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4개 감정이 함께하는 뮤지컬 ‘에밀’
서울대 심리학과 연구 팀에서 발표한 ‘한국어 감정 단어’는 총 434개다. 희로애락으로만 감정을 서술하기엔 인생이 너무 복잡한 게 사실이다. 여론과 상반되는 진실을 주장하다가 의문사한 프랑스 유명 작가 에밀 졸라를 모티브로 한 이야기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2인극 뮤지컬 <에밀>의 주인공 에밀과 클로드는 서로의 진심을 알아내는 과정에서 수많은 감정을 오간다.
2022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의 대본 공모 당선작인 <에밀>은 제작사 프로스랩의 창작극이다. 에밀 졸라는 드레퓌스의 무죄를 주장한 뒤 전 국민의 적이 되고, 매일 살해 협박을 받는다. 부와 명예를 잃고 숨어 다니는 처지지만 “악의 승리에 필요한 건 선한 사람들의 침묵뿐”이라며 드레퓌스의 재심을 준비한다. 그러던 중 에밀의 절친한 친구 폴 세잔이 보낸 그림을 전달하기 위해 클로드가 찾아온다.
에밀과 클로드는 끊임없이 이 선택지가 맞는지 본인과 상대에게 질문한다. <에밀>은 이 과정을 통해 희로애락이 수백 개의 층으로 나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에밀이 드레퓌스 사건을 위해 고군분투할 때 느끼는 ‘고뇌’는 단순한 슬픔이 아니라 정의를 위해 싸우는 자의 불안과 두려움,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는 결단력으로 나뉜다. 또한 클로드가 에밀 옆에서 겪는 ‘갈등’은 존경심과 자아실현 욕구 사이에서 느끼는 혼란이다. 각각의 넘버 안에서, 그리고 넘버가 거듭되면서 감정의 스펙트럼이 사방으로 넓어진다. 두 사람은 미세한 감정의 진폭을 드러내며 자신의 길을 찾아간다.
에밀 그리고 클로드와 함께 그 여정을 따라가보는 건 어떨까? 복잡하고 입체적인 두 인물을 설득력 있게 표현해줄 라인업을 소개한다. 에밀 졸라 역은 박영수·박유덕·정동화가, 클로드 역은 구준모·김인성·정지우가 맡았다.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9월 1일까지.
- 글
- 유재경(프리랜스 에디터)
- 사진
- 프로스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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