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이 지나도 트렌디한, 앤 해서웨이의 부츠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에서 주인공 앤드리아(이하 앤디)의 베스트 룩을 고르라면?
쉽게 대답할 수 없습니다. 모든 룩이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아름다우니까요(극 초반, 촌스럽다고 놀림받던 옷조차요!).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룩이라면 자신 있게 위 사진 속 룩을 꼽겠습니다. 마침내 ‘각성’한 앤디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메이크오버를 마치고 야심 차게 출근한 날이죠.
룩의 주인공은 두말할 것 없이 샤넬의 부츠였습니다. 앤디의 화려한 변신에 놀라 샤넬 부츠냐는 질문을 제대로 끝마치지도 못한 에밀리에게 “샤넬이냐고? 맞아”라고 새침하게 대답한 뒤 할 일을 하는 앤디의 모습은 모두를 짜릿하게 만들었죠.
이 부츠는 샤넬의 2005 F/W 컬렉션 피스입니다. 타이트하지만 자연스럽게 주름진 실루엣, 스타킹 버금가는 긴 길이는 드레스업했다는 느낌을 주기에 제격이었어요. 이후 이 싸이하이 부츠는 상징적인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패셔너블하고 스타일리시한 여성이 신는 부츠라는 이미지가 공식처럼 자리 잡았죠.
2006년 영화를 통해 우리를 사로잡았던 그 멋스러움은 15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유효합니다. 2023 F/W 컬렉션에서도 많은 디자이너들이 싸이하이 부츠의 가능성을 확장했죠.
모두 부츠를 중심으로 룩을 꾸몄어요. 오버사이즈 블레이저, 미니 드레스 등을 페어링해 부츠의 실루엣이 온전히 드러나도록 스타일링했죠. 2006년의 앤디처럼요. 이자벨 마랑과 보테가 베네타처럼 품이 넉넉한 부츠라면 팬츠 효과도 누릴 수 있겠고요.
잘빠진 싸이하이 부츠 한 켤레면 겨울날의 드레스업도 문제없습니다. 앤디의 자신감 넘치는 태도도 익혀두시고요. 데일리로도 손색없습니다. 카메라 밖에서도 여전히 싸이하이 부츠를 즐겨 신는 앤 해서웨이를 보세요. 일상적인 코트 룩도 이렇게나 시크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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