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가방에 작은 가방을 더하거나, 작은 가방을 여러 개 들거나, 소재와 디자인이 다른 가방을 함께 들거나. 여러 개의 가방을 한꺼번에 드는 백 레이어링 트렌드는 이미 과거부터 하우스 브랜드의 컬렉션에서 다양하게 선보여왔습니다. 소지품을 찾으려 한참 동안 가방 속을 뒤적거린 경험이 있거나, 짐이 많은 이들에게 유용한 백 레이어링에 대해 알아봅니다.

백 레이어링은 실용적이면서 세련된 감각을 발휘하는 용도로 적극 활용할 수 있습니다. 자주 꺼내 쓰는 소지품은 미니 백이나 클러치에, 그 밖의 물건은 빅 백에 분류해서 넣으면, 훨씬 깔끔하게 정리될 뿐만 아니라 물건을 꺼낼 때 드는 수고를 한결 줄일 수 있어요. 로지 헌팅턴 휘틀리는 큼지막한 토트백을 어깨에 멘 다음, 같은 톤의 클러치를 더해 백 레이어링을 완성했습니다. 전체적인 룩의 톤 앤 매너를 밝은 계열의 그레이와 아이보리 컬러로 맞춘 스타일링은 백 레이어링의 올바른 예시라고 할 수 있죠.

휴가지로 떠난 엘사 호스크는 여행에 필요한 소지품을 넣기 위해 보스턴백을 집어 들었습니다. 심플한 로고 장식의 화이트 크롭트 톱에 파라슈트 팬츠, 또 어떤 룩과도 좋은 궁합을 자랑하는 토트백을 레이어드해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낸 건 물론, 드라마틱한 존재감도 드러냈습니다.

백 레이어링이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진다면? 컬러, 모양, 소재 중 한 가지만 통일해도 보다 완성도 높은 스타일링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컬러와 형태가 다른 이그조틱 레더 소재로 백 레이어링을 완성한 오리온 카를로토처럼 말이죠. 그녀는 군더더기 없는 블랙 & 화이트 룩에 컬러 블록을 겹겹이 쌓은 듯한 백 레이어링으로 유용한 스타일링 팁을 제안했습니다.

또 미니 백보다 작은 앙증맞은 크기의 마이크로 백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짙은 브라운 재킷과 체크 스커트, 레이스 소재의 삭스 등으로 언제나 범상치 않은 스타일링을 보여주는 마리는 체인 스트랩이 달린 2개의 마이크로 숄더백을 선택했어요. 손바닥만 한 크기의 작은 가방이지만, 독특한 디자인과 화려한 색상으로 스타일에 포인트가 되어주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이질적인 무드의 백을 과감하게 믹스 매치하면 그 자체만으로 룩에 위트를 더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블랑카 미로는 퀼팅 롱 코트 속에 니트 카디건과 살구색 스커트, 그리고 베레와 스카프 등으로 포근하면서 소녀 같은 무드를 자아냈는데요. 여기에 콤팩트한 벨벳 소재 핸드백과 함께 블루 스트라이프 캔버스 백을 매치해 남다른 패션 센스를 드러냈어요. 흔히 장바구니로 쓰이며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는 캔버스 백에 다른 무드의 백을 레이어드해 포인트를 더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시스 마리아 역시 그레이 컬러 후디와 투톤 데님 팬츠, 말끔한 레더 봄버 재킷으로 완성한 룩에 형태와 디자인이 이질적인 2개의 백을 조합해 위트 있게 마무리했습니다.

뒤적여본 사람은 알 거예요. 가방 속이 얼마나 혼돈 그 자체인지. 백 레이어링은 수십 가지 물건을 나눠주기 위한, 즉 보조 가방으로서 실용성을 갖춘 동시에 개성을 발휘할 수 있는 스마트한 스타일링 팁입니다. 사소하지만 꼭 필요한 소지품이 많은 이들에겐 여러 개의 가방을 한꺼번에 드는 백 레이어링 트렌드가 반가울 수밖에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