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지금 같은 초여름에 시도하기 좋은, 팬츠 위 드레스 조합
때와 장소에 맞는 스타일링이 존재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같은 이치로 날씨에 맞게 옷을 입는 것도 무척 중요하죠. 살갗이 아리는 겨울에 어울리는 옷차림이 있고,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봄에만 입을 수 있는 차림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봄도 여름도 아닌 딱 지금 같은 초여름에 활용하기 좋은 조합은 어떤 걸까요? 정답은 팬츠 위 드레스입니다.
최근 지지 하디드가 이 조합을 선보였죠. 이날 그녀가 데님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한데요. 평소 지지 하디드가 가장 선호하는 팬츠인 것은 물론이고, 특유의 범용성 덕분에 함께할 톱의 디자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스타일링이 까다로운 긴 길이의 니트 셔츠 드레스를 완벽하게 소화한 룩만 봐도 알 수 있죠. 물론 단추를 반쯤 풀어 헤쳐 더 길쭉한 실루엣을 연출한 지지의 센스도 크게 한몫했지만요!
사바토 데 사르노의 구찌 데뷔 컬렉션에서도 비슷한 룩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살짝 와이드한 핏의 데님에 화려한 디테일을 더한 슬리브리스 톱을 매치했는데요. 라인스톤과 프린지처럼 화려한 디테일의 톱이었지만, 데님이 룩을 중화한 덕분에 과하다는 느낌은 찾아볼 수 없었죠. 이렇듯 데님을 활용하면 존재감이 강렬한 드레스라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습니다.
사실 데님 위 드레스 조합은 보헤미안 시크를 입던 이들이 아주 예전부터 즐겨온 조합인데요. 짐머만은 바로 이 점에서 힌트를 얻은 듯 레이스 소재 드레스 밑에 워시트 데님을 매치했습니다. 셰미나 카말리의 등장으로 보헤미안 시크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는 지금 참고하기 좋은 룩이죠.
콜리나 스트라다 역시 레이스 드레스를 선택했습니다. 앞서 살펴본 구찌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순백색 상의가 화려한 패턴이 그려진 팬츠의 존재감을 중화했죠.
이세이 미야케는 레이어링과 컬러 플레이의 미학을 제대로 선보였습니다. 길이가 다른 드레스를 세 벌이나 겹쳐 입고, 그 밑에는 다리가 비칠 정도로 얇은 팬츠를 매치했죠. 파스텔 톤의 티셔츠 드레스가 반복적으로 등장한 1995 S/S 컬렉션을 레퍼런스로 삼은 듯했습니다.
더 미니멀한 무드를 자아내는 것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블랙과 화이트처럼 차분한 컬러를 선택하면 되죠. 핵심은 역시 실루엣과 소재에 집중하며 따분하지 않은 룩을 완성하는 것. 프로엔자 스쿨러는 피시넷 소재 롱 드레스를 활용했습니다. 이너로 흰 티셔츠까지 더한다면 리얼웨이에서도 충분히 소화 가능한 스타일링이죠.
질 샌더 역시 올 블랙 룩을 선보였습니다. 철저히 계산된 쇼츠와 부츠 스타일링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는데요. 두 아이템의 길이를 정교하게 맞추며 흡사 수트 팬츠를 입은 것 같은 착시 효과를 일으켰습니다. 룩에 재미를 더한 독특한 소재의 미니 드레스도 빼놓을 수 없고요!
- 사진
- Getty Images, GoRun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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