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룩을 더 고급스럽게 만들, 코트 트렌드
블랙을 필두로 시크하고 미니멀한 단색 코트가 급부상한 올겨울, 한쪽에서는 체크 코트가 조용하되 고급스럽게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풍성한 패턴으로 가득했던 2023 F/W 런웨이, 클래식을 부르짖는 요즘 분위기를 생각하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체크 패턴의 종류는 몇 페이지에 온전히 소개해도 모자랄 정도로 다양해요. 저마다 오랜 역사와 상징성을 지녔고요. 건 클럽, 셰퍼드, 하운즈투스 등 옷 좀 입는다는 셀럽들은 갖가지 종류의 체크 코트를 진작부터 즐겨왔습니다.
그중에서도 올겨울 가장 주목할 만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건 일명 ‘글렌 체크’라 일컫는, 프린스 오브 웨일스 체크입니다. 20세기 남성 복식의 대명사로 알려진 윈저 공, 에드워드 8세가 입으며 대중화되기 시작했죠.
작은 격자와 큰 격자가 정교하게 어우러진 글렌 체크. 미우미우가 2022 F/W 컬렉션에 아가일 패턴과 함께 소환한 그 패턴 맞습니다. 대체로 차분한 배경색에 촘촘하고 빼곡히 채워진 체크는 겨울 룩에 적당한 무게감을 실어주죠. 남성복이 그 시작이었던 만큼 매니시하고 중후한 터치로 마무리를 짓기에도 제격인데요.
이번 시즌에는 소피아 리치와 카이아 거버가 먼저 선보였어요. 모두 트렌디한 패션보다는 시대를 초월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셀럽이란 점이 인상 깊군요.
두 사람의 룩을 뜯어보면 시대뿐 아니라 스타일도 초월한 패턴이라는 걸 알 수 있어요. 소피아 리치는 벨트 디테일로 기품 넘치는 스타일을, 카이아 거버는 카디건과 편안한 블랙 팬츠로 캐주얼한 무드를 완성했죠. 참고로 소피아처럼 그레이 컬러가 베이스일 경우 도회적인 느낌을 내기가 훨씬 더 쉽습니다. 쨍한 포인트 컬러는 패턴을 돋보이게 하는 열쇠고요.
더 솔깃하지 않았나요? 튀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묻히지도 않습니다. 모노톤 스타일에는 단조로움을 덜어주고, 선명한 컬러 블록은 부드럽게 중화하죠. 청바지와는 블레이저 못지않은 환상의 궁합을 보여줍니다. 핫팬츠나 비대칭 스커트로 전통적인 공식에서 벗어나도 좋아요. 빈틈없이 들어찬 코트의 클래식한 무드가 중심을 잘 잡아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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