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식을 줄 모르는 스탠리 텀블러 열풍

2024.01.29

식을 줄 모르는 스탠리 텀블러 열풍

컵도 패션의 일부가 될 수 있을까요? 네, 아마도요. 미국을 휩쓴 스탠리(Stanley) 텀블러가 지금 최고의 액세서리로 자리 잡았거든요.

@stanley_brand

스탠리 텀블러 열풍은 여전히 뜨겁습니다. 특히 손잡이가 달린 어드벤처 퀜처 트래블 텀블러(Adventure Quencher Travel Tumbler)는 없어서 못 살 정도죠. 미국에서는 스타벅스와 협업해 출시한 스탠리 텀블러를 사기 위해 대형 마트 앞에 밤새 줄 서 있다가 오픈런을 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한 여성이 마트에서 스탠리 텀블러만 65개를 훔쳐 달아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죠.

팝 스타 올리비아 로드리고 역시 스탠리 텀블러를 좋아합니다. 영국 <GQ>와의 인터뷰에서 연보라색 스탠리 텀블러를 소개하며 “나는 이게 필요했어요. 내 삶을 바꿀 것 같았거든요. 그리고 실제로 그랬어요”라고 인증하기도 했죠.

사실 예전에도 물병이 패션 아이템으로 인기를 얻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1990년대와 2000년대를 떠올려보세요. 할리우드 셀럽이 한 손에 무심하게 들고 다녔던 에비앙과 피지 물병을 빼놓을 수 없죠. 레드, 옐로 등 다양한 컬러의 음료로 인기를 얻었던 비타민워터는 또 어떻고요. 돌고 돌아 이번에는 플라스틱 물병이 아니라, 텀블러가 트렌드의 중심에 자리 잡았습니다.

@ashalosss

RUNNN!!! Vanteines Day Stanley Release at Target! I swear I thought that lady took all of them😭 but I got mine😍 #stanleycup #stanley #valentinesdaystanley #vday #pinkstanleycup #target #2024 #newrelease #valentinesday #blackgirltiktok

♬ Everybody – Nicki Minaj

스탠리 텀블러 열풍이 시작된 곳은 틱톡입니다. 현재 ‘#Stanleycup’ 해시태그가 전 세계적으로 72억 조회 수를 기록했을 정도죠. 틱톡에는 스탠리 텀블러를 받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아이들의 모습과 텀블러를 자랑하는 이들의 모습으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스탠리 텀블러는 이제 물을 마시기 위한 도구가 아닌, 액세서리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흔치 않은 예쁜 컬러를 사기 위해 멀리까지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요. 다이어리 꾸미기나 가방 꾸미기처럼 텀블러에 미니 액세서리를 달아 자신만의 텀블러를 꾸미기도 합니다.

@stanley_brand

1913년 창립된 스탠리는 오랫동안 보온, 보냉이 잘되는 ‘튼튼한 보온병’ 이미지로 유명했습니다. 지난해 화재로 전소한 차량에서 얼음이 든 스탠리 텀블러만 멀쩡하게 발견되면서 다시 한번 조명받았죠. 전 세계적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지양하자는 움직임이 일면서 텀블러 사용이 늘긴 했지만, 유독 스탠리가 화려하게 날아오른 건 왜일까요?

영국 BBC에 따르면, 스탠리가 크록스(Crocs)의 최고 마케팅 책임자였던 테런스 레일리(Terence Reilly)를 데려온 게 신의 한 수였습니다. 레일리는 못생겼다고 외면받던 크록스를 대담한 패션의 일부로 만드는 데 공을 세운 인물이죠. 그의 다음 타깃이 바로 스탠리 텀블러였습니다. 그저 음료를 담는 텀블러일 뿐이지만, 지금 가장 핫한 액세서리를 가지고 있다는 만족감을 불러일으키도록 마케팅하는 데 성공한 겁니다.

스탠리 텀블러를 들고 산책 중인 몰리 메이 헤이그. Splash News

어쩌면 스탠리 텀블러는 한동안 목이 마른 사람을 위한 아이템이 아니라 ‘핫한 트렌드’를 대표하는 아이템으로 인기를 유지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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