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할머니 여름 신발이 돌아왔다
잘 몰랐겠지만 숄(Scholl) 클로그는 역대 가장 ‘잘 팔리는 신발’ 중 하나입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이 신발은 성별 불문 모두가 조금 더 발 편한 일상을 보내기 위해 탄생했습니다. 아이디어는 윌리엄 숄(William Scholl)에게서 비롯되었어요. 그는 발을 편안하게 해주고 건강을 보장하는 인체 공학적 형태를 찾는 데 자신의 인생을 걸었습니다. 그는 메모리 쿠션, 바이오프린트, 젤락티브(Gelactiv), 숄 생체역학(Scholl Biomechanics) 등 정형외과 분야의 최전선에 있는 기술을 개발해 신발에 적용했습니다. 그 결과, 그의 신발은 전 세계적으로 건강과 편안함을 상징하는 아이템이 되었죠.
그리고 이 샌들은 일명 그래니 스타일의 필수 아이템입니다.
마침 캐리 브래드쇼의 최신 룩이 몸소 증명해주는군요. 최근 사라 제시카 파커는 <앤 저스트 라이크 댓(And Just Like That)> 새 시즌 촬영에 여념이 없는데요. 지난 20일에는 촬영장에서 숄 클로그를 신은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화려하고 과장된 러플 맥시 드레스, 오버사이즈 모자와 함께 짝을 지은 그래니 스타일이었죠. 그녀가 처음 숄 클로그를 신고 나왔을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더군요. 당시에는 더 절제되고, 덜 ‘그래니스러운’ 드레스를 입고 있었거든요.
다리 근육을 키워주는 페스큐라 샌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찾아온 미국의 경제 호황과 함께 건강에 대한 관심도 커졌습니다. 동시에 스포츠에 할애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쁜 사람들이 많았던 때죠. 숄은 그런 사람들을 위한 신발을 만들기 위해 연구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걸으면서 자연스럽게 근육을 자극하며 온몸에 그 효과를 전달하는 페스큐라의 밑창, 풋베드를 만들어냅니다. 실제로 페스큐라 샌들은 그저 신고 걷기만 해도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리 근육을 자극하거든요. 그야말로 혁신적이었습니다. 따로 운동을 하지 않아도 신체를 단련할 수 있었죠. 나막신이 더 이상 시골, 전통이 아니라 건강의 상징이 된 순간이었습니다.
페스큐라 샌들은 오늘날에도 높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클래식 모델은 아마존에서 600개 이상의 긍정적인 후기를 얻었지요. 참고로 고무 패드가 달린 플랫 샌들은 마사지까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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숄 클로그 그리고 그래니 시크
1960년대, 숄 클로그는 단순히 건강을 위한 신발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의 일부였습니다. 실제로 제 할아버지도 클로그를 즐겨 신었어요. 그는 거의 모든 여가 시간을 클로그와 함께했지요. 해변에 가거나 산책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페스큐라 샌들이 스니커즈보다 더 편안하다고 생각하셨거든요. 이 신발은 한번 신고 나면 다른 신발로 갈아 신고 싶지 않을 정도로 발이 편합니다. 심지어 잘 망가지지도 않습니다(제 할아버지는 이 신발을 40년 동안 신으셨습니다). 여러모로 그래니 시크 스타일에 최적화된 신발이지요.
숄 클로그의 유행과 인기는 우리의 부모, 그리고 조부모 세대를 대변하는 아이템을 패션으로 풀어내려는 관심에서 비롯된 현상 중 하나입니다. 무엇보다 숄 클로그는 계절마다, 해마다, 아니 심지어 수십 년이 지난 후에도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입니다. 외관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오히려 현대적으로 느껴집니다. 어글리 슈즈가 하나의 멋이 된 요즘이니까요. 못생긴 모양새가 스타일에 매력적으로 작용한다는 시선이 담겨 있는 거죠.
플랫, 웨지 등 굽의 종류는 물론 발에 꼭 맞게 조절할 수 있는 스트랩까지! 숄 클로그는 현대에 발맞춰 꾸준히 재해석되고 변주되고 있습니다. 최근 눈에 들어오는 건 발가락 부분을 막은 디자인이죠. 쉽게 말해, 페스큐라 샌들의 도시 버전이라 생각하면 쉽습니다. 매끈한 라인과 스티치에서 네덜란드 감성이 느껴지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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