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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마련해도 후회 없을, 가장 구찌다운 구찌 백 7

2024.02.01

언제 마련해도 후회 없을, 가장 구찌다운 구찌 백 7

1897년, 구찌오 구찌는 고향 피렌체를 떠나 런던으로 향했습니다. 그가 사보이 호텔의 포터로 일하며 주목한 건 고객들의 수트케이스. 이탈리아로 돌아간 그는 여행용 가죽 제품 제작 기술을 연마합니다. 그리고 1921년, 피렌체 비냐 누오바 거리에 자신의 첫 부티크를 오픈하죠. 세상이 구찌의 제품에 매료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무솔리니가 무역 금수 조치를 내리는 바람에 구찌는 가죽 소재 공급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구찌의 창의력을 꽃피우게 해준 계기이기도 해요. 구찌와 그의 아들 알도, 바스코, 로돌포는 라피아, 나무, 부드러운 송아지 가죽 등 다양한 소재를 시도했죠(비슷한 시기,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지금의 웨지 샌들 하면 떠오르는 코르크 힐을 만들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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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 구찌는 대나무를 구부리고 태워 가방 손잡이를 만들어냅니다. 그렇게 해서 구찌 역사, 아니 패션 역사에 길이 남을 뱀부 백이 탄생했습니다. 이 백은 잉그리드 버그먼 주연의 1954년 작 <이탈리아 여행(Journey to Italy)>에도 등장했어요. 할리우드와 구찌의 사랑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순간이죠. 이후 피렌체 부티크는 (영국 왕위에 오르기 전의) 엘리자베스 여왕, 엘리너 루스벨트, 엘리자베스 테일러 등 유명 인사로 북적였습니다.

돌체 비타! 이탈리아 문화의 황금기, 1950년대 로마는 맨해튼을 비롯한 전 세계 부유층의 놀이터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구찌는 이들의 옷장과 다름없었죠. 이후 20년간 구찌는 전 세계 각지에 매장을 열었습니다. 속된 말로 ‘핫’한 지역에 가면 어김없이 구찌 매장을 발견할 수 있었죠. 그레이스 켈리는 밀라노에서 실크 스카프를 집어 들었고, 재키 케네디는 호보 백을 어깨에 걸쳤습니다.

홀스빗 1955

Courtesy Photos

알도 구찌는 고객들이 백의 ‘역사성’을 중요시한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리고 한때 귀족들의 승마 안장을 제작했던 가문의 발자취에서 영감을 받죠. 그렇게 홀스빗 디테일이 탄생했습니다. 녹색과 빨간색으로 구성된 줄무늬와 함께 구찌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죠. 톰 포드, 알렉산드라 파치네티, 프리다 지아니니 등 구찌를 거쳐 간 모든 디자이너들이 한 번쯤 재해석한 디테일이기도 한데요.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2020 크루즈 컬렉션에서 선보인 ‘구찌 1955 홀스빗’은 하우스의 또 하나의 시그니처로 발돋움했습니다.

재키 1961

Getty Images
Gucci S/S 2024 RTW

이름의 주인처럼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움을 지닌 백입니다. 당시 이 가방을 든 재클린 케네디의 파파라치 컷을 본 구찌는 즉시 백 이름을 ‘재키’로 삼았습니다. 이후 변주를 거듭하며 꾸준히 사랑받아왔고요. 최근 사바토 데 사르노의 런웨이에서도 다시 태어났습니다. 크리스털을 비롯한 반짝이 장식을 입은 재키 백은 눈부시게 아름다웠죠.

다이애나

Splash News

1990년대,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대나무 손잡이가 달린 구찌 백을 즐겨 들었습니다. 심지어 바이커 쇼츠와 스웨트셔츠 차림에도요. 앞서 말했듯 뱀부 핸들은 구찌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이를 놓칠 리 없었죠.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60번째 생일이기도 한 2021년 7월 1일, 미켈레는 그 시절 다이애나의 토트백을 닮은 가방을 세상에 선물했습니다. 더블 G 로고와 짱짱한 스트랩이 특징이었는데요. 탈착식 스트랩은 대나무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고무줄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미켈레식 위트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죠.

뱀부 1947

@alexachung

뱀부 핸들의 근본! 뱀부 1947입니다. 대나무 손잡이는 가볍고 튼튼할 뿐만 아니라 백의 보디를 훨씬 더 시크하고 우아하게 만들었습니다. 현대에는 실용성을 고려한 숄더 스트랩까지 추가해 완성도를 높였죠.

GG 마몽

Gucci F/W 2016 RTW
Gucci F/W 2016 RTW

미켈레의 유산 중 하나죠. 2016 F/W 컬렉션에서 처음 선보인 이 라인은 보헤미안 감성부터 절제된 화려함까지, 미켈레가 핸드백에 반영하고자 했던 모든 아름다움이 담겨 있습니다. 퀼팅 효과를 가미한 벨벳, 가죽 소재의 고급스러운 텍스처가 큰 특징이죠. 더블 G 로고를 다시금 각인시킨 백이기도 하고요. 토트백, 백팩, 버킷 백 등 선택지도 다양합니다. 무얼 선택하든 실패는 없겠지만요.

디오니서스

Gucci F/W 2015 RTW

체인 스트랩과 캔버스 소재의 조화, 타이거 헤드 메탈 클로저까지. 긱 시크의 미학을 이보다 더 잘 구현해낸 백은 없습니다.

블론디

Backgrid

더블 G가 원을 이루는 이 실루엣, 일명 라운드 인터로킹 G는 1971년에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2022 프리폴, ‘러브 퍼레이드’ 컬렉션에서 다양한 버전으로 재해석되며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았죠. 다코타 존슨, 앤 해서웨이 등 많은 셀럽이 애용하는 모델 중 하나고요. 특히 스웨이드 소재를 눈여겨보세요. 금빛이 감도는 라운드 인터로킹 G와 고급스러운 조화를 이룹니다.

Lilah Ramzi, Laura Tortora
사진
Getty Images, Splash News, Courtesy Photos, IMDb
출처
www.vogu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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