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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 도로시의 루비 구두가 사라졌다

2024.06.25

‘오즈의 마법사’ 도로시의 루비 구두가 사라졌다

1931년 영화 <오즈의 마법사> 주인공 도로시의 패션은 지금도 종종 회자되곤 합니다. 시그니처 블루 깅엄 체크 드레스와 퍼프 소매가 매력적인 블라우스, 화이트 삭스에 유명한 레드 슈즈까지, 완벽한 ‘도로시 룩’이죠.

Warner Bros./IMDb

영화에서 모험을 마친 도로시는 오즈의 마법사에게 집으로 돌아갈 방법을 물어보는데요, 마법사는 “눈을 감고 루비 구두 뒤꿈치를 세 번 맞부딪치고, 마음속으로 ‘집만 한 곳이 없구나’라고 생각해봐”라고 답합니다. 이 말을 들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일명 ‘루비 구두’로 불리는 반짝이 구두죠. 도로시가 환상적인 모험을 마치고 고향 캔자스로 돌아갈 때 신었던 신발입니다.

Warner Bros./IMDb

도로시 역을 맡았던 배우 주디 갈랜드는 영화를 촬영하는 동안 루비 구두를 여러 켤레 번갈아가며 신었다고 하는데요, 지금까지 남아 있는 건 총 네 켤레입니다. 스미소니언 국립 자연사 박물관을 비롯해 주디 갈랜드의 고향 미네소타주의 지역 박물관 등에 전시되었죠.

Warner Bros./IMDb

하지만 안타깝게도 미네소타주 박물관에 전시되었던 루비 구두가 도난당하고 말았습니다. 2015년 여름, 누군가 진열장을 부수고 루비 구두를 훔쳐 달아났죠. 이후 행방이 묘연했던 루비 구두는 2018년 FBI가 도둑들을 검거하면서 마침내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경매 회사에 넘겨진 상황이었죠. 미네소타주 주민들은 루비 구두를 다시 박물관에 가져올 수 있도록 기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경매 회사에도 기부할 것을 요청하고 있죠.

Getty Images

하지만 경매업체인 헤리티지 옥션의 부사장 조 마달레나(Joe Maddalena)는 “100만 달러에 팔 수도 있고, 1,000만 달러에 팔 수도 있다”며 “한번 사라지면 세상의 모든 돈으로도 다시 살 수 없다”며 기부할 생각이 없다는 뉘앙스를 풍겼습니다. 다만 루비 구두가 박물관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환상적인 이야기’가 될 거라며 다른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죠.

2009년 <오즈의 마법사> 개봉 70주년을 기념해 로스앤젤레스에 열린 전시. 여러 켤레의 루비 구두를 볼 수 있다. Getty Images

지금까지 무사히 남은 루비 구두 네 켤레 중 두 켤레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그의 친구들이 영화 박물관에 기부하기 위해 구매했다고 합니다. 다른 한 켤레는 미술사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고, 이제 길 잃은 마지막 루비 구두 한 켤레가 도로시처럼 모험을 끝내고 다시 미네소타 박물관으로 돌아갈 일만 남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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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ner Bros./IMDb,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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