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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리 팬츠, 피할 수 없다면 즐기세요

2024.04.16

카프리 팬츠, 피할 수 없다면 즐기세요

수년간 계속되던 ‘와이드 핏’ 열풍이 주춤하고 있습니다. 스키니 진의 기세가 심상치 않고, 톱마저 타이트한 핏으로 맞춰 입는 게 유행하고 있으니까요. 이런 흐름 속에서 카프리 팬츠가 주목받는 것은 당연합니다. 애매한 길이 탓에 소화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트렌드 아이템을 못 본 체할 순 없는 법. 이 문제적 아이템을 올해는 어떻게 입으면 좋을까요?

Jacquemus 2023 S/S RTW
Versace 2023 Pre-Fall

사실 카프리 팬츠는 지난여름에도 런웨이에 심심치 않게 모습을 드러내며, 예열을 완벽히 마친 아이템입니다. 자크뮈스의 2023 S/S 컬렉션에는 데님 카프리 팬츠가 등장했고, 베르사체는 2023 프리폴 컬렉션에서 카프리 레깅스를 선보였죠. ‘Y2K 스타일 아이템’이라는 인식과 달리 이들의 룩에서는 우아함마저 느껴졌습니다. 전체적인 비율을 염두에 둔 하이 웨이스트 실루엣, 상체 피부를 살짝 드러내는 세심한 스타일링 덕분이었죠.

Coperni 2024 S/S RTW

2024 S/S 시즌에는 코페르니의 룩이 가장 눈에 들어왔습니다. 두툼한 스웨트 소재에 드로스트링까지 더한 카프리 팬츠를 포멀한 더블 브레스트 블레이저에 매치했거든요. 샌들을 신었지만 바지를 한껏 올려 입은 덕분에 다리가 짧아 보이지도 않았죠. 종아리를 훤히 드러내더라도 멋스러운 오피스 룩을 연출할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는 순간이었습니다.

Knwls 2024 F/W RTW
Knwls 2024 F/W RTW
Knwls 2024 F/W RTW

노울스의 2024 F/W 컬렉션에도 데님부터 코튼, 얇은 시스루까지 다양한 소재의 카프리 팬츠가 등장했습니다. 유일한 공통점은 하이 웨이스트 실루엣이었다는 점이고요. 노울스의 룩에서 주목할 부분은 스타일링입니다. 카프리 팬츠를 입을 때, 꼭 어떤 무드나 스타일에 국한할 필요는 없다는 걸 알 수 있었죠. 카고 포켓이 달린 팬츠는 길이를 맞춘 롱부츠에, 데님은 복슬복슬한 부츠에 매치했습니다.

@pernilleteisbaek

이제 거리로 시선을 돌려볼까요? 페르닐 테이스백의 룩은 믹스 매치 그 자체였습니다. 프라다의 워크 재킷에 저지 소재 카프리 팬츠를 조합한 것도 모자라, 손에는 버킨을 들고 있었거든요. 아이템 컬러를 차분하게 통일하니 ‘올드 머니 룩’의 정취마저 느껴졌죠.

Getty Images

아티코의 설립자 질다 암브로시오의 룩은 더 정제되어 있었습니다. 하이 웨이스트 팬츠의 단짝과도 같은 크롭트 재킷을 매치한 뒤, 군데군데 메탈 소재로 포인트를 줬죠. 통이 좁은 팬츠를 선택한 만큼 얇은 셰이프의 슈즈를 고집한 점도 주효했고요. 지금 같은 환절기에 따라 하기 좋은 룩이었습니다.

@emilisindlev

하지만 역시 범용성이 가장 좋은 것은 데님 카프리 팬츠입니다. 롤업으로 내 입맛에 맞게 길이를 조절할 수도 있고, 특유의 레트로한 분위기 덕에 안경과 함께 긱 시크 트렌드에 올라타기에도 제격이죠. 올여름에는 카프리 팬츠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고, 종아리를 시원하게 드러내보세요!

사진
GoRunway, Instagram,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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