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째 우아한, 할머니 신발의 귀환
1920년대 메리 제인과 함께 사랑받았던 신발이니, 할머니 신발보다 증조할머니 신발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군요. 살로메 슈즈 이야기입니다.
슈즈 트렌드는 지금 순수의 시대를 지나고 있습니다. 로퍼와 메리 제인, 발레 플랫 등 클래식 슈즈가 시즌마다 조명받고 있죠. 오늘의 주인공, 살로메 슈즈도 그렇습니다. 발등에 세로로 죽 그어진 스트랩이 ‘T’ 모양을 떠올린다 해서 일명 T 바, T 스트랩 슈즈라고도 불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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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커트나 드레스 길이가 점점 짧아지던 1920년대, 풍성한 밑단 사이에 가려졌던 신발이 슬슬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발등이나 발가락이 드러나는 샌들부터 각종 장식을 더한 것까지, 저마다 개성을 갖춘 디자인이 등장하게 된 거죠. 그러니까 살로메 슈즈엔 처음 신발이 멋을 내던 시절의 미감이 담겨 있는 셈입니다.
특히 넓은 발볼이 고민인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군요. 얇지만 분명한 스트랩 한 줄이 얄상한 실루엣을 완성해주거든요. 스트랩 슈즈 중에서도 가장 깔끔하게 드레스업한 느낌을 주는 아이템이고요. 고전적인 페미닌함을 연출하고플 때 제격이죠. 2024 F/W 런웨이에 오른 모습만 봐도 설득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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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메 슈즈는 스커트와 입었을 때 가장 잘 어울립니다. 1920년대 살로메 슈즈의 짝꿍도 플래퍼 드레스였죠. 당시 여성들이 춤을 추러 갈 때 자주 활용하던 매치입니다. 페라가모는 애초에 1920년대를 컬렉션의 재료로 삼았습니다. 휘날리는 프린지와 깃털 장식, 선명한 발등의 실루엣에서 그 시절 정취가 느껴졌죠. 슈즈의 곧은 셰이프가 의상의 화려한 움직임을 안정적으로 잡아주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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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다른 방식으로 센슈얼한 무드를 더한 하우스도 있습니다. 돌체앤가바나는 찔릴 듯 뾰족한 스틸레토 힐과 포인티드 토로 날렵한 맛을 살렸어요. 코트의 각 잡힌 실루엣과 함께 관능미를 날카롭게 드러냈죠. 반면 베르사체는 널찍한 버클을 중간에 떡하니 배치했습니다. 스트랩은 사선으로 자리 잡고 있었고요. 미니멀한 의상 덕분에 슈즈의 도발적인 디테일이 더욱 돋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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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리스 반 노튼은 점잖은 아이템을 대담하게 가지고 놀았습니다. 예상치 못한 조합과 컬러, 디테일로 일상복의 지루함을 덜어냈죠. 살로메 슈즈도 이 분위기에 충실했습니다. 스팽글로 수놓은 코트, 두툼한 니트와 미디스커트, 집업 재킷과 밴딩 팬츠 등과 함께했는데요. 부드러운 스퀘어 토 셰이프가 독특한 매력을 더했습니다.
특히 팬츠와 함께한 룩이 인상 깊었어요. 스트랩 윗부분이 바짓단에 가려진 덕에 컷아웃과 다름없는 효과를 냈거든요. 드러난 발등 자체가 포인트가 되어주었죠. 기억해둘 만한 팁이었습니다.
- 포토
- Getty Images, GoRun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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