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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을 넘어 성수로, 2024 F/W 서울 패션 위크

2024.02.07

동대문을 넘어 성수로, 2024 F/W 서울 패션 위크

세계 패션의 중심지로 떠오르는 서울, 그 중심에 서 있는 서울 패션 위크. 지난 2월 1일 시작해 5일간 이어진 2024 F/W 서울 패션 위크는 DDP를 벗어나 성수로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보그 코리아>가 주목한 브랜드를 소개합니다.

2월 1일, 아조바이아조

서울 패션 위크 제공
@chien_chi_chang

아조바이아조의 디자이너 김세형을 매료한 것은 대만 출신의 사진가 치엔치 창(Chien-Chi Chang)입니다. 그는 환자들을 쇠사슬로 묶어 치료하는 가오슝시의 한 정신 병동을 방문해 그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했는데요. 그 후 그 사진을 모아 ‘The Chain(더 체인)’이라는 제목의 포토북을 출시하고, 전시를 열기도 했습니다.

아조바이아조의 2024 F/W 컬렉션 타이틀 역시 ‘더 체인’이었습니다. 런웨이에 등장한 모델들의 비주얼은 하나같이 강렬했는데요. 모두 온몸에 타투를 새긴 채 주머니에 손을 넣고, 껄렁거리며 워킹을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아조바이아조의 옷은 개성 넘치던 이들을 하나로 묶는 ‘체인’ 역할을 했죠.

2월 2일, 선우

@sun_woo_official

지난해 1월, 1세대 흑인 슈퍼모델 이만이 영국 <보그> 커버를 장식했죠. 그때 그녀는 독특한 디자인의 장갑을 끼고 있었습니다. 2018년 센트럴 세인트 마틴을 졸업한 디자이너 장선우의 작품이었죠. 그녀가 이끄는 브랜드 선우 역시 2024 F/W 서울 패션 위크에서 첫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돋보인 부분은 평면과 입체의 변주였습니다. 33개 룩 모두 슈즈 없이, 단색의 드레스만 선보인 점도 흥미로웠고요. 쇼 직후 장선우 디자이너는 <보그 코리아> 인터뷰에서 “선우의 옷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은 꿈나라”라고 밝혔는데요. 초현실적인 실루엣의 드레스는 ‘선우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상상을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2월 3일, 51퍼센트

서울 패션 위크 제공

조명이 꺼지고 귀가 울릴 정도로 거대한 자동차 배기음이 51퍼센트 2024 F/W 컬렉션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디자이너 이원재는 그 굉음만큼 강렬하고 마초적인 룩을 선보였는데요. 반항기를 머금은 소재인 데님과 레더에 주력한 덕분이었습니다. 레더 아우터 안에 데님 셔츠를 매치한 스타일링 역시 돋보였고요.

컬렉션에서는 전반적으로 2000년대 초·중반의 자유분방한 무드가 짙게 묻어났습니다. 데님 볼캡을 뒤로 쓴 남성 모델은 레더 브라를 입은 여성 모델과 대화를 나누며 런웨이를 걸었고, 한 손에 커피를 들고 등장한 모델도 있었죠. 이원재 디자이너는 끈을 풀어 헤칠 수도 있고, 뒤로 묶어 티 팬티처럼 연출할 수도 있는 데님 팬츠를 자신의 ‘최애 아이템’으로 꼽았습니다.

2월 4일, BLR

서울 패션 위크 제공

영국 LCF를 졸업한 디자이너 권봉석의 특기는 데님입니다. 그가 론칭한 브랜드 BLR은 과감한 워싱과 디스트레스트 디테일을 더한 데님 피스를 선보이며 주목받아왔죠. 권봉석 디자이너는 최근 아름다운 옷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와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압박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고민에 사로잡힌 그의 머릿속을 떠돌던 단어는 컬렉션의 타이틀이기도 한 ‘자본주의(Capitalism)’였습니다.

BLR의 2024 F/W 런웨이에는 리복과의 협업 아이템이 등장했습니다. 점점 늘어가는 브랜드의 소비층을 만족시키기 위한 선택이었죠. 반면 실루엣과 디테일에서는 BLR만의 특색이 느껴졌습니다. 다양한 길이의 재킷, 수십 년은 족히 된 듯한 디스트레스트 톱, 빈티지 무드를 살린 워싱은 디스토피아적인 분위기를 자아냈죠.

2월 5일, 한나신

서울 패션 위크 제공

벌써 1년째 서울 패션 위크의 앰배서더로 활동하는 뉴진스. 이번 시즌에도 어김없이 그들과 함께한 서울 패션 위크 포스터가 공개되었는데요. 포스터의 해린, 하니, 민지가 입은 옷은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한나신의 제품이었습니다.

한나신이 내건 슬로건은 ‘Glamorous Sustainable Fashion with Technology’입니다. 글래머러스하면서도 신기술을 활용해 지속 가능한 의류를 제작한다는 것이 한나신만의 모토죠.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눈에 띈 소재는 모피였습니다. 지나치게 부하지 않은 모피 코트를 선보이며, 몹 와이프 트렌드가 연상되는 룩이 반복적으로 등장했죠. 그녀는 쇼에 선보인 원단의 70% 이상을 재활용 소재로 만들었다는 비하인드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사진
서울 패션 위크 제공,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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