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페토의 플랫 슈즈에 새 숨결 불어넣은 자크뮈스
지는 해인 줄로만 알았던 발레코어. 시몽 포르트 자크뮈스가 이 트렌드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었습니다. 며칠 전, 생 폴 드 방스의 마그 재단 미술관에서 열린 자크뮈스 2024 S/S 컬렉션에 발레 플랫이 반복적으로 등장했거든요.
이번 컬렉션의 제목은 ‘Les Sculptures(조각들)’였습니다. 시몽 포르트 자크뮈스에게 영감을 준 것은 20세기의 예술가들, 특히 그가 예전부터 ‘팬심’을 숨기지 않았던 자코메티였죠. 워킹을 이어간 모델들 뒤에도 자코메티의 조각상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비율 척도에 큰 관심을 가졌던 자코메티는 비율에 관한 기존 법칙을 무시하기로 유명했는데요. 그 영향을 받은 탓인지, 자크뮈스의 컬렉션에서 가장 눈에 띈 부분 역시 ‘기상천외한’ 프로포션이었습니다.
쇼에는 어깨 라인을 부풀린 듯한 재킷과 슬림한 팬츠의 조합이 계속 등장했습니다. 조각상을 연상시키는 팬츠와 드레스도 빼놓을 수 없고요. 하나같이 실루엣이 과장된 룩뿐이었지만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룩에 클래식하고 미니멀한 슈즈를 매치해 밸런스를 유지한 덕분이었죠. 남성 모델들은 로퍼와 샌들을, 여성 모델들은 리본이 달린 키튼 힐과 스트랩 힐을 신고 있었습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발레 플랫이었습니다. 스트리트 포토에서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지난 2024 S/S 시즌 런웨이에서는 자취를 감추다시피 해 더욱 반갑게 느껴졌죠. 발레 플랫만의 앙증맞은 분위기는 여전했습니다. 길쭉한 양말을 매치하는, 정석과도 같은 스타일링 역시 변함없었고요.
그간 발레 플랫은 여성의 전유물과도 같았는데요. 자크뮈스의 컬렉션에는 발레 플랫을 신은 남성 모델이 연달아 등장했습니다. 남성적인 수트 팬츠에 자그마한 구두를 매치해 중성적인 스타일링을 즐기는 베이비걸이 떠오르기도 했죠. 뭉툭한 스퀘어 토 디자인 덕분에 너무 페미닌하게 느껴지지도 않았고요.
쇼에 등장한 스퀘어 토 플랫은 1947년부터 발레 슈즈를 만들어온 레페토와의 협업 제품이었습니다. 발레리나 지지 장메르(Zizi Jeanmaire)가 디자인하고, 믹 재거와 세르주 갱스부르가 즐겨 신었던 모델 ‘지지’를 재해석한 것이죠. 포멀한 무드를 머금고 있어, 최근의 오피스 웨어 트렌드에도 완벽히 들어맞습니다. 자크뮈스와 레페토의 협업이 또 한 번 ‘발레 플랫 열풍’을 몰고 올 수 있을지 유심히 지켜봐야겠죠?
-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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