찌 1995 F/W 속 푸른 새틴 셔츠를 입고 런웨이를 활보하던 케이트 모스가 떠오르기도 했고요.
누구보다 달콤한 방식으로 노스탤지어를 자극한 베르사체는 셔츠도 예외 없이 부드러운 파스텔 빛깔로 물들였습니다. 반면 랄프 로렌은 화려하고 매혹적이었습니다. 원색적인 컬러와 찰랑거리는 소재를 섞어 룩에 생명력을 불어넣었죠.
무엇보다 새틴 셔츠는 입었을 때의 감각이 참 근사합니다. 부드러운 소재가 몸을 휘감는 순간, 나를 귀하게 대접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죠. 여전히 빳빳하고 사각이는 화이트 셔츠만 고집한다면 새틴 셔츠와 함께 유연해져보세요. 애쓰지 않아도 의도했던 무드를 연출할 수 있을 겁니다. 아주 어른스럽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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