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F/W 패션 위크, 도시별 관전 포인트는?
뉴욕에서 출발해 런던, 밀라노를 거친 뒤 파리에서 마침표를 찍는 여정이 다시 시작됩니다. 이번 2024 F/W 시즌은 2월 9일부터 3월 5일까지 진행되는데요. 도시별 관전 포인트, 그리고 눈여겨봐야 할 컬렉션을 소개합니다.
뉴욕 / 2월 9~14일
패션계에서 완전히 은퇴하고 예술가가 된 지 20년 가까이 지났지만, 헬무트 랭의 이름은 그 어느 때보다도 동시대적으로 느껴집니다. 1990년대, 그의 주도하에 전성기를 맞이했던 미니멀리즘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거든요. 이번 2024 F/W 시즌의 시작은 피터 도가 이끄는 헬무트 랭이 알립니다. 피터 도는 지난 데뷔 컬렉션에서 현대적인 시선으로 헬무트 랭의 유산을 재해석했다는 평을 받았는데요. 그의 소포모어 컬렉션은 한국 시각으로 2월 10일 오전 2시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Melting Pot(인종의 용광로)’이라는 별명답게, 뉴욕 패션 위크만의 차별점은 바로 다양성입니다. 이번 캘린더에도 흑인 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라콴 스미스와 루아르는 물론, 멕시칸 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윌리 차바리아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쇼를 선보입니다. 언제나 틀을 깨는 캐스팅으로 화제를 불러 모으는 콜리나 스트라다와 에크하우스 라타도 빼놓을 수 없고요. 한편 루도빅 드 생 세르냉 역시 2월 12일 오전 10시, 브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파리를 벗어나 쇼를 선보입니다.
런던 / 2월 16~20일
뉴욕이 내세우는 무기가 다양성이라면, 런던은 젊음으로 대표됩니다. 짧은 스케줄 중, 가장 주목해야 할 날은 2월 17일. 한국 시각으로 당일 오후 11시부터 몰리 고다드, 어덤 , 알루왈리아, 데이비드 코마, 시몬 로샤, 그리고 리차드 퀸의 쇼가 이어집니다. 지금 런던의 패션 신을 대표하는 브랜드들이 1시간 간격으로 쇼를 선보이는 것이죠.
그다음 날에도 JW 앤더슨, 유돈 초이 등 오랫동안 런던 패션 위크에 빠지지 않고 참여해온 브랜드들의 컬렉션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딜라라 핀디코글루, 사울 내쉬, 에런 에시처럼 젊고 혈기 왕성한 브랜드 역시 빼놓을 수 없고요. 특히 사라 버튼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루머가 돌기도 했던 딜라라 핀디코글루가 1년 만에 선보이는 정식 컬렉션에 많은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런던에서 펼쳐지는 4일간의 여정은 2월 20일 오전 3시, 다니엘 리의 세 번째 버버리 컬렉션으로 막을 내립니다.
밀라노 / 2월 21~26일
지난 9월, 밀라노의 2024 S/S 시즌을 관통하는 핵심어는 ‘새로운 출발’이었습니다. 사바토 데 사르노와 피터 호킹스가 각자 구찌와 톰 포드에서 첫 컬렉션을 선보였기 때문이죠. 전통과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도시지만, 밀라노는 이번에도 새로운 바람으로 가득합니다. 토즈는 마테오 탐부리니(Matteo Tamburini)를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했고, 월터 치아포니는 블루마린에서 니콜라 브로냐노의 자리를 메우게 됐죠. 지난주, 모스키노의 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선임된 아드리안 아피올라자가 준비 기간이 짧았음에도 훌륭한 컬렉션을 선보일지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밀라노 패션 위크의 하이라이트는 지금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프라다와 보테가 베네타입니다. 각각 한국 시간으로 22일 오후 10시, 그리고 25일 오전 4시에 쇼를 선보일 예정이죠. 지난 9월, 야외에서 7,000여 명이 함께하는 레이브 파티를 주최한 디젤이 어떤 선택을 할지도 눈여겨보세요.
파리 / 2월 26일~3월 5일
뭐니 뭐니 해도 패션 위크의 하이라이트는 파리입니다. 디올, 생 로랑, 로에베, 꼼데가르송, 발렌시아가, 발렌티노, 샤넬, 미우미우, 그리고 루이 비통 같은 ‘메가 브랜드’들이 거점으로 삼는 도시니까요. 파리에서도 설레는 첫 발걸음을 내딛는 브랜드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리 맥퀸의 어시스턴트로 시작해 30년 가까이 하우스와 함께한 사라 버튼을 떠나보낸 알렉산더 맥퀸은 3월 3일 오전 4시, 션 맥기르의 데뷔 컬렉션을 앞두고 있습니다. 끌로에는 셰미나 카말리와 함께 새로운 출발선에 섰고, 지방시는 디자인 팀이 또 한 번 매튜 윌리엄스의 빈자리를 메웁니다.
그렇다고 LVMH나 케어링 그룹 소속의 메가 브랜드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릭 오웬스나 키코 코스타디노브처럼 ‘독립된 제국’을 건설하겠다는 꿈을 품은 브랜드 역시 빼놓을 수 없죠. 이제 파리 캘린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되어버린 더 로우, 젊지만 탄탄한 코페르니와 꾸레주의 쇼도 놓쳐서는 안 되겠고요. 조머(Zomer)와 듀란 랜팅크처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신진 브랜드의 컬렉션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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