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마랑 몽타구가 꿈꾸는 크리스마스 테이블은?

2023.12.21

마랑 몽타구가 꿈꾸는 크리스마스 테이블은?

리빙 브랜드 ‘마랑 몽타구’의 서울 론칭을 기념하며 한국을 찾은 일러스트레이터 마랑 몽타구.

크리스마스에 들려온 기분 좋은 소식! 파리를 영감으로 추억과 낭만을 자극하는 리빙 브랜드 ‘마랑 몽타구(Marin Montagut)’가 TTRS 성수에 국내 최초로 상륙했다. 테이블웨어부터 유리공예, 패브릭 제품까지, 파리지앵의 감수성을 잔뜩 녹인 핑크빛 세상에서 파리를 대표하는 일러스트레이터 마랑 몽타구에게 생애 두 번째 서울 여행의 기억과 계획 중인 크리스마스 테이블 장식에 대해 물었다.

TTRS 성수를 통해 서울에서도 마랑 몽타구의 아이템을 만나게 됐습니다. 새 쇼룸을 위해 평소 사용하던 책상까지 옮겨왔다고 들었어요.

생제르맹데프레 거리에 있는 마랑 몽타구 부티크와 저의 아틀리에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들여오기 위해 노력했어요. 실제로 그림 그릴 때 사용하는 책상과 오래된 브러시, 팔레트 등의 소품까지 챙겨와 가져다놓았죠. 쇼룸 벽에 설치한 거대한 무드보드에는 평소 저에게 영감을 주는 모든 것이 붙어 있습니다. 직접 그린 수채화나 글귀 같은 것까지. 이 또한 전부 파리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가져왔어요. 바닥에 깔린 타일도 프랑스 남부에서 만든 토메트(Tomettes) 타일을 공수해왔고요.

마랑 몽타구의 공간은 언제나 다채로운 색과 그림의 소품으로 빼곡히 장식되어 있죠. 당신은 이런 광경을 볼 때 어떤 느낌이 드나요?

제가 만든 오브제에 한가득 둘러싸여 있으면 언제나 기분이 좋아지죠! 골동품 딜러였던 부모님과 화가였던 할머니 밑에서 아주 어릴 때부터 오래된 것들의 아름다움을 동경하며 살았어요. 손때 묻은 사물 속에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편안해요. 그런 분위기가 창작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요.

맥시멀리스트 성향은 가족에게서 비롯됐군요. 창작자가 된 지금도 여전히 물건을 끊임없이 수집하나요?

물론이죠! 멋진 골동품을 발굴하는 건 제가 태어나서 맨 처음 푹 빠진 취미죠. 오래된 물건은 가장 소중한 영감의 원천이에요. 18세기에 만든 책 금고와 수작업 페인팅의 유리잔이 마랑 몽타구의 컬렉션으로 재탄생한 것처럼요. 새로운 도시에 갈 때마다 창작의 밑거름이 되어줄 보물 같은 오브제를 찾기 위해 잊지 않고 벼룩시장을 방문한답니다.

TTRS 성수에 안착한 리빙 브랜드 마랑 몽타구.

작업량이 어마어마합니다. 생애 첫 작업은 무엇이었나요?

수채화로 작업한 ‘Parisian Gardens(파리의 정원)’ 시리즈였어요. 그 그림을 쿠션, 스카프, 공책 등 여러 소품에 새겨요. 마랑 몽타구를 대표하는 디자인으로 여전히 사랑받고 있죠. 모든 부분이 수작업으로 완성되는 조그마한 크기의 그림 시리즈 ‘경이로운 진열장(Vitrine à Merveilles)’ 역시 초기 컬렉션 중 하나예요.

당신의 그림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파리, 꽃, 사랑 이야기죠. 파리는 제가 가장 사랑하는 장소이고, 꽃 역시 꾸준히 즐겨 그리는 소재예요. 화가였던 할머니께서 평생 자연을 즐겨 그리셨는데 그래서인지 저도 어릴 때부터 노르망디에 있는 시골집에서 꽃 그림을 많이 그렸어요. 그리고 사랑도 빼놓을 수 없어요. 사랑은 세상에 꼭 필요한 것이죠. 게다가 사랑을 느끼고 추억하는 건 우리 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답니다.

빈티지 옷을 즐겨 입는 마랑 몽타구. 그는 여행지에서 오래된 멋이 느껴지는 옷과 소품을 찾기 위해 늘 벼룩시장으로 향한다.

패션 역시 언제나 독특하고 멋져요. 마랑 몽타구의 스타일 원칙은?

골동품을 좋아하는 것만큼 빈티지 옷을 좋아해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옷을 소유했다는 느낌이 좋더라고요. 배리(Barrie)의 캐시미어 니트 같은 품질 좋은 새 옷에 메종 미셸(Maison Michel)의 빈티지 모자를 매치하는 식으로, 세련된 빈티지 룩을 연출하는 걸 즐기죠. 이번 서울 여행에서도 유니크한 빈티지 옷을 사기 위해 큰 벼룩시장에 갔답니다.

최근 당신의 아카이브 북 <Collections Extraordinaries(특별한 컬렉션)>가 발간되었죠. 파리의 유서 깊은 장소를 묶어 소개한 당신의 책 <마랑 몽타구의 내가 사랑한 파리>는 지난 6월 한국에서도 출간됐어요.

그곳에 소개한 장소는 파리의 문화 예술 기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단한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었어요. 긴 시간 한자리를 지켜온 장소에 경의를 표하고 싶어 만든 저만의 가이드북이죠. 주기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한 다른 가이드북과 달리 제 책에 소개된 장소는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서울을 찾은 건 이번이 두 번째죠. 혹시 그리고 싶은 풍경이 있었나요?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서울의 역동성과 창의적인 에너지가 정말 좋아요. 지난번에 서울을 방문했을 때 어쩐지 에펠탑이 떠오르는 N서울타워를 그렸어요. 당시 N서울타워가 아주 잘 보이는 호텔 방에 머물렀는데 푸른 남산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N서울타워는 언제 봐도 정말 멋있었거든요. 수채화로 그 광경을 그렸는데 언젠가 마랑 몽타구의 오브제로 탄생할지도 모르겠군요.

특히 식탁 위를 즐겁게 하는 아이템을 자주 선보이죠.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테이블을 어떻게 꾸밀 건가요?

늘 그랬듯 저의 수채화가 새겨진 도자 그릇과 서로 다른 크기와 모양의 유리잔으로 생동감 넘치고 다채로운 테이블을 꾸미고 싶어요. 올해는 특별히 테이블에 놓일 유리잔마다 손님들의 성을 새겨 넣었어요. 식사가 끝나면 선물하려고요. 반응이 아주 좋을 것 같아요.

새 책을 통해 방문한 당신의 노르망디 집이 아주 아름답더군요. 초대해달라는 사람이 많겠어요.

워낙 손님 맞이하는 걸 좋아해서 괜찮아요. <보그>도 언제든 환영입니다! 따뜻한 환대의 의미로 맛있는 프랑스 음식을 요리해 마랑 몽타구의 테이블웨어에 내드릴게요.

TTRS 성수에 들어선 마랑 몽타구의 쇼룸.
사진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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