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골든글로브에서 나온 ‘최악의 농담’
전 세계 영화인의 축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뜻밖의 잡음이 생겼습니다. 지난해 최고 흥행작으로 꼽히는 <바비>를 두고 부적절한 농담을 한 게 문제가 됐죠.
8일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뜨거운 열기 속에 열렸습니다. 이번 시상식을 생중계한 미국 CBS에 따르면, 지난해에 비해 시청자가 약 50% 증가했다고 하는데요, 높았던 관심만큼 이날 진행을 맡은 코미디언 조 코이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 역시 높습니다.
이날 호스트로 나선 조 코이는 2023년 최고의 화제작 <오펜하이머>와 <바비>를 저울질하며 “<바비>는 큰 가슴이 달린 플라스틱 인형으로 만든 영화”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바비>를 재밌게 보긴 했다.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바라보지 않길 바란다. 플라스틱 인형에 끌리는 건 이상하긴 하다”고 덧붙였죠.
조 코이의 말에 시상식 분위기가 차가워진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죠. <바비>에 출연한 배우 마고 로비의 표정은 굳어졌고, 라이언 고슬링 역시 불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자리에 앉아 있던 다른 배우들도 이마를 짚거나 고개를 저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죠.
조 코이는 정말 <바비>를 제대로 본 걸까요? <바비>는 규정된 여성성의 이미지로 여겨지던 ‘바비’가 주체적인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진짜 모습을 발견하는 여정을 담은 영화입니다. 지난해 매출 15억 달러, 약 1조9,000억원을 돌파하며 엄청난 흥행을 기록했죠.
시상식이 끝난 후 온라인상에서는 “<바비>는 여성에게 의미 있는 영화인데 유일하게 언급한 게 ‘가슴’뿐이라니 어이가 없다”, “그 농담이 얼마나 역겨웠는지는 배우들의 얼굴에서 드러난다”, “2024년에 걸맞지 않은 최악의 성희롱”이라는 등의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조 코이는 “시상식 대본은 내가 쓴 부분도, 남이 써준 부분도 있다”며 애매하게 변명했지만, 한번 쏟아진 물을 다시 담을 수는 없었죠. 이런 분위기라면, 내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그의 모습을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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