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의 8할을 차지할 2024 가방 트렌드
올해는 백의 존재감이 남다를 겁니다.
마이크로 미니와 오버사이즈, 클러치와 토트백 등 2024 S/S 런웨이는 정반대의 백 스타일이 끊임없이 충돌했습니다. 하지만 극과 극은 통한다고 했던가요? 컬러, 사이즈, 디자인은 모두 제각각이었지만 효과는 같았습니다. 옷만큼, 아니 옷보다 더 눈에 들어올 정도로 포인트 역할을 제대로 해냈죠. 어쩌면 올해 스타일에서 가장 핵심적인 아이템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듯했습니다.
그간 런웨이에 등장한 백은 대체로 비어 있었습니다. 셰이프를 망가뜨리지 않기 위해서죠. 이번 시즌은 예외였습니다. 항상 소지품을 잔뜩 넣은 채 외출했던 제인 버킨의 버킨 백 스타일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어요. 모델들은 삐져나온 신문지와 구겨진 셔츠, 욱여넣은 하이힐 등 일상의 흔적으로 그득한 백을 들고 무대를 누볐습니다. 같은 가방도 개개인의 일상과 성향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스타일링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죠.
조용한 럭셔리의 미학에서 슬쩍 발을 뺀 듯한 디자인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크리스털, 비즈 같은 각종 장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파티 백으로도 거뜬한 화려함을 뽐냈죠. 미니멀 스타일에 툭하고 걸쳐준다면 올해의 세련미는 그 길로 완성입니다.
화려함에 대한 갈증은 디테일에서도 돋보였습니다. 체인 스트랩이 어느 때보다 자주 사용된 건데요. 어깨와 손에 주욱 그어진 반짝이는 줄은 주얼리만큼 뚜렷한 럭셔리 효과를 자아냈죠. 마이클 코어스의 골드 백이 그 극치를 보여주었고요.
<보그>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듯 클러치가 때아닌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올해 우리의 두 손은 핸드폰 대신 가방을 잡게 될 테죠. 사이즈는 핸드폰은 물론 어쩌면 노트북도 거뜬히 들어갈 정도로 큽니다. 활용도 면에서는 블랙 같은 베이식 컬러가 제격이겠지만요. 옷장에 무채색 아이템이 많은 편이라면 더 로우처럼 컬러로 힘을 주는 것도 좋습니다. 면적을 제법 많이 차지하는 사이즈인 만큼 원색적인 색조보다는 파스텔 톤을 추천하고요.
두 팔이 벌써부터 저려오는 것 같다면 엔벨로프 클러치를 염두에 두세요. 소지품을 콤팩트하게 정리할 수 있는 크기, 장지갑처럼 길쭉하고 깔끔한 형태는 그 어떤 룩이든 품위 있게 만들어줍니다.
체격으로 승부한 건 클러치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실용성을 대표하는 토트백도 몸집을 한껏 부풀려 돌아왔어요. 외출용인지 여행용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요! 특히 넓은 입구와 하단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바스켓 스타일이 돋보였습니다. 소지품 관리에 용이해 보였죠.
반대로 극단적으로 작은 사이즈의 백도 심심찮게 등장했습니다. 모두 수납보다는 액세서리 기능에 충실한 디자인이었죠. 정수는 동전도 못 넣을 것 같은 샤넬의 체인 백이었고요.
지난해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었던 트렌드 컬러 레드. 올해도 ‘팝 오브 레드(Pop of Red)’의 위상은 여전합니다. 토마토 빛깔로 물든 프로엔자 스쿨러와 발리의 백은 봄, 여름 시즌에 제격이었죠. 공통점은 디자인이 아닌 스타일링에서 발견했어요. 의상이 대체로 베이식한 뉴트럴 톤이었다는 점!
지난 시즌 또 다른 트렌드였던 하프 문 백은 보름달로 차오르는 중입니다. 형태도 다양했어요. 에르메스와 이자벨 마랑은 편히 들 수 있는 숄더백을 무대에 올렸습니다. 루이 비통은 견고한 핸드백 형태로 내보였고요. 알투자라와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클러치 스타일로 보름달 모양을 완벽히 구현했죠.
봄, 여름의 특권! 우븐 백입니다. 올해는 새로운 셰이프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요? 늘 들던 토트백 스타일은 잠시 내려놓고요. 구조적인 바스켓 디자인부터 딱딱하게 엮은 핸드백까지, 드넓은 선택지로 촘촘히 짜여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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