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트렌드

올여름, 우아함을 독차지할 드레스 트렌드

2024.03.19

올여름, 우아함을 독차지할 드레스 트렌드

실제 허리보다 한참 밑에 있는 허리선, 드롭 웨이스트 드레스입니다.

내려앉은 허리선이라, 쉽게 생각해 로우 라이즈 패션의 다음 타깃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Y2K 스타일로 묶고 싶진 않군요. 그보다 더 고상하고 우아하거든요. 아래 두 벌의 런웨이 룩만 봐도 감이 올 겁니다.

Zimmermann S/S 2024 RTW
Jil Sander S/S 2024 RTW

오로지 길어 보이는 하체를 위해 아이템 불문 허리를 바짝 끌어 올리던 노력이 어쩐지 겸연쩍게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관능적이고 쿨한 무드를 강조한 20년 전보다는 100년 전 코코 샤넬이 창조한 플래퍼 실루엣의 아름다움을 더 닮았지요.

물론 2024년 버전만의 특징도 있습니다. 직선적인 라인이 대표적이던 1920년대와 달리 비교적 타이트한 상체 핏으로 효과를 더 드라마틱하게 강조한 하우스가 많았죠. 모래시계처럼요. 한층 센슈얼해진 겁니다.

Eudon Choi S/S 2024 RTW
Molly Goddard S/S 2024 RTW
Proenza Schouler S/S 2024 RTW
Tove S/S 2024 RTW
Rachel Comey S/S 2024 RTW
Roksanda S/S 2024 RTW
Acne Studios S/S 2024 RTW

허리선의 위치는 모두 제각각이었습니다. 골반부터 엉덩이, 심지어 그보다 한참 아래인 허벅지나 무릎 쪽에 배치한 하우스도 있었지요. 현실성을 따진다면 골반 정도가 적당하겠지만요.

Jil Sander S/S 2024 RTW
Tove S/S 2024 RTW
Khaite S/S 2024 RTW
Khaite S/S 2024 RTW

그보다 재미있는 건 상체와 하체를 구분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드레이프나 플리츠를 비롯한 주름 장식만 있는 게 아니었어요. 질 샌더처럼 빽빽한 프린지 장식으로 묵직함을 더할 수도, 토브처럼 아예 소재를 달리해 투피스 효과를 낼 수도 있는 겁니다. 케이트처럼 코르셋 디테일을 더해 밑단 대신 상체에 집중할 수도 있고요.

런웨이 룩으로 눈치챘겠지만 별다른 스타일링을 추가할 필요가 없습니다. 드레스의 실루엣 자체로 이미 충분하지요. 허리선이 낮다는 건 곧 허리를 조이지 않는다는 뜻, 여기에 맞춰 느슨하고 여유로운 무드를 내는 게 관건입니다.

Bevza S/S 2024 RTW
3.1 Phillip Lim S/S 2024 RTW

멋 좀 안다는 셀럽들은 진작부터 이 실루엣을 살리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Splash News
@hoskelsa
@hoskelsa
@kendalljenner
@kendalljenner
@alexachung

에밀리 라타이코프스키는 이미 토리 버치의 드레스로 지난해 멧 갈라를 장식했습니다. 엘사 호스크는 슬립 드레스를 연상케 하는 실키한 소재로 우아함을 극대화했죠. 허리선이 V 모양으로 잡힌 켄달 제너의 블랙 드레스는 여름 데일리 룩으로 제격이겠군요. 튜브 톱 스타일에 발레 플랫을 더한 알렉사 청의 스타일은 또 어떻고요. 무엇보다 모두 애쓴 느낌이 없어 참 편안합니다. 뜨거운 여름에도 마음 편히 우아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였죠.

포토
GoRunway, Splash News, Instagram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